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쌀, 쌀!
쌀이 떨어졌다. 추수를 마치고 쌀방아를 찧으신 시어머니로부터 “쌀 가져가라”는 기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아침에 쌀독을 여니 바닥이 드러나 보인다.
어쩌랴. 아이들 아침 굶겨 학교에 보낼 수도 없어 냉장고를 뒤져보니 언젠가 식은 밥이 남아 누룽지로 끓여먹으려니 하고 넣어두었던 밥 덩어리가 날 보아란 듯 얼굴을 내밀었다.
밥 한 덩어리의 고마움. 어린 시절 배곯던 얘기를 한다는 것이 외람되지만, 그 때는 그랬다. 순백의 쌀밥은 설이나, 추석이나, 제삿날이 아니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솥에 보리쌀을 삶다가 김이 오를 때쯤 씻어놓은 쌀 한 두 줌을 넣어 밥을 지은 뒤 아버지와 큰 오빠의 밥은 쌀 위주로 퍼내고 나머지는 확 뒤집어 섞어 우리 여섯 남매의 밥을 퍼 담아 주던 그 무정하던 어머니. 오인태 시인의 싯구에서 처럼 '짐짓 포만하신 듯 아버지는 두어 번 헛기침과 함께 절반도 더 남은 밥그릇을 슬쩍 밀어놓으시면', 그것은 또 동생들 몫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남아도는 쌀을 주체하지 못해 난리다. 이런 걸 두고 격세지감이라고 하나 보다.
올해도 추수를 마친 농민들은 어김없이 서울 여의도에서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했고, 또 연례행사처럼 볏섬을 시청 앞 광장에 쌓아 놓고 있다.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담당 공무원은 “돈도 없고, 이런다고 매번 사 줄 수도 없고...”라며 말꼬리를 흐릴 뿐이다.
가까운 무안군의 경우 군청 앞에 벼가 야적되기 무섭게 관련 부서와 농민단체가 발 빠르게 협상을 벌여 인근 미곡종합처리장으로 모두 옮겼다고 한다.
물론 나주시청 앞과 봉황농협, 면사무소 앞에 쌓아놓은 벼도 언젠가는 치워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농민과 자치단체가 이런 식의 쌀장사를 해야 할 것인가?
농민들은 주장한다. 남아돌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쌀, 정치적인 견해나 이념적인 색채로 희석시키지 말고 북한에 지원하자고. 헐벗고 굶주린 북녘 동포를 생각해서 보냈는데 군량미로 둔갑한다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 따지는 코미디 같은 논쟁은 접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 다음은 재배면적을 적정수준까지만 유지하자는 것이다. 매년 줄고 있는 소비량과 의무수입량 등을 감안, 생산량을 조절하자는 것이다. 물론, 생산비를 더 낮추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지만 전업화·규모화라는 전제조건이 선행되지 않고는 분명 생산비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또, 그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규모 영세농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더 어렵지 않겠는가.
이와 더불어 벼 재배면적의 적정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전에 도입했다가 중단된 쌀 생산조정제를 보완해서 다시 시행하자는 것이다. 멀쩡한 문전옥답을 삼년씩 묵혀 쑥대밭을 만들고 갈대밭을 만드는 우(禹)를 또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쌀 가공산업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밥 대용 쌀국수니, 햅쌀로 막걸리를 빚어 쌀의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정부와 자치단체가 서로 떠넘기고 있는 현실 아닌가.
국민 모두가 일주일에 밥 한 공기를 더 먹을 경우 연간 31만톤, 우리쌀 100g이 함유된 쌀 가공식품을 1주일에 한 번씩 소비하면 26만톤의 쌀이 더 소비된다는 통계다.
이제는 쌀 많이 먹는 것이 애국인 시대를 살고 있다.
2009년산 비축미 524,857가마 매입키로
1·2차 추가 배정으로 228,859가마 증가해
내년 1월까지 건조 벼 형태로 매입 추진
나주시 2009년산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295,998가마(40kg 포대)에서 1차 추가배정(70,133포대)과 2차 추가배정(158,726가마)으로 총 비축미 매입량은 524,857가마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12일 정부가 공공비축미 22만톤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전라남도에 배정된 1,955,437포대(40kg) 가운데 시·군별 배정기준에 따라 나주시에 이같이 배정된 것.
나주시 관계자는 추가 배정량은 지난해 변동형직불금 면적(40%)과 공공비축 미곡 매입 실적(60%)을 적용 19개 읍·면·동에 2009년산 추가 매입 물량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읍면동별 포대 기준으로 남평읍은 20,878 세지면 32,350 왕곡면 37,769 반남면 30,211 공산면 42,588 동강면 46,785 다시면 46,629 문평면 38,416 포대이다.
또 노안면 44,036 금천면 26,988 산포면 19,279 다도면 14,859 봉황면 68,987 송월동 3,088 영강동 3,180 금남동 4,929 성북동 6,759 영산동 20,840 이창동 16,286 포대이다.
이번에 배정된 추가 매입량은 2010년 1월 31까지 당초 공공비축 매입과 구분 없이 건조 벼(40kg) 형태로 매입하되 농가 희망 시 대형포대(800kg)로도 매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주시 관계자는 매입가는 당초 공공비축미 매입가(우선지급금 1등 기준 4만9천20원)와 동일하며 산지쌀값 조사결과가 나오는 내년 1월 중에 정산을 완료해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공공 비축미는 전남(6,036,350포대) 22개 시·군 중 나주시(524,857포대)가 가장 많이 배정됐고, 해남(518,872포대), 고흥(497,905포대), 영암(471,074포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
나주시 김태구 자치농정과장은 “작년에는 산지 나락 값이 큰 차이가 없어 농협에서 구매해 처리했지만 올해는 가격차가 커 마땅한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주농민회가 시청 앞에 야적한 8천 포대와 봉황농협과 봉황면사무소 앞에 야적한 6천 포대 등 1만4천 포대에 대한 처리와 관련 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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