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시민공원 의혼비 시민 곁으로 ‘요구’
대한청년단 나주군단부 기념비 산중에 묻혀 의미 퇴색
“현대사 좌·우익 갈등의 산물, 조명작업부터 ” 반발도
‘행인들이여 발을 멈추어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 가슴에 불을 태우고 오직 조국창건과 국토통일을 위하여 한 몸의 이름과 영화를 버리고 그 선혈로 이 국토의 구석구석을 물들인 애국청년들이 있으니 오 우리 이 영 앞에 경건히 무릎 꿇고 그 고귀한 희생에 삼가 찬사와 영광을 보내라’
남산 시민공원 충혼탑 옆에 세워진 의혼비(義魂碑)에 새겨진 문구다.
최근 시민들 사이에 이 의혼비를 재정비해 시민 곁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여론이 싹트고 있다.
국가보훈처지정 현충시설인 의혼비는 대한청년단 나주군단부의 활동을 기리기 위해 1951년 7월에 세워졌다.
처음에는 시민공원 입구 옛 나주시체육회 사무실 옆에 세워졌으나 시민공원이 조성되면서 충혼탑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국가기념일에 참배를 하기 위해 찾는 충혼탑과는 달리 의혼비는 공식적으로 기념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그 실체를 아는 사람도 드물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가족 등을 중심으로 의혼비 복원과 기념사업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청년단원으로 활동하던 고(故) 김순익의 유가족 김영준(63·과원동)씨는 “세 살 되던 해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유훈이 의혼비에 남아있다는 기록을 보고 비를 찾아봐도 이름도 없고, 사진도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후손들에게 길이 기억될 수 있도록 비에 이름과 사진을 새겨 시민들 생활 가까운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의혼비를 설립한 당시에는 청년단원 23명의 인적사항이 비문 옆에 새겨져 있었으나 이를 충혼탑 옆으로 옮기는 과정에 없어진 것 같다”고 기억했다.
향토사학가 이민관(86·송월동)씨는 “대한청년단 나주단이 1949년 12월에 결성돼 6·25전쟁이 발발하자 공산당과 좌익에 맞서 활동했으며, 국방방위군으로 재편된 뒤에도 우익청년단체로서 막강한 활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당시 청년단을 이끌던 고판봉 단장은 지난해 작고해 나주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시 우익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이 적잖은 상태에서 우익단체의 상징인 의혼비를 복원하고 기념하는 것은 지역정서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단체의 관계자는 “어느 지역에나 남아있는 현대사의 상처이기는 하지만, 좌익과 우익의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후세에 교훈으로 삼기 위해 나주 현대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차원의 조명작업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최근 시민사회의 이같은 요구와 주장에 대해 여론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 6·25전쟁을 전후해 우익단체로 활동하던 대한청년단의 기념비 의혼비를 새롭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 속에 나주 현대사 정립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 행인들이여 발을 멈추어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 가슴에 불을 태우고오직 조국창건과 국토통일을 위하여 한몸의 이름과 영화를 버리고 그 선혈로 이 국토의 구석구석을 물들인 애국청년들이 있으니 오 우리 이 영 앞에 경건히 무릎꿇고 그 고귀한 희생에 삼가 찬사와 영광을 보내라
◇ 단기 4278년 8월 15일 일제의 철쇄가 끊어지고 해방이 오자 보신각종이 울리어 이땅 애국청년들의 총궐기를 채촉하였으니 이후 조국과 민족수호의 거룩한 사업을 하시다가 피를 흘리고 쓸어진 애국청년들의 그 향기로운 유훈을 길이길이 겨레들 가슴에 천추만대 전하기 위해 여기에 이 비명을 새긴다. 단기 4284년 7월 대한청년단 전남도 나주군단부 단장 고판봉 외 단원일동
의혼비(義魂碑)
국가보훈처지정 현충시설
관리번호 50-2-321
관리자 나주시장
이비는 대한청년단 나주군단부의활동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1949년 12월에 결성된 대한청년단 나주단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향토방위에 참여해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섰으며, 국방방위군으로 재편된 뒤에도 공산당을 물리치는 선봉역할을 다했다.
6.25전쟁중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하신 대한청년단원들의 의로운 뜻을 길이 남기기 위해 1951년 7월에 이 비를 건립하였다.
'나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 오종순 회장 취임 (0) | 2011.05.18 |
---|---|
나주 H찜질방 긁히고 찍히고 발톱 빠지고 (0) | 2011.05.18 |
5․18민주화운동 31주년 나주도 열기 ‘후끈’ (0) | 2011.05.18 |
박준영 도지사 시·군 순방은 업무보고용? (0) | 2011.05.09 |
고려 현종 나주몽진 재현 연등문화축제 (0) | 201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