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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사랑 대물림하는 장학금 사연 ‘화제’

by 호호^.^아줌마 2009. 6. 20.

사랑 대물림하는 장학금 사연 ‘화제’

나도팔 단장, 양어머니 유산 장학금으로

“생전에 보내드린 용돈 고스란히 남겨”

 

        

◇생전에 모은 재산을 양아들에게 남겨 이를 장학금으로 기탁한 고(故) 김복님<좌)씨와 양아들 나도팔<우>단장

 

“생전에 용돈하시라고 보내드린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놓으셨다가 다시 저에게 남기셨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곰곰이 생각한 끝에 어려운 청소년들 뒷바라지 하는데 쓴다면 어머니께서도 기뻐하시리라 생각해 장학기금으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정신지체 장애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노인을 양어머니로 삼아 30여년 동안 봉양해온 한 공무원이 양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긴 유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해 가슴 뭉클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라남도혁신도시지원단 나도팔 단장. 나 단장은 생전에 양어머니로 삼아 봉양하던 고(故) 김복님 씨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이 자신에게 남긴 4천만원을 장학기금으로 기탁했다.

 

나 단장이 김복님 씨와 인연을 맺게 된 건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남면 대안리에서 태어난 나 단장은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성북동에서 보냈는데, 당시 같은 교회에 다니던 김복님 씨를 어머니로 삼아 아들노릇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6월 김 씨가 임종하자 해남부군수로 재직 중이던 나 단장은 사흘 동안 빈소를 지키며 모든 장례절차를 도맡아 상주의 예를 다했다.

 

장례가 끝나고 지인들이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나 단장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발견하고 나 단장에게 이를 전달했는데 통장에는 4천만원에 가까운 현금이 들어있었던 것.

 

이 돈은 나 단장이 김 씨에게 용돈으로 쓰라며 틈틈이 보내 준 것과 김 씨가 장애인 딸의 장래를 위해 한푼 두푼 적금을 한 돈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장을 건네받은 나 단장은 고인이 생전에 명예권사로 재직하던 나주교회에 장학기금으로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주교회 최태훈 목사는 “자신의 부모도 제대로 모시지 않는 작금의 세태 속에서 나 단장의 선행이 큰 귀감이 된다”고 밝히며 “고인과 나 단장의 뜻을 받아들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장학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김양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