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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오, 당신의 이름 어머니!<나주시 노안면 최진순 씨>

by 호호^.^아줌마 2013. 5. 15.

오, 당신의 이름 어머니!<나주시 노안면 최진순 씨>

 

  ◇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인 남편을 여의고 홀몸으로 세 딸을 뒷바라지하며 사는 최진순 씨. 그녀가 살아가는 힘은 세상에 대한 감사와 희망이다.

 

 

“5·18유공자 남편 정신적인 유산 감사해”

 

노안면 최진순 씨 “그동안 도움 받고 살아온 삶 감사할 뿐”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였던 남편이 희귀병으로 오랜 세월 투병생활을 하는 동안 간병에 매달리다보니 세 딸들에게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잘 자라준 딸들이 고맙고 우리가족이 살 수 있는 힘이 되어준 이웃들과 사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나주시 노안면 장동리에서 세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한부모가정의 가장 최진순(49)씨.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였던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일을 하다 피곤을 호소하면서, 부상 후유증이거나 일시적인 증세려니 생각하고 동네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단방약으로 버텨오던 중 “무슨 병인지 알고나 죽자”는 마음으로 큰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한 결과 병명은 생소한 ‘루게릭병’이었다.

 

걸어 들어간 지 보름 만에 침상에 누읜 채 퇴원한 남편은 이후 전신마비상태가 돼서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부인인 최진순 씨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남편을 한마디 불평 없이 간병하다 끝내 저 세상으로 보낸 최진순 씨.

 

최 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5·18유공자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족들에게 짐만 지워주고 있다며 늘 미안해 했어요. 그러다 5·18유공자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더니 막 울더라고요. 그래도 자식들에게 한 가닥 명예와 희망을 안겨주고 떠나게 됐다는 안도감이 들었던 모양이예요.”

 

최진순 씨는 현재 노안에 있는 호남버섯영농법인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을 하며 85만원 남짓한 소득으로 대학교 3학년인 큰딸 슬기(22)양과 대학교 2학년인 작은딸 유리(20)양,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 송이(18)양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부모의 역할부재에도 유년기와 사춘기를 거뜬히 보내고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준 두 딸이 고맙고 역시 고3 수험생활을 잘 해내고 있는 막내딸이 고맙다는 최진순 씨는 입에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이 달고 사는 듯 했다.

 

최진순 씨는 기초생활보장과 한부모가정에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복지혜택으로 생활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복지대상 가정을 방문해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귀담아 듣고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진순 씨를 찾은 나주시 사회복지사 김귀실(51)씨와 노안면 사회복지사 권미량 씨.

 

김귀실 씨는 “보통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는 일반가정에서도 대학생 둘에 고등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이 보통 버거운 일이 아닐텐데 혼자 힘으로 벌어서 세 딸을 뒷바라지 하는 최진순 씨는 감사가 몸에 밴 사람 같다”며 오히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