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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나이...고운기

by 호호^.^아줌마 2011. 12. 15.

하삼두 그림

 

나이...고운기

 

강의실의 두 풍경이 목덜미를 붙잡는다

 

수업시간에 젊은 것들은 여기 저기

간밤에 뭘 했는지 졸거나

옛날 빨간 책처럼 노트북으로 무선 인터넷을 보거나

그렇게 선생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고얀 것들...

 

지역의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특강이라 부를 때가 있다

더러 나보다 연배가 위인 참석자들

초롱초롱한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서늘한 농담이나 따라 웃는다

 

아름다운 분들...

 

나는 고얀 것들에 분노하고 아름다운 분들에 감읍한다

 

수업이 끝나고

골탕 한 번 먹어봐라 고얀 것들한테 질문하는데

언제 들었는지 잘도 대답한다

아름다운 분들은

언제 그런 말씀 하셨느냐는 얼굴

 

그래, 참 잘났다..., 나이.

 

<밴쿠버 김은주 님 댁에서 훔쳐오다>

나이 먹는 거 그리 나쁘지 않다

적금통장에 한달 한달 목표액이 쌓여가듯

만만치 않은 세상 나이 먹은 유세 부릴 날 가까워온다

그리 생각하니

이 세모에 공연한 호기가 생긴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우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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