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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네가 한 송이 꽃일 때도 나에게는 왜 네 눈물만 보이는지 / 김종

by 호호^.^아줌마 2009. 11. 12.

 

네가 한 송이 꽃일 때도

나에게는 왜 네 눈물만 보이는지

                                       

                                              김 종


내 가슴에 들어와 박힌 너

나의 애잔한 인연이 되고

그 모든 인연들이 흘러나와

두 어깨 들썩이는 눈물이 되는지


물길 거슬러

뒤웅박에 바람 잡는 세월일지라도

모천에 닿으면 연어가 되고

눈길 보낸 자리마다 꽃으로 피어

벌새의 그 자그마한 날갯짓 뒤에

너의 기나긴 외로움, 안아 볼 수 있을까


너의 눈물이 방울방울

어느 늦가을 서리녘에 모여모여

빈가지 가지마다 서리꽃을 피우고

차가운 내 영혼을 뜨겁게 세우리니


네가 한 송이 꽃일 때도

나에게는 왜 너의 눈물만 보이는지

너의 눈물을 언제 다 말릴 수 있는지

사위어가는 너의 눈물 불 켤 수 있는지


반짝이는 모든 별빛들

홀로 세상의 흑암을 건널 때

너의 몇 백 광년 눈물의 고독이

별들의 높이에 방패연을 날리는지

서로를 녹이고 뭉치고 흘러가서

비로소 꽃 피어나 별이 되는 것인지.

 

 

                                                                                                                                        김종 作「달 걸어둔 나무와 나무들(60×130)」

 

 

 Autumn, St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