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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기침을 달고사는 아이… 3주이상 지속땐 원인 찾아봐야

by 호호^.^아줌마 2009. 4. 24.

기침을 달고사는 아이… 3주이상 지속땐 원인 찾아봐야

그렁그렁 반복되면 천식 의심

                                                                               경향신문 | 이준규기자 | 입력 2009.04.22 15:20 

 

"쿨럭쿨럭, 쿨럭쿨럭…."
며칠째 밤마다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기침을 하는 아이 때문에 신영민씨(39·영등포)는 걱정이 태산이다. 아이와 부모 모두 밤잠을 설쳐 피곤이 쌓인 데다가 '이러다가 폐가 망가지면 어쩌나, 기관지가 터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숨 쉴 때마다 그렁그렁하는 소리에 천식도 의심됐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감기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기침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호흡기 구조발달이 미숙해 기침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침은 신체에 꼭 필요한 방어 작용이지만 오래하면 기관지에 무리를 주고 구조적으로 변형시켜 또 다른 기침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아이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병·의원을 방문해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야 한다.

조백건 천안 함소아(含笑兒)한의원 원장은 "소아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원인 중 천식, 후비루, 만성식체나 위식도역류가 90% 이상이다"고 설명한다. 5월5일 '세계천식의 날'을 맞이해 아이 기침의 대표적 원인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천식

천식은 내인성요인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토피, 비염과 함께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기도가 예민한 상태에서 생긴 염증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고 기침과 숨을 쉬기 힘든 호흡곤란, 숨 쉴 때마다 쌕쌕 휘파람 소리가 나는 천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이나 콧물, 식욕부진 등 별다른 증상 없이 기침만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밤, 새벽녘처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질 때 혹은 달리기, 농구 같은 운동을 한 후에 기침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간혹 호흡곤란과 천명이 들리지 않으면서 유독 기침만 하는 '기침형 천식'도 있기 때문에 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천식을 앓는 아이 중 3분의 1 정도는 성장하면서 증상이 없어지거나 약해지지만 3분의 2는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이다.

조백건 원장은 "한방에서는 천식 발작기에 해로운 기운을 몰아내고 완해기에는 신장 기운을 강화해 원기를 키우는 치료를 한다"고 밝혔다. 아이가 천식이라면 꽃가루, 황사, 애완동물 털, 담배 등 발작을 유발하는 자극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심한 운동은 삼가는 게 좋다. 만약 천식 발작이 일어나면 아이를 똑바로 앉히고 휴식을 취하게 한다.

후비루증후군

기관지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기침이 날 수 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이 있는 경우 감기,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점액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목 뒤로 넘어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나는 경우다. 이를 후비루(後鼻淚)라고 한다. 잠자는 동안에는 연하작용의 빈도가 줄어들어 점액이 인두에 고일 수 있고 중력의 영향으로 서 있을 때보다 누워 있을 때 목 뒤로 잘 넘어간다. 그래서 자려고 막 누웠을 때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기침이 심하게 나는 편이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목 안에 무엇인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때에는 원인 질환의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기침이 가라앉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정기를 보하고 속열을 내려주며 기관지와 폐에 진액(수분)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아이의 콧물은 일부러 뽑지 말고 물, 물티슈로 풀어주는 게 좋다. 일반 티슈의 먼지가 자극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콧속 점액이 묽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한다. 습도계 구비는 필수. 아이 잠자는 머리 방향은 창문 반대쪽으로 한다. 환절기라 새벽녘 공기가 차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만성식체 & 위식도역류

소화기에 문제가 생겨도 기침이 오래 날 수 있다. 기름지거나 단 음식을 즐기고 폭식, 과식, 야식 등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체한 것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식체'가 그중 하나다. 조백건 원장은 "한방에서는 식적(食積)이라고도 하는데 만성식체가 있으면 위장이 항상 부어 있다 보니 바로 인접해 있는 횡경막의 움직임이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폐 기운이 방해를 받아 기침이 난다"고 말했다. 감기인 줄 알고 감기약을 먹어도 증상완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밖에 위에 있는 내용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로 역류되는 '위식도역류' 등도 있다. 윗배가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한방에서 만성식체는 소화를 돕고 복부에 찬 가스를 빼주는 치료를 하며 위식도역류에는 소화기능을 회복하고 간 기운을 내려주어 치료를 한다. 만성식체와 위식도역류를 예방하려면 평소 식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육류, 인스턴트 식품섭취를 줄이고 녹색채소를 많이 먹고 과식을 삼간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는 공복을 유지해야 하며 초콜릿, 코코아 등 카페인 함유 식품도 줄여야 한다.

<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