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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헉-,.- 영산포 앙암바위에 새겨진 남녀의 이 형상은?

by 호호^.^아줌마 2014. 10. 28.

◇영산포에서 왕건호 타고 영산강 순례

 

영산포 앙암바위 이야기

 

황포돛배를 타고 영산강을 따라 영산포구 쪽으로 가면 56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앙암(仰岩)바우’ 또는 ‘아망바우’라 부른다. 그 경관이 아름답고 바위 아래 강물은 소용돌이 치면서 깊은 소(沼)를 만든다.

 

사람들은 이 앙암바위 아래에는 용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또한 이 바위는 영산강의 절경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지만, 소용돌이치는 물에 영산강을 다니던 많은 배들이 침몰한 곳이다.

 

해서 예부터 이곳은 제주도나 중국으로 가는 배들이 안전한 항해를 위해 용진단에서 제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곳은 백제 시절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가 맴돌고 있는 곳이다.

 

영산강을 사이에 두고 앙암바위의 허리쯤에 진부촌이 있고, 그 맞은편에 택촌이 있다.

하루는 택촌에 사는 아랑사라는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는데, 강 건너에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소리 나는 쪽으로 가보니 진부촌에 사는 아비사라는 처녀였다.

 

그녀는 홀아버지가 병들어 있는데 물고기를 잡수시고 싶다 해 강가에 나왔으나 물고기를 잡을 길이 막막해 울고 있다 해 아랑사는 자기가 잡은 물고기를 처녀에게 주었다.

 

이것이 인연이 돼 두 사람은 밤마다 앙암바위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이곤 했는데, 진부촌 젊은이들이 이를 시기해 아랑사를 속여 앙암바위 아래로 떨어뜨려 그만 죽이고 말았다. 그 후 아비사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얼굴이 수심이 가득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아비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쁨이 넘쳐나는 걸 보고 이상히 여긴 마을 젊은이들이 처녀의 뒤를 밟아보니 강에서 바위를 타고 올라온 커다란 구렁이와 아비사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을 젊은이들은 이를 나쁜 징조라 여겨 그들을 바위 아래로 굴려 버렸다. 그 일이 있고부터 이상하게도 서로 얽힌 두 마리의 구렁이가 밤마다 진부촌에 나타났고, 진부촌 젊은이들은 시름시름 앓다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노인들이 협의해 무당들을 불러 음력 8월에 씻김굿을 해 아비사와 아랑사 두 사람의 넋을 위로한 뒤부터는 화를 면했다고.

 

아랑사와 아비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깎아지른 암벽을 소재로 해 지금도 가슴 아픈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영산포 택촌마을 앞 영산강의 앙암바위. 자세히 보면 남녀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앙암바위의 또 다른 전설

 

앙암바위를 지금이나 한 여름처럼 나무가 잎이 많을 때가 아닌 초봄이나 가을쯤에 보게 되면 바위 결이 물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마치 뱀이 감고 올라가는 형상처럼 결이 보이는 것이 있다. 그래서 옛날에 구렁이가 바위를 타고 올라간다는 것이 그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한다.

 

또 하나 내려오는 이야기는 자세하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앙암바위 아래쪽에는 굴이 하나 있는데 그 곳의 물결이 소용돌이 치고 매우 빨라 배가 많이 가라앉고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곳에 용이 산다고 하여 제사를 지내자 난파하는 배들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불어 왜구들이 노략질을 하기위해 영산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앙암바위 밑의 물결이 소용돌이치는 바람에 더 이상 왜선이 오르지 못하고 물러갔다고 전해오는 곳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먼 항해를 할 때 이곳에서 무사항해를 비는 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일명 낙화암이라고도 부른다.

 

조선시대에 영산포에는 조선의 조창 중에 하나인 영산창이 있었는데 조운선이 이 앙암바위 근처에서 자주 뒤집어져서 중종 7년 때 조창을 영광 법성포로 아예 옮겨 버리는 일도 있었다. 

 

 

  

 

 영산강을 둘러싸고 있는 솜이불 같은 억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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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증동국여지승람』에

앙암(仰岩)은 금강(錦江) 남안에 있다.

혹 노자암(鸕鶿岩)이라고도 한다.

그 밑에는 물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데 속설에 용이 있다고 한다.

바위 밑에 구멍이 있는데 조수가 밀려갔을 때는 보인다.

전설에 명나라 황엄(黃儼)이 제주로 갈 때

압승(壓勝)한 곳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앙암은 가파른 바위를 뜻하고, '아망바우'라 부른다.

남녀 간 못 이룬 사랑을 말할 때는 '상사바우'라고도 한다.

영산강에는 담양 보리암 앞과 무안 주룡진 근처에도 상사바우가 있다.

모두 급애(急涯)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