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주이야기

신 시장 구명운동 “해도 너무해”

by 호호^.^아줌마 2009. 7. 5.

신 시장 구명운동 “해도 너무해”

중학생에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 무차별 서명

“하루빨리 재판 끝났으면…” 한탄의 목소리도


지난달 2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직무정지 중인 신정훈 시장의 구명운동이 정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시민들에 따르면, 최근 나주지역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법관에게 신정훈 시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학생은 물론이고 아르바이트생들까지 동원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영산포 한 여자중학교에서는 반장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탄원서를 나눠주고 서명을 받은 뒤 집에서 가족들에게까지 서명을 받아오라고 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됐다.

 

나주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학교 2~3학년 4개 반 학생 38명이 서명을 받은 것으로 파악돼 서명 받은 탄원서를 모두 회수하는 한편,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훈계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나주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신 시장 탄원서명을 받은 학생의 엄마’라고 밝힌 네티즌 이 모 씨가  “어느 부모가 시험기간에 자신의 딸에게 서명을 받아오라고 시키겠느냐”고 밝히며 “마치 어른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까지 동원해서 서명을 받은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에 대해서 너무 억울하고 화를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네티즌 손 모 씨는 “하루 빨리 법원에서 결과가 나와야 이런 가슴 아픈 일들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하기도.

 

이에 앞서 이번 신 시장의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주희망지키기시민회의 이재창(나주대 교수)집행위원장은  ‘학생동원은 언어도단이다’는 게시글을 통해 “서명을 시작하기 전 중복을 피해줄 것, 법적으로는 하자는 없지만 논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18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는 탄원서명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서명에 참가한 시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두 번, 세 번 서명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시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 모(중앙동)씨는 “일주일 사이에 두 세 번씩 가게에 들러 서명을 받아갔다”고 밝히며 “영업을 하고 있는 마당에 서명을 안 해주기가 곤란해 해주기는 했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시민 박 모(여·남외동)씨는 “근무처로 탄원서 내용도 없이 서명용지만 들고 와서 서명을 해달라고 해 안 해줬지만 시민들에게 아무런 판단의 근거도 없이 우리 시장이니까 살려내자는 식의 탄원은 시민들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 한 교회에서는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대학생 두 명이 교인들에게 서명을 받다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학생들은 서명운동을 주관하는 단체가 어디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서명을 요구하다 서명 주관단체가 어디냐는 묻자 “부탁을 받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한편, 이번 서명운동에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이·통장과 주민자치위원들까지 대대적으로 서명운동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