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 것인가? 불법도 불사하는 이 교육열을….

 

칼럼

 

 

어찌할 것인가?

 

불법도 불사하는 이 교육열을….

 

 

“어이, 그 소문 들었어?”

“무슨 소문?”

“그 학원, 학원생 체벌 때문에 난리라던데? 학원도 불법으로 하고 있대.”

“그런 일이 있었어?”

겨울방학을 앞두고 나주지역에 새로 문을 연 한 학원에 작은 아이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던 한 지인(知人)이 호들갑스럽게 전화를 해왔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를 그 학원에서 운영하는 6주 기숙 학습반에 보내고 싶다던 그는 학원비가 2백30만원에 이른다는 말에 혀를 내두르며 결국 포기를 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나주사람은 20만원 할인해 준다했는데….”하며 아쉬워했던 그 친구가 “방송에서 그 학원이 불법으로 운영해왔다던데 기자가 돼서 그런 것도 몰랐느냐?”며 핀잔을 주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던 모양이다.

일반 서민가장의 한 달 월급에 맞먹는 학원비도 학원비지만 선착순에 들지 못하면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간다며 조바심을 내던 학원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학원이 등록 위반, 허위 과장 광고, 바가지 수강료 등 불·탈법을 저질러 행정처분을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 모 공기업 연수원을 보증금 3억8천만 원, 월 임대료 4천만 원에 임대한 이 학원은 나주시교육청에 입시 보습학원으로 등록을 한 뒤 숙식을 겸한 기숙형 학원으로 변칙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원도 애초 270명에 불과했으나 실제 수용인원이 350명에 이른 데다 신고된 강사 수와 인적사항 등도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학원은 최근 생활지도사가 학원생을 폭행하고 반나체 상태로 소지품 검사를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지경인데 자녀를 맡긴 학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 싶어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불법이 웬 말이냐’며 ‘아무 문제 없다’는 학원 측의 공지와 학부모들의 글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공부시키려고 보냈는데 그런 것쯤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신의 자녀가 규칙을 어긴 것은 모르고 학원만 나무라면 되겠느냐’ ‘학원 선생님들 힘내세요. 파이팅….’

오히려 학원을 두둔하고, 더 엄격하게 생활지도를 해달라는 부모들의 글이 도배하다시피 했다.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학원 측이 의도적으로 그런 글을 실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오래전 자녀의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전남지역 한 자치단체 고급공무원(사무관급) 부인이 단란주점에서 일 한 사실이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남편의 월급으로는 한 달에 180만원에 이르는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일 하게 됐다”는 그 부인의 해명도 있었지만 어쩌다 이런 현실이 됐는지 안타까워하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결국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끝났다는 것인가? 족집게 강사의 사교육과 도식화된 입시교육이 아니면 ‘용’은 결코 나올 수 없는 공교육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에서는 ‘지역 명문학교 육성’과 ‘내 고장 학교 보내기’운동에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중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은 앞다퉈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심지어 한 학부모는 한해 학비가 천만 원에 이른다는 다른 지역 대안학교를 보내는 것을 보며 인재는 스스로 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능력과 열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부모들은 말한다. 왕대밭에서 왕대 나고, 쑥대밭에서 쑥대 난다고….

아니, 그럼 아직도 나주는 쑥대밭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