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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영산강 살리기 준설토 ‘돈 될까?’

by 호호^.^아줌마 2010. 10. 19.

 

영산강 살리기 준설토 ‘돈 될까?’

 

나주시, 금천 고동·동강 운산지구 골재 1㎥당 11,000원 확정

오염된 준설토 농지리모델링 투입 “농경지 오염 거 아냐?”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준설토 처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나주시가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서 나오는 준설토(모래)를 판매하기로 해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는 최근 의원설명회와 시정조정위원회 등을 거쳐 영산강 살리기 사업구간인 금천면 고동리와 동강면 운산리 일대에서 파낸 준설토 286만4천㎥, 골재 198만3천㎥를 1㎥당 11,000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같은 계획대로라면 시는 이번 영산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179억원에 이르는 골재 판매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생산비와 인건비, 일반관리비 등을 제하더라도 92억 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준설토가 그다지 돈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치단체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도 여주군의 경우 강천보 공사현장에서 지금까지 천5백만㎥의 모래가 나왔지만 판매된 수량은 전체 모래의 1%도 안 되는 10만㎥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준설토 적치장 임대기간은 6년, 연간 임대료만 45억이라는 점에서 여주군의 기대대로 수익을 내려면 지금 판매량보다 60배 많은 600만㎥ 분량의 모래를 매년 팔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깝게는 입찰 비리로 공사가 중단된 영산강 6공구의 경우,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조사결과 모래보다는 흙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채취 가능한 골재 물량이 예상보다 적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렵게 된 바 있다.

 

나주시 역시 현재 건설시장의 골재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준설토에서 발생한 골재를 모두 판매하려면 적어도 3∼5년 이상의 적치 기간이 필요한데다 영산강 준설토의 오염도가 심각, 골재나 성토재로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재정부담 해소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환경부가 조사한 전국 평균 토양오염도와 영산호 퇴적물오염도를 비교할 경우 납 오염도는 전국 평균 5.1mg/kg인데 비해 영산강 퇴적토는 29.9mg/kg로 오염 정도가 6배에 육박했다.

 

구리 오염도는 17mg/kg로 전국 평균 3.8mg/kg에 비해 5배, 니켈 오염도는 19.9mg/kg로 전국 평균 11.1mg/kg에 비해 1.8배나 되는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쌓인 영산강의 퇴적 준설토를 골재와 비골재로 분류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예상되며 지역 시장을 고려할 때 골재 수요 전망이 밝지 않다”며 “특히 오염물질인 퇴적 오니토의 처리 문제도 상당한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준설토가 저지대 농경지를 높이는 리모델링 사업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부 농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오염된 준설토로 인해 농경지와 농작물 오염이 되는 건 아닌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농지리모델링사업은 농업인의 부담은 전혀 없으며 농사를 짓지 못하는 2년간의 실제소득도 보상해주고, 준설토로 성토한 뒤 원래 농경지 표토로 덧씌워 농경지 높이를 평균 2m 이상 높여주고 있어 당장 농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농민들은 오염이 심해 농업용수로 쓰기에도 적당하지 않다는 영산강 준설토를 농경지에 쏟아 부었다가 훗날 후회하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나주시 윤순홍 경제건설국장은 “영산호 주변 준설토가 오염가능성이 클 뿐 나주에서 나오는 준설토는 깨끗하기 때문에 농지정리를 하는 농민들에게도 이득이 되고, 시에서는 골재판매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국장은 “정부에서는 농경지 오염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영산강 살리기 사업 진행과정에 민간기구인 환경단체와 전문가 참여가 배제돼 환경영향평가와 토양조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밝히며 “준설토로 농경지 리모델링을 하는 것 역시 오염토를 처리하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에서도 영산강의 준설토를 덮어 논바닥을 높이는 농지개량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농민들은 논이 높아지면 침수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농경지 오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