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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노인장기요양보험 덕에 한시름 놨습니다!”

by 호호^.^아줌마 2008. 7. 11.
 

“노인장기요양보험 덕에 한시름 놨습니다!”

짧은 준비기간 불구 수혜자 만족지수는 ‘높은 편’

요양시설간 과당경쟁 ‘총성 없는 전쟁’되지 않을지...


“노인성 치매를 앓고 계시는 시할머니를 모시느라 하루 종일 꼼짝을 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 편히 장도 봤습니다.”


올해 96세의 시할머니를 모시고 있는 김금선(49․여․나주시 금천면 신가리)씨. 김 씨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첫 수혜자이자 예찬론자다.

시할머니를 모셔오던 시부모가 연세가 많아 제대로 수발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의 반(半) 타의 반(半)’으로 시할머니를 모시게 됐지만, 노인성 치매에 하반신 마비증세로 대소변 수발까지 해야 하는 시할머니 때문에 그동안 마음 놓고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

그러던 중 며칠 전부터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시할머니 수발을 돕게 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고 한다. 이를 위해 김 씨의 경우 시할머니 보험료로 한 달에 10만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시할머니가 등급판정과정에서 너무 대답을 잘(?) 하는 바람에 3등급을 받게 됐다는 것.

“등급판정하시는 분이 5백원짜리 7개가 있으면 모두 얼마죠? 하니까 5×7=35니까 3천5백원이지...라고 대답을 하시는 바람에 3등급 받으신 거예요. 젊었을 때 배웠던 찬송가나 성경구절은 줄줄 외우시는데 지금 생활하시는 것은 걸음마도 못하는 아기 수준이라고 봐야죠.”

이 할머니를 돕기 위해 금천 소망노인복지센터(센터장 김재준)에서 파견된 정정희(50․광주 거주)씨는 그동안 이 집 손자며느리가 해오던 목욕수발이며, 이불빨래, 청소 등의 일을 거들어 주고 손톱․발톱도 깎아드렸다.

평범한 주부에서 요양보호사로 변신한 정 씨 역시 “제 부모님께도 못해드렸던 효도를 하게 됐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히고 있다.

현재 요양보호사 4명과 함께 소망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준 센터장은 “청년시절부터 꿈꿔왔던 노인복지사업을 이제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 5월 센터를 개소할 당시만 해도 ‘맨 땅에 헤딩’ 한다는 생각으로 막막한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까 이 사업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유익한 사업인가 하는 의미가 깊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소망노인복지센터에서 돌보고 있는 노인은 5명에 불과하다. 금천면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천 5백명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가만하면, 그 가운데 5% 정도는 혜택을 받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예상 외로 보험 수혜자가 적은데다 기존의 노인복지시설과 요양시설에서 사업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사업에 띄어든 요양시설들은 한동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 김 센터장의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김 센터장은 “시설별로 사업권역이 별도로 지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요양시설 사이에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자칫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시설 간에 ‘총성 없는 전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나주지역에서는 1천2백33명이 노인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신청한 가운데, 1차 판정 결과 1등급 1백63명, 2등급 1백71명, 3등급 3백5명 등 모두 6백39명이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는 1~3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97명은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요양시설로 입소시설 10곳, 재가시설 30곳 등 모두 40개 시설이 등록을 마치고 활동에 들어갔으며 현재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시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 시설들이 본연의 복지서비스 보다는 영리목적의 사업체로 둔갑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가운데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꾸준한 자격검증과 교육, 그리고 등급판정에 대한 좀 더 객관적인 기준 마련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김양순 기자.



◇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천 소망노인복지센터에서 가정방문 요양서비스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