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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이야기

남 도 의 봄 꽃 축 제

by 호호^.^아줌마 2009. 3. 13.

2009. 3. 13(금) 광주 KBS 남도투데이

-느티나무 아래서-


남 도 의  봄 꽃 축 제

 

Ann> 3월에 접어들면서 남녘으로부터 봄기운이 전해오는가 싶더니 어느덧 봄바람에 남도의 꽃향기가 실려오는 것 같습니다.


Ann> 남도에서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봄꽃축제가 시작되는데요, 봄꽃축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남도의 멋과 가치는 무엇인지, 남도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주뉴스 김양순 편집국장과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nn> 벌써 꽃소식이 무성한데요, 지금 남도의 봄꽃, 어떤 꽃들이 피고 있나요?


김> 저는 아직 꽃구경을 가보지 않아서 실감이 안 납니다만,

바로 어제네요, 차를 타고 가다가 나주시내 변두리에서 밭을 갈고 계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사진 한 장 찍자고 다가갔더니 올해 여든 한 살 드셨다는 그 할머니 얼굴에 벌써 봄이 찾아 왔더군요.

작년까지는 할아버지와 함께 그 밭을 일궜는데 올해는 혼자 밭을 가신다는 말씀에 가슴이 짠해지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그 할머니 일하시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보니까 할머니 어깨너머로 매화나무가 몇 그루가 앵글에 잡히더군요.

나주에서는 지금 막 매화가 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얀 별모양의 꽃이 피는 곰밤부리나물이며, 파란색 꽃송이가 앙증맞은 개불알풀 같은 들꽃들이 벌써 밭둑에 가득 피어있는 것을 보니까 봄은 확실히 봄인 것 같습니다.


Ann> 그러니까 남도의 꽃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꽃은 이미 피고 있었던 거군요? 그럼,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남도의 봄꽃축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김> 섬진강 기슭마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 해서 설중매라 불리는 매화가 남도의 봄꽃축제 서막을 장식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꽃을 좋아하는 취향이 다른데요,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상태를 좋아하시는 분, 활짝 핀 꽃을 좋아하는 분, 그리고 저처럼 꽃잎이 져서 눈꽃처럼 휘날리는 때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실 거구요.

그렇다고 보면 이번주부터 활짝 핀 매화를 볼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올해도 남도의 봄은 햇살과 햇볕의 고장인 광양(光陽) 매화마을에서 시작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매화나무 단지재배가 시작된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바로 내일(14일)부터 다음주 일요일(22일)까지 제13회 광양 매화문화축제가 열립니다.

‘매향(梅香)과 시향(詩香)이 섬진강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단순한 꽃 축제를 뛰어넘어서 매화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광양매화가 안고 있는 정신적, 문화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향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고 하는데요, 나만의 매화 만들기, 다도체험, 매화염색체험, 매화꽃길 시화전, 매실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비롯해서 새봄 다짐 및 가훈쓰기 체험, 섬진강 나룻배 타기 같은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함께 펼쳐진다고 합니다.

특히, 매화마을과 섬진강의 아름다운 절경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줄 제10회 전국매화사진촬영대회도 관심들이 참 많더군요.


Ann> 그런데 매화축제가 해남 땅끝에서도 열린다고 해요?


김> 해남에도 유명한 매실농원이 있습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술을 모르는 분들도 이 매실 농원만큼은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말씀 하신 분들 많던데요, 해남군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에서도 다음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매화축제가 열립니다.

‘제1회 땅끝산이매화축제’인데요, 이곳 해남 매화는 광양보다 일주일 정도 꽃피는 시기가 늦다고 하더군요. 이 곳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주인공 은하(전도연)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기 전 석중(황정민)과 신혼시절을 촬영한 곳으로 이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남도의 매화를 제대로 한번 느껴보고 싶다 한다면, 남도를 가로지르는 2번 국도를 따라 해남에서 광양까지 차로 한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까 매화기행을 계획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Ann> 대부분 꽃축제가 꽃이 활짝 피는 시기에 열리는데, 조금 일찍 가거나 늦게 가더라도 손해는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모습이나 꽃잎이 떨어지는 시기도 나름 운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 그리고 봄의 전령사라고 할 수 있는 산수유꽃도 지금 한창 꽃망울을 터뜨릴 단계라고 하죠?


김> 지리산의 눈이 봄의 시샘을 받아 녹을 무렵, 지리산의 긴 겨울잠을 가장 먼저 깨우는 꽃이 바로 산수유꽃이라고 하는데요, 얼음이 채 녹기 전인 2월 하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4월 초까지 이어집니다.

산수유꽃은 남도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죠. 꽃 모양이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향기가 썩 좋은 것도 아닌데, 무더기로 피어나 마치 노오란 봄 안개가 피어오르듯 은은히 마을을 덮고 있는 산수유꽃은 보는 사람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산수유를 심기 시작했다는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일대는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가 자생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어서 장관이죠.

이 곳에서 오는 19일부터 22일가지 ‘제11회 산수유꽃 축제’가 열립니다.

산수유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기원제, 산수유 씨앗주머니 던지기, 소달구지타고 산수유 군락지 돌아보기, 산수유 보약다리기와 산수유 염색체험 같은 다양한 체험행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산수유꽃도 꽃이지만 산수유 열매가 저는 더 좋던데요, 혹시 산수유 열매가 어디에 좋은지 아십니까?


Ann> 글쎄요? 해열제로도 쓰인다고 알고 있고, 주로 한약재로 쓰이지 않나요?


김> 저는 고등학교시절 교과서에서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聖誕祭)라는 시에서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ㅡ’라는 대목을 통해 산수유라는 열매를 처음 알게 됐는데요, 열에 들뜬 아들을 위해 눈 속을 헤매고 산수유 열매를 따왔다는 그 아버지의 사랑처럼 산수유는 쓰임새가 많은 것 같습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계통 및 당뇨ㆍ고혈압ㆍ관절염ㆍ오줌싸개는 물론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발이 찰 때, 부인병 등 각종 성인병에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장기 복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고 하고, 또 긴장감ㆍ압박감에 시달리거나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의 정신을 맑게 해주며 남성 건강에도 으뜸이라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봄에는 꽃을 보고, 가을에는 열매를 따고... 남도의 멋과 맛은 그래서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Ann> 오늘은 남도의 꽃축제, 그 중에서 매화와 산수유꽃축제 소식을 들어봤는데요, 4월이면 또 개나리, 진달래, 벚꽃, 유채꽃, 철쭉꽃 축제가 열린다고 하죠? 그 때 또 꽃소식 한번 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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