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4일 오후 5시 35분쯤
사무실에 찾아온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가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요란한 새들의 지저귐...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바로 앞 전봇대 위에 새 두마리가...
의문이 가거나 의혹이 있는 현장은
절대 놓치지 않는 호호의 프로 정신으로
손님을 배웅하고
재빨리 카메라를 챙겨 작업들어갑니다.
파파라치의 삶이 이런 것이었던가...
숨 죽이며 카메라 줌-인 시켰더니...
앗, 한 마리가 더 있었습니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요란스럽게 지저귀는
두 마리 새를 바라보는 또 한마리의 새...
그런데 제3의 그 새는 얼마 안 있어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말 없이 떠났으니...
그러자 두 마리 새는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갑자기 날개를 퍼득이며...
꿀꺽~
침 먼저 삼키십쇼.
다가갑니다.
서서히...
아주 은근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꿀꺽 이번에는 침이 저절로 넘어가네요.
헐~
미성년자는 눈 감으시오.
스스로 자기통제력 약한 분도 고개 돌리시오.
어머나 세상에 이런 일이...
지금 이 새들 뭐하는 겁니까?
내가 잘 못 본거 아닙니까?
"얘들아, 너희 영화 찍니?"
새들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자기들이 키싱 구라미도 아니고...
암튼 생전 처음보는 장면에
새들의 로맨스도 이렇게 이뤄지는구나...
생각하며 눈길을 돌리려고 할 즈음
왼쪽 새가 갑자기 퍼득퍼득 날개짓을 몇번 하더니...
앗,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입니까?
갑자기 오른쪽 새가 '아흑~' 하는 모습으로
절망에 빠진 듯 옆으로 비스듬히 쓰러지는 듯 하더니...
그 옆 왼쪽녀석은 짐짓 시침을 뚝 떼는 표정으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고...
절망에 빠진 새가 옆걸음으로 멀찍이 떨어져 가더니
그곳에서 다시 한번 "아흑~~훌쩍훌쩍..."
"얘들아, 너희 영화 찍냐고...'2009 미워도 다시 한번'이냐고..."
"아줌만 상관 마시라니까욧. 남은 열불나 죽겠구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 두 꼬맹이가 등장합니다.
"엄마, 뭐해?"
"쉿, 조용해!"
말이 끝나자 마자 푸드덕 날아가는 오른쪽 새,
그 뒤를 곧장 쫓아가는 왼쪽 새...
그 둘은 지금 이밤 어찌 지내고 있을까요?
세상에나
오늘 아침에는 왕곡에서 새가 나를 놀래키더니
저녁나절에는 우리 동네 새들이 또 나를 놀래킵니다.
대체 이 새들은 무슨 새고,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네이버에 물어야 하나,
다음 신지식에 물어야 하나...
윤무부 박사에게 한번 보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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