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 붕어 없다지만 나주관광에 나주가 없어서야...
벌써 과거 일처럼 여겨지지만 지난해가 ‘광주전남방문의해’라고 해서 전남에 적잖은 관광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으로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터에 환율 덕으로 외국으로 나가던 관광객들이 남도로 발길을 돌렸다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깜짝 호황에도 나주는 어떠했던가? 나주사람은 물론 다른 지역 사람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나주에 놀만한 곳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는 금성산 생태물놀이장과 남평 드들강유원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됐다.
이러던 차에 나주시가 막대한 예산(1억8천만원)을 들여 한국관광공사에 나주지역 관광종합개발계획 연구용역을 맡겼다.
지난 11일 최종보고회가 열렸는데 참석자는 공무원 10여명에 시의원 한 명, 문화관광 관련 전문가는 물론이고, 나주시민(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 그룹인 교수들은 중간보고회 때 충분히 얘기했다면서 오지 않았다고 하고 시민들은 아예 참석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용역 보고를 듣고 난 이광형 부시장이 연구원에게 묻기를, “동강면 옥정리를 가봤습니까?” “못 가봤습니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관광계획을 짭니까?”
또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하자, 공무원 2명(과장도 아닌 팀장들)이 몇 가지 의견 말하고 시의원이 한 말씀 하시고 끝이었다.
그나마 관광통으로 알려진 이광형 부시장이 몇 가지 맹점을 짚어내 몇 가지를 보완하기로 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이번 용역결과를 보면서 느낀 점은,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 나주관광에 나주가 없다는 것이다. 롯데월드, 용인 에버랜드 같은 유명관광지를 모방한 놀이터가 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주의 미래 청사진에 천년 목사고을 나주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앞으로 나주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혁신도시와 영산강이 중심이 되는 관광개발계획이 나와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동안 나주와 함께 살아온 지역전문가, 도시와 문화의 공존관계를 전문적인 식견으로 판가름해줄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단지 용역일 뿐이니까 ‘되면 좋고, 안 되도 무방한’ 그런 용역에 시민의 혈세를 낭비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지난 7월말로 기억된다, 전국의 차(茶)나무 전문가들이 나주에 모여 금성산을 비롯한 나주지역 야생차의 우수성에 혀를 내두르던 것을 보고, 나주의 새로운 명물이 될 수도 있겠구나 기대를 모았다.
아울러 이를 나주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개발하자는 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나주관광개발계획에는 이같은 의견이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보고회장에서 한 공무원이 금천면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화에 월백하고’ 행사를 관광사업으로 부각시키자는 제언을 했다. 능히 가능한 아이템이다.
나주의 문화지표를 바꿔갈 관광개발계획이 특정 정치인의 낯내기용 선심사업으로 전락한다거나 뜬구름 잡는 계획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나주가 어떤 관광정책을 세울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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