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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한여름의 문화잔치 ‘문화공감 솔향기사이로’

by 호호^.^아줌마 2009. 8. 10.

한여름의 문화잔치 ‘문화공감 솔향기사이로’

남평 드들강 솔밭에서 열린 문화·예술 ‘실감’

예총, 나주 문화예술인 힘과 저력 발휘 ‘흐뭇’

 


 

미동부리(未冬夫里, 남평의 옛 지명) 십리송림과 금빛·은빛으로 빛나는 지석강변을 예술문화의 창조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나주지역 예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동안 나주시 남평읍 소재 지석강(드들강) 솔밭유원지에서 나주예총(회장 김진호) 주최로 열린 ‘여름으로 떠나는 신나는 예술여행-문화공감 솔향기 사이로' 행사가 그것.

 

절기상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7일)에도 불구하고 한낮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사흘동안 펼쳐진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함께해온 국민 작곡가 안성현 선생을 기리는 ‘안성현 음악제’를 비롯해 소설가 한승원·문순태 씨와 문병란 시인이 참여해 독자들과 ‘희망을 묻다! 글 속에서’를 함께했다.

 

또 색소폰과 통기타 등의 선율로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린 퓨전콘서트 ‘오감자극’, 드들강 설화를 배경으로 스토리텔링해 제작한 연극 ‘남평현감 납시오!’, 전통음악의 시연인 ‘천년의 소리! 솔향기 따라’가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해 강변을 찾은 피서객들의 무더위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이밖에도 문인화가와 서예가들이 펼쳐보인 창작시연 퍼포먼스 ‘여백! 그리고 미학!’, 사진작가들을 초청해 이뤄진 ‘순간을 영원히’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행사의 여백을 풍성하게 장식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적으로 정자와 선비문화가 꽃피웠던 ‘십리송림’의 주변과 드들강변을 거닐며 안성현 선생이 작곡한 국민동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탄생시킨 공간을 나주 예술문화의 창조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에서 비롯됐다.

특히, 미동부리와 드들강은 강 주변 및 강 상류에 양식장,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명성이 사라져 옛 명성을 되찾는 동시에 환경운동까지 확대해 전개, 이 지역 환경단체와 연계해 8일‘안성현 음악제’에서 선언문까지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문화예술행사들이 대부분 한정된 공간에서 이뤄진 반면 이번 행사는 틀을 벗어나 아름다운 드들강변 솔밭을 무대로 하는 등 이 일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참석자들은 물론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나주예총 김진호 회장은 “이번 행사는 지석강변을 예술문화의 창조적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자하는 지역 예술인들의 의지의 몸짓”이라고 설명하며, “나주의 문화예술인들이 소속을 떠나 한마음으로 행사를 치러내 어떤 행사 보다 풍성하고 알찬 행사를 펼쳐보일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의 공로를 지역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에게 돌렸다.

 

전문극단 '예인방'이 난장에서 펼친 마당극 '남평현감 납시오'

극에 도취된 관객이 무대에 뛰어들자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주는 히로인 이은희 씨 

 

나주국악협회 회원들의 열창 '남도민요'

 

이화사물놀이의 흥겨운 가락에 펄펄 나는 소고춤꾼

 

 드들강 맑은 물에 몸과 마음을 씻는 피서객들

아이들도, 어른들도 물놀이는 즐거워라! 

 

 

 

대금과 색소폰의 만남.

조철현 씨의 대금과 김관선 씨의 색소폰 연주로

환상의 째즈선율이 울려퍼지자

여기저기서 터지는

"오빠~"

 

 

 

 

 

 

 

 

남평 드들강 솔숲에 펼쳐진

녹색의 융단무대,

Go Art 앙상블의

감미로운 선율 속에 

남도의 여름이 무르익어 간다.  

 

 

청량한 솔바람 속에 울려퍼지는 청아한 목소리

 

 

 드들강(지석강)유원지는 민물욕장 유원지로 조성되어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는 곳이다.

주변에는 수십년생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고 솔숲 사이에 식당들이 많이 있다.

이곳에는 지암 윤선기 선생이 세웠다는 탁사정이 있다.

옛 선인들도 이곳에서 풍류를 즐긴 곳이다. 화순쪽에서 흘러온 물이 나주호에서 내려오는 대초천과 합류하여

흐르는 강으로 물이 쪽빛처럼 맑아 강 안쪽 마을의 이름이 '쪽돌'이라 할 정도였다.

이곳은 전라남도에서 유일한 민물욕장으로 매년 2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주변의 경관 또한 빼어나 화순으로 통하는 도로곁의 드들봉우리는 해발 169m의 낮은 산이지만

사철 아름답게 변화하면서 맑은 지석강물에 비춰진다.

 

  드들이의 전설이 흐르는 드들강

                                                                               전  숙

잠시잠깐 눈결도 시리도록 청청한데

밀어주는 강바람에 내처 가는 여울 따라

목 타는 드들강에 감로비가 내리면

드들 드들 드들

강마을에 문안인사 올리는 소리

마을어르신들 평안하신가요

우리 아버님도 평안하신지요

드들이의 고운 목소리 흐느끼듯 소곤대네


드들강변 쪽돌마을에 알콩달콩 드들이

눈먼 홀아버지 품에서 동냥젖에 자랐어도

조막가슴에 별이 돋는 꿈 많은 처자라네

 

해마다 쪽돌마을에 밀려오는 큰물난리

어떻게든 막아보려 힘 모아 둑 쌓으면

강둑은 쌓자마자 힘없이 무너지네

 

어느 날 온 마을이 똑같은 꿈꾸었네

강둑을 지키려면 처녀를 바쳐라

마음착한 드들이 마을 위해 결심하네


때로는 나를 버려야할 때가 있어

이제 나를 키워준 은혜 쪽돌마을에 갚을 때야

이웃님들, 가여운 우리 아버님 부탁드려요

 

아리따운 꽃처녀 단풍든 낙엽마냥

무너진 강둑 허방에 거름되어 떨어지네


바람결에 하늘거리며 날아 내리는 꽃댕기

가신 님 받아 안듯 가슴속에 간직하며

드들이 사모하던 수양도령 통곡하네


드들산 봉우리마다 개진달래 흐드러지고

드들산자락 오색영롱한 쪽빛강물 흔들리면 

짝 잃은 수양도령  젖은 가슴속 비인 꽃밭

볕 쬐는 꽃댕기 새초롬 붉어지네


하얀 모래톱에 한 아름씩 안겨오는 녹수물결

푸르른 솔밭 한가로운 탁사정 대청마루에 누워

발 담그고(濯足) 귀 씻은 뒤 음풍농월 하노라면

드들이의 정겨운 문안 새록새록 들리는 듯

수양도령 애틋한 사랑 가슴에서 아리는 듯

 

오늘도 드들강에 정처 없이 비는 내리고

갯버들 휘늘어져 나그네 정취 쓸쓸히 돋우는데

먹빛 구름에 가리운 달 눈시울 젖어들면

드들이의 전설은 어느 강마을에 문안인사 올리는지 

 

* 지금도 장마철 비가 많이 내릴 때면 흐르는 물소리에 드들이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한다.


60년대 초까진 매년 오월 단옷날에 인근의 부녀자들이 강물에 머리를 감고 '드들제'라는 제사를 지내서 드들이의 영혼을 위로했다고.


그리고 보에서 십리쯤 상류에 있는 신성리 강가에 있는 벼락바위는 바로 그 드들이의 어머니의 화신이라고 얘기도 있다.

월북작곡가 안성현 선생의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동신대 김왕현 교수 작품>

 

남평 출신 월북음악가 고(故) 안성현(1920~2006)선생의 3주기를 맞아

지난 4월 이곳 솔밭유원지에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노래비가 세워졌다.


안성현 선생은 1920년 7월 13일 나주시 남평면 동사리에서 태어났으며,

17세 때인 1936년 말 부친인 가야금산조 명인 안기옥(安基玉,1894~1974)을 따라

함경남도 함흥으로 이주해서 살다가 일본에 유학, 도쿄의 도호음악대학 성악부를 졸업했다.


안성현은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전남여중, 광주사범학교, 조선대 등에서 음악을 가르치면서

작곡발표회를 열고 작곡집을 펴내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다, 6.25가 발발하기 직전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월북음악가라는 이유로 그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안성현 선생은 사후에야 비로소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소전 김선회 화백의 사군자 퍼포먼스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장흥에서 올라온 소설가 한승원 선생

 

 

첨부파일 엄마야누나야(소프라노성화진).mp3

남평 출신 월북작곡가 안성현 선생이 작곡한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