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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정찬걸 의원에게 듣는다

by 호호^.^아줌마 2008. 8. 6.
 

 

인터뷰 

“시의회 중재.화합 위해 물러난다”

무소속 정찬걸 의원 부의장직 사퇴

“지역사회 소통과 교류역할 하겠다”


지난달 25일 의원 만장일치로 부의장에 당선된 정찬걸 의원(56․나선거구․사진)이 취임 닷새만에 부의장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무소속 의원들과 합의한 후반기 의장단 선출안을 무시한 데 따른 항의의 표시이면서 아울러 이번 의회 파행에 대한 스스로의 속죄의 의미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현재 의회가 안고 있는 골 깊은 불화와 갈등을 해소하고, 향후 의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누군가 책임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여기에 얼마전 딸 세경 양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내려놓음(이용규 지음, 규장)」이라는 책이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번 의회의 장기파행에 따른 시민사회의 질타를 온몸으로 느끼며 불면의 밤을 보내던 중 이 책을 읽으며  ‘움켜잡으면 소멸되나 내맡기면 풍성해진다’는 저자의 가르침에 공감, 자신이 부의장직을 사퇴함으로써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고 이를 계기로 나주시의회가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부의장직 사퇴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이번 의회의 파행에 따른 민주당과 최인기 의원의 대시민 사과를 요구하며 무소속 김성재 의원과 함께 지난달 31일과 1일 이틀 동안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와 국회 의사당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 정 의원은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으로부터 진상조사를 위해 관계자를 나주로 내려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5일 시민단체가 의회 청사 앞에서 단식농성과 함께 의원들의 출근 저지투쟁을 할 당시에도, 강인규 의장, 김세곤 운영위원장과 함께 시민대책위 대표를 함께 찾아 이채를 띄었다.

“민주당 의원들만 찾아갈 경우 마치 인민재판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함께 하게 됐다”는 게 정 의원의 귀띔이다.

정 의원은 나주시의회가 이번 파행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거듭나야 하며, 본연의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정 의원 자신이 평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전념하는 가운데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 일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나주시 공직사회가 집행부 수장이 징역5년형을 구형받고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의회마저 파행으로 치달아 전국적인 우세를 사고 있다보니까 공무원들이 경직돼 있다고 진단하고, “공무원들이 원칙과 규칙을 따지며 복지부동 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질타가 계속되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의회가 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시민사회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98년 제3대 지방선거에 금남․남산동에서 당선돼 나주시의회에 입성한 뒤 현재 3선의원으로 4선의 나익수 전 의장에 뒤이은 최다선 의원에 꼽히고 있다.

정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부의장직은 무소속의 홍철식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