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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한우명장 주판선 씨 “벼랑끝 한우 어찌하오리까?”

by 호호^.^아줌마 2012. 1. 18.

◇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한우를 그래도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며 희망의 불씨가 놓지 못하고 있는 주판선·김숙자 씨 부부

 

“소를 굶기던지 신용불량자가 되든지”

한우명장 주판선 씨 “벼랑끝 한우 어찌하오리까?”

정부, 30만 마리 긴급수매 도태장려금 지급해야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전남에서도 소를 굶기고 있는 농가가 한두 농가가 아닐 겁니다. 지금 한우농가들이 소를 굶기지 않으면 당장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니 방법이 없잖습니까? 대한민국 농업에서 가장 경쟁력 있다고 자부했던 한우가 완전히 벼랑 끝에 서 있는 겁니다.”

 

지역 한우농가의 현황을 묻는 기자에게 짐짓 흥분된 어조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주판선(60․나주시 운곡동)씨. 전라남도 한우개량평가대회 2연패에 빛나는 한우명장 주 씨에게도 작금의 시련이 예외일 수는 없었다.

 

지난 14일 찾아간 축사는 한때 100마리에 육박했던 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축사입구를 지키고 있는 의젓한 암소 한 마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한우품평대회에서 연거푸 최우수상을 안겨주었던 송아지들의 어미소였다.

 

쇠고기 수입시장 개방과 국제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사료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 벌써 4~5년째. 주 씨는 사료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영산강 하천부지에 총채보리를 조사료로 경작하고 옥수수로 사일러지를 만들어 사료를 대신해왔다.

 

수입산 쇠고기가 국민들의 식탁을 점령하는 중에도 “그래도 맛은 한우에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주 씨도 지금은 한계상황에 다달았다고 호소한다.

 

2008년 243만 마리였던 한우가 2010년 292만두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6월에 305만두로 늘었다가 11월에 295만두로 줄어들었다.

 

수소 600kg을 기준으로 2009년 607만원을 기록했던 가격은 최근 474만원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고, 한때 240만을 호가하던 수송아지 값이 지난 연말 123만원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육우 송아지가 1만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최근 영산포 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수소가 순수 농가 인건비를 빼고도 100~150만원의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니, 주 씨의 부인 김숙자(55)씨는 “지난 장에서는 어미소와 송아지가 360만원에 팔렸다”면서 “한우를 키워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가슴을 쳤다.

 

이들 부부가 처음 한우를 기르게 된 것이 88년 즈음. 그 때만 해도 소는 곧 부(富)의 상징이었으며, 소를 키우는 농가는 부농에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 97년 IMF 한파와 최근 세계 곡물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한우농가들이 궁지에 몰리면서 한우농가는 곧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소를 키우면서 마음 놓고 부부동반으로 나들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주 씨 부부.

 

“제가 젊었을 때는 한우가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그 희망이 가물가물한 상황에서 이제는 뭘 해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우가 돈벌이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 그 자체라고 말하는 주 씨 부부. 정부에서 당장 30만 마리를 수매해서 비축하고, 도태장려금으로 300억원의 예산을 푼다는데 언제 풀릴 것인지 감감무소식인 상태에서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굶어죽는 것이 소만이 아닌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우 송아지 

 

                                           

 

고래로 대한민국 밥상의 지존이었던 한우 암소

 

 

 

 

2008년 243만 마리였던 한우가 2010년 292만두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6월에 305만두로 늘었다가 11월에 295만두로 줄어들었다.

 

수소 600kg을 기준으로 2009년 607만원을 기록했던 가격은

최근 474만원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고,

한때 240만을 호가하던 수송아지 값이 지난 연말 123만원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육우 송아지가 1만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