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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역사문화도시 나주, 재개발보다 ‘재생’의 옷 입혀야

by 호호^.^아줌마 2011. 6. 21.

 

기획연재…나주를 바꿔라 ‘확’ 바꿔라⑥

 

◇ 포도주 저장창고들이 밀집해 있던 베르시 지역이 도시재생을 통해 파리시에서도 중요한 상업, 업무지구이자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이상적인 주거환경을 갖춘 곳으로 탈바꿈했다.

 


역사문화도시 나주, 재개발보다 ‘재생’의 옷 입혀야

 

작지만 큰 가치 살려가는 프랑스의 작은 재생도시들 나주의 모델로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중심은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사업이어야


성형은 미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많은 도시들이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나주도 빛가람혁신도시가 완성되면 최첨단 신도시와 쇠락한 구도심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문화적인 괴리감 이상으로 심리적인 박탈감이 지역사회의 큰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구도심 간의 격차를 줄이고, 원도심 주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말잔치에서 머물고 있는 원도심 활성화 방안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나주시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맥락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과연 어떻게 추진되고, 어떤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이번 호에서는 프랑스 정부 공인건축사 자격으로 현지 건축회사(Group Ingerop Europe/ARCORA)에서 근무하고 있는 건축가 임승완 씨로부터 나주 도시재생에 대한 제언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임승완 

․ 프랑스 정부 공인건축사

․ 프랑스 현지 건축회사(Group Ingerop Europe/ARCORA) 근무

․ 프랑스 벨빌국립고등건축학교에서 건축마스터, 도시국토학 학위 취득

․ 전남대학교 건축학 학사

 


작지만 큰 도시 앙굴렘(ANGOULEME)

                     

프랑스의 남서쪽, 수도 파리(Paris)에서 430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 앙굴렘(ANGOULEME).

 

여느 프랑스 시골도시와 특별히 다를 것도 없으며 로마시대 이전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은 인구 42,669명의 평범한 작은 도시는 해마다 거주민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의 파르테논 같은 유명한 건축물도 파리의 에펠탑과 같은 관광명소도 가지고 있지 못한 도시가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앙굴렘만이 가지고 있는 국제 애니메이션 축제 덕분이다.

 

해마다 열리는 이 축제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그 명성이 잘 알려져서 춘천과 같은 도시는 한국의 앙굴렘을 꿈꾸며 도시 특색 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에서 ‘앙굴렘’이라는 이름은 애니메이션 산업을 칭할 경우 떼어놓지 못할 고유명사가 되었다.

 

오늘날 지구의 반대편에 사는 우리들이 좀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바라면서 유럽의 작은 소도시를 주목해 보아야 하는 이유는 단지 관광 상품을 배우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나주는 이미 팔방미인


앙굴렘의 독특함은 그들만의 특성 산업을 오랜 기간 동안 가꾸고 발전시켜 오늘날 그들만의 특색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는데 있다.

 

오늘날 대다수의 도시들이 각자의 재정 상태와 도시, 사회 그리고 자연 환경에 따라서 그들만의 것들을 개발하고 현실화 하는 상황에서, 나주시의 미래를 그려나갈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은 나주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그것을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

 

나주만의 자연환경과 문화 역사 유산, 그리고 근대화 현대화 과정에서 얻어진 산업 결과물들. 이미 나주는 많은 가치를 그 토양에 품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것을 잊고 새로운 환경으로 만들어내기보다는 나주의 긴 역사 안에서 배울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간직해 온 것들을 오늘의 기술과 노력으로 어떻게 하면 미래에 재투영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아야겠다.


인접 도시와의 교통망 구축과 도시상품 개발


도시의 재생성의 기본 단계는 공공 운송 수단의 재정립을 통한 도심구조개선이다. 가장 먼저 나주시와 주변 도시들간의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한 확고하고도 대다수의 시민의 발이 될 운송수단의 마련이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 즉 도시들간에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다수가 이동 가능한 확고한 교통로의 확보로서 도심구조를 재정립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나주시는 무엇보다도 재정적인 취약점으로 인해 현재의 자동차도로 위주의 해결책 외에는 별다른 제안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일부 도시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도시들이 나주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충분한 재정 마련이 필수적인 대규모 마스터플랜 보다는 장기간에 거친 도시재생 계획을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긴 시간의 재생과정 동안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앙굴렘 같은 유럽의 소도시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산업을 육성하여 단순히 관광 상품이 아닌 도시재정 확보에 이바지하여 재원을 마련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단기간의 일회성 축제로 이윤을 창출하는 대다수의 지자체들과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상품의 지속적인 개발이 곧 재원을 창출하고 그 이윤이 도시 구조에 재투자 되어 결국은 시민들의 도시 안에서 삶이 그 고리 안에서 윤택해지는 단순해 보이는 이 과정이 그들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현실로 이루었다.

 

나주에는 무엇이 있을까 둘러보면 이미 나주는 팔방미인이다. 수많은 자원들이 있지만 단 하나의 실례를 들어보자면, 천연염색 그리고 천연재료를 위시한 직조상품의 개발은 이제 어느 정도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전통문화를 현실에 투영하는 오늘날의 고부가가치 상품의 개발은 나아가서 나주시만의 미래사회에 적합한 산업의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산업의 육성은 비단 시의 재정 확보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젊은 인구의 나주시 유입이 가능하게 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지역사회에서의 상품개발과 연구단지 그리고 업체들의 군집은 결국 농업인들에게는 이러한 상품의 기본재원 생산을 통한 확고한 수입을 보장함과 동시에 외부 지역의 바이어들을 위시한 관광객의 유입과 그로 인한 재정수입의 확보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한 재정수입은 결과적으로 단계적인 도시구조 개선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앙굴렘 도시 전경


젊은 나주


앞서 살펴 본 프랑스 앙굴렘 시의 경우, 애니메이션산업의 특성화와 동시에 대학교육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오늘날 전체 인구 중 26%는 15~29살의 젊은 인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앙굴렘 시가 오랜 시간 동안 그들만의 특색산업을 개발함과 동시에 지역 대학에 애니메이션학과를 신설하고 곳곳에 시의 지원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을 싼 값에 제공하면서 외부에서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이루어졌다.

 

반면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되풀이 하자면 나주시는 지역 대학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젊은 인재들의 육성 후 실질적인 지역인재로 활용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는 산업의 부재와 일자리의 부재에 그 일차적인 원인을 둘 수 있다. 그러니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산업들의 육성과 대학의 참여와 젊은 기업인들의 나주 유치는 나주시가 고령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대의 대다수의 유럽 도시들은 우리와 같은 고민을 나누고 있다. 지방 도시들의 산업 부재로 인한 결과는 젊은이들이 서울을 위시한 대도시로 이주를 초래했다. 근래에 유럽 국가들에서 도심재생 사업인 에코 씨티(ECO CITY)의 기본원칙 중 눈 여겨 볼 기치는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의 혼합이다.

 

이를 통해서 무슨무슨 지구 나누기에서 벗어나서 비로소 주거와 업무공간 그리고 상업공간이 한데 어우러지는 끊임없는 도심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러한 예들은 이미 70~80년대의 도시개발 사업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쌍 앙뜨완 산책로(Viaduc St Antoine, Paris)

  

19세기에 기찻길로 만들어져서 1969년도에 이르러 그 본래의 사용을 멈춘 4.5km의 기찻길은 현재 산책로로 탈바꿈하여서 사용되고 있다.

 

이 기찻길의 아래 부분은 대다수 예술품을 취급하는 상점이나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아뜰리에로 활용되고 있다.

 

이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파리시 동부 도심에 젊은 인구의 유입을 가능하게 했으며 동시에 주변 지역의 도로, 건축물들의 보수 및 재정비를 가능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도심 재생 사업으로 확대되어 오늘날 파리 도심 동부의 대표적인 파리시의 명소이자 선망 받는 주거지, 사무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나주의 역사는 곧 미래로의 토양


흔히 지금까지의 도시개발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국가가 썼던 방법은 ‘선진국에서도 그럽디다’ 라는 말이다.

 

그러나 단지 겉에서 보이는 모습을 조각조각 내어 들여와 우리네 도시에 듬성듬성 적용하였던 것에 그치는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명화 ‘모나리자’가 탐나니 조각조각 스티커를 사 들여와서 대한민국이라는 방안에 붙여놨으니, 모나리자 닮은꼴을 잔뜩 지니고 있는 게 지금까지의 오늘날 우리네 도시의 현실이다.

 

결국 우리들이 주목 해야 할 그들이 가지는 가치들은 결과물들이 아닌 ‘어째서’ 와 ‘어떻게’이다. 앞서 언급한 쌍 앙뜨완 산책로의 경우에서 우리가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어떻게 파리 시민들이 과거의 도심 유산을 현대의 가치 창출에 활용 했나’라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들은 이미 나주 안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들을 발굴하고 가치를 찾아서 미래의 나주의 일부분으로서 그리고 도시 재생 과정에 빠트리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할 뿐이다. 나주 역시 이러한 도심재생 사업의 열쇠가 되어줄 가능성이 높은 유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유산이 존재하다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역사적 유적을 재생하거나 구도심을 재생하는 계획은 도시 전체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역사적 유적이나 구도심을 다시 돌아보는 데에는 수많은 요소들 즉, 교통, 주거와 같은 도시의 필수 요소들을 제외하고 따로 동떨어져 홀로 진행되어서는 결코 그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유산들이 있을수록 많은 고민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앙굴렘. 하지만 이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애니메이션 축제는 해마다 거주민 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역사의 흔적 안에서 대중교통, 주거 그리고 자연


나주시의 역사적 유물에 다시금 가치를 부여하고 원형을 보전하는 일은 지금도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근대시대의 유물인 건축물들을 오늘날 재활용 하자는 움직임도 학계와 민간단체를 위주로 일어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그와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을 한데 묶어서 연결해줄 도심 교통수단의 마련과 구도심 안의 주거지 환경의 개선이다. 

 

나주시의 재래시장의 물류 확보를 위한 교통망의 연구와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의 마련, 도심산책과 시민들의 활용을 목표로 한 좁은 도로 여건에서 운행이 가능한 전기 운송수단의 마련은 구도심에 대규모의 재개발 사업을 피하는 동시에 거주민에게는 쉼 없이 활용 될 수 있는 부드러운 일상 대중교통 수단을 제공하게 한다. 

 

한 예로, 구도심의 도로에서 운용되고 있는 관광객을 위한 독일 쾰른시의 전기소형관광기차의 경우, 구도심의 도시구조를 그대로 간직한 좁은 골목길을 다니며 관광안내에 쓰이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수단이 시민들에게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주에 도입될 전기도심운송수단은 시민들에게는 월권의 발행으로서 관광시즌이나 주말에 공백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쉼 없이 활용되는 상황을 가정해 볼 수도 있겠다.

 

또한 재래시장과 이런 교통수단의 상생은 비교적 노령인구의 비율이 높을 구도심에서의 상행위를 미루어 볼 때 노령의 어르신들의 쉬운 승하차를 통해 활용 비율을 높이게 될 것이고 친화경적인 운송수단이 가지게 될 소음 제한 그리고 도심에서의 탄소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나주시 근교의 녹지와 자연환경과 더불어서 어울릴만한 재충전 기지의 마련은 자연환경과 도시 경관에 근사하게 어울릴만한 나주만의 독특한 도시풍경을 마련함으로 거주민에게는 비교적 공사비가 덜 들어가는 교통수단의 마련과 타지에서 올 관광객이나 방문자들에게는 다른 지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나주만의 도심 자연 풍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베르시 지역재생계획 Paris-Bercy


파리시 동부에 자리 잡은 Bercy 지역. 오늘날 이 지역은 파리시에서도 중요한 상업, 업무 지구이자 무엇보다도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이상적인 주거 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본래 이 지역은 3세기 동안 포도주 저장 창고들이 밀집해있던 지역이었다. 1970년 초반에 비로소 저장 창고들이 외지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레 폐쇄된 지역을 파리시는 다시금 관심을 가지고 재생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년간의 연구 끝에 파리시립도시연구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역사적 발자취를 보전할 것 △그 발자취를 따라서 재생 사업을 진행할 것 △자연과 경제 활동 그리고 주거지의 효과적인 상생을 위할 것

 

이를 위해 1987년 국제공모전을 통해서 도심재생 안이 채택되어 다양한 형태를 지닌 녹지와 공원, 주택과 상가, 사무실 체육시설들이 역사적 발자취들 안에서 긴 시간 동안 조화롭게 조성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 곳은 과거의 포도주 창고로 쓰이던 건물들과 사잇길을 재생 과정에서 배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옛 것에 오늘날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서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주에도 수많은 전통건축물들과 근대건축물들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몇몇의 역사적 유물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근대건축물이 시민들에게 잊혀져 일부 학계의 관심을 받고는 있으나 많이 사라지고 앞으로도 사라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장소와 건축물들을 간직하고 새 가치를 부여하거나 재생성 과정을 통해서 도심 재생의 열쇠가 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주라는 곳은 비슷비슷한 모습의 풍경을 지닌 소도시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나주만의 역사성과 독특함을 뽐낼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나주재생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는 시민


근대화의 과정에서 흔히 우리들은 ‘재개발’ 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면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조급한 근대화 현대화 과정의 부조리함은 우리들에게 도시계발이라는 기치는 일부 기득권에만 이득이 돌아간다고 믿게 하였고 결과적으로도 그런 역사가 되풀이 되었다. 

 

몇 해 전 우리나라의 도시 전문가 몇 분을 모시고 프랑스 정부 주택건설 교통부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몇 차례 가진 적이 있다. 가장 놀랐던 시점은 우리네의 ‘도시개발’이라는 개념을 어떤 식으로든 이해하지 못하는 프랑스 인을 보았을 때다.

 

그들에게 도시를 재개발 한다는 개념은 받아들이기 힘든 표현법이었다. 문화적 역사적 차이를 고려해보고 순수하게 그들의 의도를 번역하자면, ‘도시는 개발하는 곳이 아니라 본래의 있던 것을 다시금 살아나게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적당할 듯하다. 즉 재생성이다.

 

재생성이라는 말은 많은 가치를 담고 있다. 기존의 것을 돌아보고 현대의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가치 있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며 많이 돌아보아야 할 가치는 바로 시민의 삶이어야 할 것이다.

 

도시 안에서 사는 주체는 바로 시민들 개개인이다. 그러나 당연한 이 가치는 그 동안 개발이라는 가치 앞에서 잊혀진 지 오래다. 하지만 재생이라는 과정을 통해 나주가 다시금 연구되고 삶의 터전이 다시금 그 가치를 찾는다면 그 과정에서 시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유럽의 대다수의 국가들에서는 도시의 재생성 과정에서 시민들이 참여에 적극적이다. 실례로 최근 진행 중인 파리시 중심부의 계획안을 뽑기 위해서 몇 해 동안 각기 다른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투표를 통해서 시민들의 바람이 실무자들에게 전달되도록 하였다.

 

나주에서도 개개인의 관심을 한데 모아서 장기간 연구할 수 있는 주체의 설립이 시급하다. 이러한 주체의 설립과정과 동시에 나주에 산재하는 ‘잠사’와 같은 근대 건축물을 나주 장기 도시 재생 과정을 소개하는 매체로서 단기간 활용할 수 있겠다. 훗날 이 건축물들과 장소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 받거나 본연의 프로그램을 담을 때까지 시민들의 곁에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세미나와 워크숍을 지역 대학이 주관함으로써 전문가들과 젊은 인재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나아가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해외 도시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좀 더 현실 가능한 상생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주인은 시민들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장기적으로 나주재생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도로를 정비하는 일, 관광유적지를 정비하는 일, 어제까지도 그냥 창고인 줄로만 알았던 근대건축물들의 재생이 누군가 다른 이들을 위한 일이 아닌 시민 개개인을 위한 것임을 스스로 깨달아야 하겠다. / 재불 건축사 임승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