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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극

백호 임제와 설홍의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 ‘무어별(無語別)’

by 호호^.^아줌마 2009. 10. 8.

  

 

 무어별(無語別) 


十五越溪女 (십오월계녀)

羞人無語別 (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 (귀래엄중문)

泣向梨花月 (읍향이화월)


열다섯 살의 아리따운 아가씨

사람이 부끄러워 말도 못 하고 이별했네.

돌아와 겹문을 닫아걸고는

배꽃처럼 하얀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설홍, 그녀와의 만남!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일까?

 

황진이 묘소를 들렀다 만난 설홍

황진이를 그대로 빼어 닮은 설홍의 모습

그녀와 운명적 만남, 사랑,

그리고 가슴 아픈 이별…..


"가끔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 올 때면

이이가 날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다 가도

골똘히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날 좋아 하는 게 아니라 어미를 쏘옥 빼 닮은

그 년 껍데기를 좋아하는 건 아닌가,

                 내내 앓았다 하더이다." (설홍)

 

  

백호 임제와 설홍의 가슴 시린 랑 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관람 ‘예약’

연극 ‘무어별(無語別)’ 내일(9일) 개막

 

<나주뉴스>가 창립 4주년을 맞아 전문예술극단 ‘예인방’과 공동으로 기획한 연극 ‘무어별(無語別)’이 오는 9일 개막, 12일 동안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번에 선보이는 ‘무어별’은 지난 30년 동안 나주를 주무대로 활동해온 전문예술극단 ‘예인방(대표 김진호)’이 조선 중기 시인이자 문신, 풍류가객으로 이름을 떨친 백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극은 단순히 한편의 창작극을 공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광자원의 보고(寶庫)인 전라남도와 천년고도 나주의 지역관광에 문화예술을 접목시키는 국내 첫 시도라는 점에서 지역 안팎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남도의 가을정취를 찾는 전국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남도의 볼거리와 먹을거리와 더불어 예술적 감흥까지 느끼고 갈 수 있는 복합 관광상품으로 활용함으로써 남도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전망이다.

 

이번 연극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정민아 씨는 제4회 대산대학문학상 시 부문 당선에 이어, 제1회 동국시나리오 공연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가로, ‘무어별’에서 걸쭉한 육담(肉談)과 풍성한 해학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한편, 예인방측은 이번 연극공연과 관련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초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눈길을 끈 가운데, 유인촌 장관측으로부터 오는 10일 오후 7시 공연을 관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연문의 및 관람권 판매 335-4321, 334-1001)

 

백호 임제는 누구인가?

 

임 제는 조선 중기 명종과 선조대의 인물로 본관은 나주이며 1576년(선조 9년) 생원시(生員試),진사시(進士試)를 거쳐 이듬해인 1577년 알성문과(謁聖文科)에 급제했습니다. 예조정랑(禮曹正郞)과 지제교(知製敎)를 지내다 동인, 서인의 당파싸움을 개탄, 명산을 찾아다니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당대의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며 시풍(詩風)은 호방, 명쾌했습니다.

   명기 황진이의 무덤에 제를 올리며 지은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로 시작되는 시조와 기녀 한우(寒雨)와 화답한 시조 ‘한우가’(寒雨歌) 등은 지금도 심금을 울립니다.


   어렸을 때 운명처럼 그의 앞을 스쳐 지나간 황진이와의 조우는 연상의 기녀에 대한 지극한 연모의 정을 낳아 천하의 명기들도 그의 바람 끝을 재우지 못했습니다. 35세때 평안도사 부임 길에 송도의 황진이 묘에 들러 관복을 입은 채로 술잔을 올리고 제를 지냈다 하여 조정에서 파직을 당하기도 한 희대의 풍류객이자 기인(奇人)이며 로맨티스트입니다.


   임 제는 황진이의 무덤가에서 시를 짓고 제를 올리던 어느날 황진이를 쏙 빼닮은 딸 설홍(雪紅)을 만나게 됩니다. 황진이가 환생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임 제, 천한 기생에게 제를 올리는 임제의 모습에 마음이 끌렸던 설홍, 그렇게 둘은 점점 슬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연극의 제목 ‘무어별’(無語別)은 문자 그대로 ‘말 없는 이별’입니다. 그러나 이 연극은 등장인물의 대사가 근간을 이뤄 말이 많습니다. 말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발성수단이라면 자신의 절절한 속 마음과는 전혀 다른 말은 ‘무어’(無語)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말은 있으되 말이 아닌’ 이 반어(反語)의 아이러니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까.


  하늘 푸르고 들판은 누런 풍요의 계절에 선인들의 가슴아린 사랑얘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공연 줄거리 》Synopsis

 

    조선의 풍류기남아 임제는 황진이에 대한 못다한 연정을 그녀의 무덤가에서 시를 짓고 제를 올리며 풀어낸다. 그러던 어느날 황진이를 쏙 빼닮은 딸, 설홍을 만나게 된다.

    황진이가 다시 살아 돌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 임제. 천한 기생에게 시를 지어 받치는 임제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설홍. 그렇게 둘은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된다.


    비록 친손녀는 아니지만 황진이가 죽으면서 남긴 핏덩이를 친 딸처럼 길러낸 할매는 누구보다 둘을 반대한다, 그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제와 설홍은 점점 깊은 사이가 된다.

    그리고 그녀의 화초까지 임제의 손으로 올리게 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임제는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설홍은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데…..


    3년 뒤, 갑자기 돌아와 설홍을 시집 보내려고 하는 임제, 설홍은 그에게 매달려 보지만 임제는 냉정하기만 하다. 이제 영영이 사랑이 끝나버린것같은 설홍은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그 까닭이 다름 아닌 임제의 죽을 병 때문임을 알게 된 설홍은 그저 태연한 척 하는 임제 앞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린다.

 

    다른 사내의 품안에서 놀아나는 것 보다야 비구니가 되는 길이 그를 가장 위하는 길이라 생각한 것. 그녀를 붙잡을 수도, 그를 붙잡을 수도 없는 둘은 그렇게 헤어짐을 준비한다.

 

    

  

관람 포인트View Point

    제 1 장

폐허가 된 홍루.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비구니가 된 기생, 설홍과 이제 저승길로 가는 임제가 마지막으로 해후한다. 자신이 올려준 머리가 성큼 베어나간 설홍의 모습이 안쓰러운 임제. 그런 님을 보내야 하는 설홍의 안타까운 마음이 둘 사이를 돌아나간다. 점점 동이 터오고 마지막으로 작별해야 하는 둘, 임제는 마지막 가는 길에 한 곡조 내어달라 청한다. 말없이 마지막 연주를 하는 설홍. 그렇게 둘은 헤어진다.

    

    제 2 장

    과거, 어렸을 적 연모했던 황진이의 무덤가를 찾은 임제는 황진이를 쏘옥 빼 닮은 설홍을 만나게 된다. 거나하게 술에 취한 채 시간을 보내는 둘에게 설홍의 할미가 나타나고 둘이 함께 있는 것이 못마땅한 할미와 임제 사이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다.

   

    제 3 장

    늦은 밤 홍루의 여곽, 기생이 되어야만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알게 된 설홍은 임제를 찾아와 자신의 머리를 올려 달라 청한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며 사랑을 확인하는 둘.

    

    제 4 장

    어엿한 홍루의 기녀가 된 설홍은 사랑의 맹세를 두고 말없이 떠나버린 임제를 3년째 기다리고 있다. 그런 그녀를 첩으로 들이려는 박 영감 앞에 떡 하니 임제가 나타나는데, 그는 설홍은 안중에도 없이 매향과 사라지고 만다. 그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마는 설홍.

         

    제 5 장

    매향의 처소에서 희희 낙낙 재미를 보고 있는 둘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온

    참지 못하고 그 방에 들이닥치는 설홍. 까닭을 알 수 없이 변한 임제의 모습들에 설홍은 가슴이 무너짐을 느낀다.


제 6 장

    짙은 병색을 감추기 위해 산골에서 홀로 지내고 있던 임제는 시복으로 부터 할미의 죽음과 설홍의 소식을 듣게 된다. 설홍이 걱정되지만 쉽게 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임제.


제 7 장

    박 영감 에게 시집가기 전날 밤. 임제는 설홍을 찾아온다. 그 누구보다 설홍의 일을 기뻐해 주는 임제. 설홍은 그에게 예전처럼 자신의 머리를 내려달라 청한다. 임제, 기쁜 마음으로 설홍의 머리를 곱게 내려주는데,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잘라 버리는 설홍.


     제 8 장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것 보다 비구니가 되는 길이 낫지 않겠냐며, 그를 웃으며 보내는 설홍. 다 알고 있다, 고백한다. 붙잡을 수도 차마 보낼 수도 없는 임제는 말없이 예전 설홍의 머리를 올려주었을 때부터 간직했던 붉은 댕기를 건넨다. 그렇게 말없이 이별하는 둘, 설홍은 떠난 임제를 향해 마지막으로 큰 절을 올린다.

  

CreativeTeam & CAST


   제    작 : 전문예술극단 “예인방”

   기    획 : 김진호. 김경식

   작    가 : 정민아

   예술감독 : 김성진

   연    출 : 차영호


   출 연

 

- 임  제 : 김경민 / 연극배우, 탤런트

     (신데렐라맨, 천추태후, 사랑과 전쟁, 홍도야 우지마라 외 다수)

  

- 설  홍 : 임은희 / 예인방 수석단원, 연극제 여자연기상 7회수상

    (불효자는 웁니다, 피고지고 피고지고, 서툰사람들 외 다수)

 

 - 시  복 : 송수영 / 연극배우, 탈렌트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불효자는 웁니다, 피고지고 피고지고 외 150여편)


 - 박 영감 : 김진호 / 예인방 대표, 연극배우, 탈렌트

   (방송/ 왕의여자, 서동요, 제5공화국, 주몽, 이산, 시티홀 외 다수)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 친정엄마, 외 100여편)


 - 할  미 : 임은연

   (출세기, 황금사과 낫씽, 여덟명의 여자들, 넋의 소리 외 다수)


 - 매  향 : 김유라 / 연극배우, 탈렌트 (전설의 고향, TV문학관, 사랑과 전쟁, 취화선 외 다수)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1981년 1월 창단공연「시집가는 날」을 시작으로 서울 및 전국에서 2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73회에 달하는 정기 공연과 수십 여 회의 공연행사를 통해 100여 편의 창작극을 제작하면서 많은 관극 회원을 확보하였다. 특히 지역민의 예술 의식을 고양하는 데 노력한 협회는 나주 현대 공연예술의 산실이자, 산 증인이다.


1991년

청소년 예술문화의 중요성을 인식, ‘청소년아카데미’를 설립하고 매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선정 공연함으로써 연극무대를 통해 그들의 끼를 발산하고 잠재적으로량을 일깨워 줌으로써 청소년 예술 문화의 선도적 기능과 역할을 담당해왔다.


   21세기

   문화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스텝분야의 전문화를 통해 지역 공연 예술 문  화의 창조자로서 글로벌 시어터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