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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문화 보다 송전탑이 우선(?)' 주민 반발

by 호호^.^아줌마 2009. 4. 22.

'문화 보다 송전탑이 우선(?)' 주민 반발
기사등록 일시 : [2009-04-21 14: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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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

한전이 광주 광산구 평동에서 전남 나주까지 송전선로 설치사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나주지역 주민들이 문화재 훼손과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청구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한전과 나주시 다시면 운암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07년 11월부터 광산구 평동에서 나주까지 34km 구간에 15만4000V의 송전탑 98개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전은 98개의 송전탑 중 14개에 대한 기초공사를 마쳤으며 이달 말부터 토지보상과 함께 본격적인 철탑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송전탑이 국가지정 사적 제456호인 나주시 오량동 가마터 유적을 관통하고 있어 사적지 보호를 위해 설계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량동 가마터는 영산강유역 고분에서 발견된 대형옹관이 제작된 곳으로 추정되고 있어 고대문화 사료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또 주민들은 송전탑 설치로 재산권 침해는 물론 마을 경관 훼손까지 예상되는 데도 한전이 사업의 검토.설계 단계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한전이 당초 사업 설계를 검토하면서 금성산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와의 간격을 무리하게 넓혀 송전탑이 마을과 가깝게 설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은 송전선로 설계 당시 마을과 떨어지면서도 거리가 짧은 직선화 구간 등 3가지 설계안을 검토했으나 '군부대와의 거리를 5.4km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군당국의 요청에 따라 원거리 우회설계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군당국이 부대와의 거리를 5.4km로 요청한 것은 무기체계 기술교범과 보호구역 설정범위를 확대해석한 것으로 무리한 적용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나주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와 관련된 무기체계 기술교범은 기지와 송전탑의 거리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국방부의 보호구역 설정법도 방공시설은 1km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실시계획 승인 당시 군당국의 요청에 따라 송전탑과 부대의 간격을 결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군당국은 사업 당사자인 한전이 재 검토를 요청할 경우 부대와 송전탑의 설치 거리를 다시 심의할 수 있다며 한전과는 다소 상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 대표 김용도씨는 "한전이 직선구간으로 설계변경을 할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데도 기존 안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조만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송전탑 설치변경 집회도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설치 변경을 할 경우 토지매입에 따른 또다른 난관에 부딪혀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 만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맹대환기자 mdhnew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