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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450년 전 여성 미라 완벽한 모습 ‘탄성’

by 호호^.^아줌마 2009. 4. 18.

450년 전 여성 미라 완벽한 모습 ‘탄성’

다시면 신걸산 자락 문화 류(柳)씨 선산에서

문중 “연구자료로 써달라” 고려대박물관 기증

 


조선시대 전기 민간의 풍습과 매장문화를 알 수 있는 미라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신걸산 자락에 위치한 문화 류(柳)씨 선산에서 이장작업을 하던 중 450여년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미라가 원형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18일 고려대학교 박물관 조사팀과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습된 미라는 10㎝ 두께의 석곽(石槨)에 명주옷이 입혀진 상태에서, 키는 약 150㎝, 손톱과 발톱, 머리카락까지 온전히 보존돼 있고 피부의 탄력까지 그대로 살아 있어 불과 수년 전 숨진 사람처럼 보였다.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지난 17일 류씨 문중에서 선산에 모셔진 17위의 조상묘를 이장하기 위해 가장 선조에 해당하는 완산이씨 부부묘를 열었다가 시신상태가 완벽한 것으로 보고 후손 류광렬 씨가 나주시에 통보해와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1544에 태어나 1587년도에 숨진 완산 이씨로 남편 류헌(柳憲)과의 사이에 아들 독자를 두었으며, 아들 류지경(柳持敬)은 선조 임진왜란 당시 충청도수군절도사를 지냈으며 인조가 부조묘와 청기와를 하사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후손들은 의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귀중한 학술자료가 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라 고려대 박물관측에 기증의사를 밝혀 이날 수습이 이뤄졌다.

 

후손인 류광렬(62)씨는 “더없이 소중한 조상이시지만 후손들에게 큰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증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미라 수습에 함께 참여한 나주시 문화관광과 윤지향(38)학예연구사는 이처럼 미라가 완벽하게 원형이 보전된 원인에 대해 “조선전기의 묘제가 석곽 안에 이중 목관을 사용하고 생석회로 마감을 하기 때문에 공기의 접촉을 차단하고 이를 통해 미생물 번식도 억제되기 때문에 원형이 보존된 것”으로 분석했다.

 

윤 씨는 특히 “선산의 토양이 점질토로 공기가 차단되는 효과가 있어 시신이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박물관팀 관계자도 “국내 미라 출토규모는 20구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고 밝히며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지금까지 출토된 미라 중 가장 상태가 양호하여 머리카락부터 손톱, 발톱, 얼굴형태, 안장당시의 손모습까지 생생하고 특히 피부는 탄력을 간직하고 있어 학술보존의 가치가 뛰어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고려대 박물관과 병원에 기증돼 역사 및 의료적 학술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특히 이날 함께 발견된 미라의 독자 유지경의 관에서 출토된 의복 등은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기증되어 조산시대 복식 연구 및 전시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양순 기자

 

◇ 나주시 다시면 신걸산 문화 류(柳)씨 선산에서 발견된 미라와 유품이 조선시대 전기의 복식과 문화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