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연히 꿀꿀하고 우울하십니까?
지난 며칠 동안 계속된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려니 해보지만
기분전환이 안 되시나요?
저는 좋은 음악을 찾아 듣습니다.
오늘 제가 들은 음악은 '좋은나라'입니다.
하덕규가 짓고 시인과 촌장이 불렀던 노랜데
오늘은 한충은의 소금연주와 예쁜아이들의 합창으로 듣습니다.
좋은 나라, 좋은 세상,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
언제 우리가 그런 나라를 살아봤겠습니까만,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좋은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나라에서 나는 작은 등불이 되어
당신의 길을 밝히고 싶습니다.
오래전 이문열 씨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가 쓴 단편소설 '칼레파 타 칼라'를 떠올립니다.
그 말뜻이 무엇인지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만, 평화로운 시절을 구가하던 고대 그리스에서
한 남자가 저녁노을 지는 언덕에 누워 무심코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라고 했던가,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가?”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 외침이 메아리로 퍼져나가자
그리스 시민들은 그 소리가 신전에서 울려 퍼지는 것으로 알고
웅성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우리는 자유로운 시민인가? 행복한가?
아니, 그런데 우리 군주의 슬리퍼굽이 우리 보다 더 높지 않은가?
그는 어쩌면 평등을 외치면서도 우리 위에 군림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결국 이런 의구심은 폭동으로 이어지고 군주를 무너뜨리고 맙니다.
그런데 반란을 주도한 시민군의 대장이
궁궐을 장악한 뒤 맨 처음 한 일이 뭔 줄 아십니까?
군주의 여자를 취한 겁니다.
그 역시 권력과 그 권력의 최고 애장품을 노린
탐욕자일 뿐이라는 여운을 남긴 채 얘기는 끝납니다.
저도 한번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자유로운가?
나는 과연 무엇을 하며 살고 있고,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좋은 나라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곳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을
까맣게 잊고 다시 인사할 지도 몰라요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 푸른 강가에서 만난다면
서로 하고프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냥 마주보고 좋아서 웃기만 할거예요
그 고운 무지개속 물방울들처럼, 행복한 거기로 들어가
아무 눈물없이 슬픈 헤아림도 없이
그렇게 만날 수 있다면, 있다면, 있다면…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 푸른 동산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을
까맣게 잊고 다시 만날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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