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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오량동 사적지내 송전탑 ‘철퇴’

by 호호^.^아줌마 2009. 6. 7.

오량동 사적지내 송전탑 ‘철퇴’

문화재청 불허 따라 한전 설계변경 불가피

다시 가동·운암마을도 감사원 감사 ‘임박’

 

◇  문화재청이 국가지정 사적 제456호 오량동 토기요지를 관통하는 한전 송전탑 설계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한국전력공사측이 국가지정 사적지를 관통하는 송전탑을 설치하려다 문화재청의 불허 결정으로 전면 괘도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나주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한전이 나주∼평동 구간에 15만4천볼트의 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하면서 관할 자치단체의 권고와 주민들의 빗발치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하무인식의 사업을 추진하다 지난달 14일 문화재청이 한전측의 현상설계변경요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함으로써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지역은 국가지정 사적 제456호인 오량동 토기요지가 자리 잡은 동방마을 일대로, 사적지 중심부를 관통하는 지점에 70m 높이의 송전탑 2기를 설치하는 것을 비롯, 역시 문화재보호구역 내인 동방마을을 에워싸는 형태로 6기의 송전탑이 계획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난달 6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조현종(국립광주박물관장) 위원과 오병태(호남대 교수) 위원은 현장실사를 하는 자리에서  “오량동 가마터 현장으로 송전탑은 물론 전깃줄 하나라도 지나가서는 안 되고, 눈에 보여서도 안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 송전탑반대투쟁을 벌여온 주민대표 양남기(50·오량동 동방마을)씨는 “처음에는 마을을 둘러싸고 설치되는 송전탑에 대해 주민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싸움을 벌여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던 터에 문화재가 우리 마을을 살려줄 줄은 몰랐다”며 감격해 했다.

 

이런 가운데 다시면 가동·운암마을 주민들이 지난 4월 송전탑 설치와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가운데, 감사원이 이달 하순께 현장 감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면 주민들은 일단 감사원 감사를 지켜 본 뒤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나 가동·운암마을에도 현재 보호수를 비롯해서 크고 작은 문화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이에 따른 보호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나주시 관계자는 “오량동 토기요지의 경우 이미 사적지 지정이 된 곳이기 때문에 보호할 장치가 있었지만 가동·운암마을의 경우 사적지 지정이 안 된 상태에서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혀 나주시의 문화행정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몰두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한편, 나주시가 지난달 15일 다시면 주민들이 제출한 송전설계 재심의 요청 진정서를 국방부와 한전측에 각각 전달한 가운데, 국방부측이 다음주 중으로 그 결과를 통보한다는 입장이어서 송전탑 관련 민원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김양순 기자

 

◇ 동방마을 송전탑주민대책위 대표 양남기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