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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명품 나주배 육성사업 물거품 되나?

by 호호^.^아줌마 2008. 6. 2.

 

 

명품 나주배 육성사업 물거품 되나?

배 생장조정제(지베렐린), 착색봉지 적게 쓰자 ‘헛구호’

“추석도 빠른데 1년 농사 포기하란 말이냐” 농가들 외면


올해도 나주배는 명품이라는 이름값을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는 올해를 명품 배 생산을 위한 생장조정제(지베렐린) 추방원년으로 선포하고 농가들을 대상으로 ‘생장조정제 30%만 사용하기’ ‘착색봉지 사용 줄이기’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농가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역 배 과수농가들은 나주시의 이같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생장조정제 처리에 더 많은 손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나주지역에서는 2천8백20ha에서 3천2백여 배농가가 연간 7만5천t 가량의 배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은, 올해 추석(9월 14일)이 예년에 비해 빨리 돌아오면서 추석에 맞춰 배를 출하하기 위해서는 생정조정제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 과수원을 경작하고 있는 이 아무(65․금천면 원곡리2구)씨는 “작년에 서리피해가 심해서 적자를 봤는데 올해 이를 만회하려면 추석 전에 80% 정도를 출하를 해야 하는데 지베렐린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는 상황.

이같은 상황은 이 씨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농가들이 같은 입장이다.

또 다른 이 아무(49․부덕동)씨는 “농사도 상업인데, 무조건 지베렐린을 바르지 말라는 말은 도박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히며, “이웃 농가들은 봐도 올해 더 많은 약품처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생장조정제 처리를 놓고 나주시와 배 과수농가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사이, 중국산 저질 지베렐린이 농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배원협과 지역농협, 농약상 등을 통해서 보급되고 있는 배 생장조정제의 경우 일본산의 경우 5만8천원, 국산이 4만2천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정식 거래 허가를 받지 못해 밀수 등의 방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의 경우 1만2천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의 경우 배의 크기만 비대하게 만드는 특정성분이 집중 함유돼 있어 과실이 익어감과 동시에 씨방이 썩고 열매가 푸석푸석 해지는 이른바 스폰지 현상이 일고 있다는 것.

그런데도 값이 싸고 생장효과가 크다는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농가들에게 유통시키고 있는 장본인이 지역의 유력인사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것.

나주배농협 이상계 조합장은 “배농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볼 때 생장조정제 사용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나주배의 명성을 먹칠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약품사용에 있어서 최소한의 마지노선은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생장조정제를 전체 재배면적의 30% 이하로 사용하고, 착색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서는 1ha당 3백30만원 상당(보조 50%, 자부담 50%)의 인쇄봉지와 박스 대금의 지원해준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 26일까지 마감 결과, 신청 농가가 *** 농가에 불과해 올해도 나주배는 생장조정제와 착색봉지 사용에 따른 불량배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양순 기자


◇ 명품배 생산을 위해 나주시가 생장조정제와 착색봉지 사용을 줄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은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