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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70년대 도로계획에 100년 전통 깨지나?

by 호호^.^아줌마 2016. 5. 3.

나주시가 나주읍성권에 대해 도시재생사업과 도로개설, 역사문화복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02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 종교시설이 소방도로 개설을 반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70년대 도로계획에 100년 전통 깨지나?

 

나주제칠일안식일교회 교회 관통하는 소방도로 “안될 말”

나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이냐, 개발이냐 아직도 ‘갈팡질팡’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주 원도심을 지켜 온 한 종교시설이 나주시의 소방도로 개설계획으로 인해 양분될 처지에 놓여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나주시 금계동 금남길에 위치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최근 나주시가 소방도로 개설계획을 추진하면서 교회가 양쪽으로 분단될 위기에 놓였다며 도로개설계획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교회 교인들에 따르면, “현 교회는 이근억, 김석영 두 전도사가 1914년 5월 호남선 열차를 타고 나주에 내려와 처음 복음을 전파하면서 시작된 102년 전통의 호남권 중심교회”라고 밝히며 “현재의 건물은 1920년 여름 정문극 목사의 전도로 천막전도회가 시작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971년 6월 14일 교회건물을 중심으로 앞쪽과 옆쪽으로 소방도로계획이 고시되면서 이미 한 차례 교회 앞쪽 땅을 내주었고, 현 교회 본관건물도 도로부지를 피해서 신축하는 불편을 감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 45년 동안 잠잠했던 도로개설계획에 의해 또 다시 교회가 양쪽으로 나뉜다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 교회 안기현 목사는 “매주 화, 금, 토요일 세 차례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안전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고, 차량이 통행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공해, 그리고 교회활동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돼 교회활동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이 교회 구관건물에 대해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해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도로개설과 도시재생, 문화유산보존이라는 세 갈래 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도시재생사업을 주관하는 역사도시사업단에서는 나주목관아 복원사업에 따라 옛 매일시장 도로를 폐지한 뒤 이에 따른 대체도로를 징고샅길로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중앙로-금성관길(옛 매일시장 도로)-금남길-보리마당길’로 이어지는 직선형 소방도로는 의미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회에 안식일교회를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교회 옆 이화아파트 골목쪽으로 돌아서 원래의 보리마당길로 꺾어지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도로개설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도시과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1971년도 도시계획도로 계획이 고시되면서 주민들이 도로 개설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태에서 변경은 불가하다는 것.

 

지난 3월 주민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도 대다수 주민들이 지난 몇 년 사이 빈 집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골목길을 황폐하게 방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중심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래 전에 세워진 도시개발계획이 최근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 및 문화재 복원사업 등과 충돌하면서 나주시 행정의 난맥상으로 비쳐지고 있다.

 

도시과 관계자는 “지난 2014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촉진지구사업지로 최종 지정고시 되기 전에 이미 도시재생사업부서와 문화재 부서에 용역내용을 통보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가 되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제 와서 확정된 사업을 변경하라는 것은 국비를 반납하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추진되는 개발촉진지구사업은 국비 374억원을 지원 받아 원도심 전통한옥마을 조성을 위한 진입도로 및 역사공원(264m, 2개소, 116억원), 원도심 생태주차장 조성(4개소/9,935㎡, 69억원) 등 6개 사업에 대해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 서성벽 주변 흙돌담길과 산정동에 있는 만하 박정자 선생의 한국전통불화연구소, 나주노인회 ‘이로당’ 굽은 소나무 주변이 공원과 주차장으로 개발될 계획으로 있어 나주원도심의 전형적인 전통 한옥민가와 골목길 등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이처럼 최근 나주 원도심에서 도시재생과 도시개발, 문화유적복원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 행정내부에서도 개발이냐, 보존이냐 부서간 사업계획을 놓고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도 도시개발과 도시재생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에 따른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

 

한편, 나주시는 최근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옛 매일시장 부근 철거예정 건물을 리모델링 해 이전한 데 이어, 센터장과 사무국장, 대회협력국장 등 직원을 새롭게 충원하고 이달 하순께 제3기 도시재생대학을 개설해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보리마당길 소방도로 예정부지

 

 

소방도로가 개설되면 사라지게 될 보리마당길 도시숲

 

 

제칠일안식일교회 예수재림교회 나주교회 앞

 

 

                금성관길(옛 매일시장 도로)                                                                      징고샅길

소방도로 계획도

 

개발촉진지구 원도심 공원계획도

 

개발촉진지구 원도심 주차장 조성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