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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이야기

나주정치, 여우와 신포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by 호호^.^아줌마 2010. 5. 10.

  

 여우와 신포도 콤플렉스에 걸린 나주정치

 

"신물납니다" 

 

배고픈 여우가 길을 가다가 포도나무가지에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배고픈 여우는 너무 먹고 싶어서 이런저런 수를 다 써보았지만 너무 높은 가지에 매달려 있는 포도를 따먹을 수 없었다. 그러자 여우는 “저 포도는 매우 시고 맛도 형편없을 거야”라며 돌아섰다.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을 때 자기 자신의 결점과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탓을 돌림으로써 실패에 대한 합리화를 하는 세태를 풍자한 이솝의 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내용이다.


요즘 나주사회가 여우와 신포도 콤플렉스에 걸린 몇몇 사람들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조작이고 협잡이라고 몰아 부친다.


최근 나주뉴스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들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을 두고 무소속 시장후보들 사이에서 말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도 뜻을 같이 하는 후보자들이 강력하게 대응을 하자며 의기투합을 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러면서 마치 나주뉴스가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해 여론조작을 했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너무 높게 나온 것이 화근이다. 각 후보자 진영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와 판이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해 어떤 이는 결과가 보도되기도 전에 이미 나주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조작이니, 사이비언론이니 운운하고 있다. 어떤 주간신문은 마치 경쟁사를 궁지로 몰아넣을 꼬투리라도 잡은 양 쾌재를 부르며 어줍잖은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갖다들이대고 있다.

 

이유는 거기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 진영에서, 또는 이해관계에 있는 언론사에서 다들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자신의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탈표가 나온다 싶으면 곧바로 관리(?)에 들어간다는 얘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은 알게 모르게 감시당하면서 여론조사에 지치게 되고 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놔버리는 현실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런 마당에 나주뉴스에서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서울의 메이저급 여론조사 기관을 선정해 어떠한 선입견이 개입하지 않은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비록 나주시 유권자 전체의 목소리는 아닐 지라도 733명의 응답자는 현 나주사회의 현실에 대해 끝까지 인내하며 보여준 살아있는 목소리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신포도’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단순히 콤플렉스를 넘어서 병적인 자기모순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융은 환자나 건강한 사람 모두에게 콤플렉스가 있으며 의식적인 경우나 무의식적인 경우 모두 있다고 했다. 콤플렉스는 깊이 무의식화 될 수록 강하게 되고 또 병리성을 띤다고 했는데, 자칫 어떤 개인의 콤플렉스가 주변사람들까지 병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되지나 않을지 염려가 된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나주사회를 불신과 갈등의 불구덩이로 몰아넣는 죄를 짓지 않기 바란다.


이번 여론조사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이 과거의 악몽이 떠오른다. 지난 98년에 치러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나주신문에서는 나주사랑청년회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선거결과가 신문에 보도되기도 전에 한 시장 후보진영의 선거운동원이 사무실로 찾아와 자신들의 여론조사 결과와 차이가 많이 난다면 보도를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심지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의 어깨너머로 문구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던 기억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당사자가 그 때 했던 주장을 똑같이 하고 있으니, 세월이 흘러 강산은 변해도 정치의 속성은 변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과거 한 시장 후보는 공개적인 방송토론에서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한 지역신문에 대해 대놓고 ‘동네신문’ 운운하며 지역신문을 폄하하기도 했다.


과연 이런 언론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당선이 된다면 임기 내내 치적기사 써주는 언론과 유착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여론을 만드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닌가.


여론조사를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론조사는 선거과정에 대한 유권자의식의 한 단편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이 곧 결과는 아니지 않은가.


만약, 이번 나주뉴스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면, 공개적으로 공동조사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나주뉴스의 결과를 뒤엎을 만한 또 다른 여론조사가 나온다면 그 역시 민심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권자들의 의식을 제대로 읽기 위한 조사가 되어야 하며, 후보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얽힌 여론조사라면 또 다른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사족을 덧붙인다면, 나주뉴스 전 발행인이 이번 지방선거에 무소속 시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자리를 바꾼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럴 수 있겠다 하는 점을 굳이 강변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은 특별히 법적으로 제한을 받지 않는 한 선거에 입후보해서 당선인이 될 수 있는 권리, 즉, 피선거권을 갖는다. 지역신문 종사자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다만, 언론의 본분상 전직 동료에 대해 오히려 대놓고 기사 한 줄 써주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