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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

유별나게 부산하고 산만한 아이 “혹시 내 아이도?”

by 호호^.^아줌마 2009. 11. 28.

교육기획…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교육


유별나게 부산하고 산만한 아이 “혹시 내 아이도?”

성장기 자녀 건강한 자아형성은 부모의 관심과 노력

표경식 원장 “부모의 한 마디가 자녀의 인생 좌우”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넌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냐?”

 

자라오면서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그리고 또 한 두 번쯤 내뱉어봤음직한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얼마나 가슴에 예리한 흉터를 남기는지,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자녀의 일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한번쯤 고민해 볼 일이 아닐까 싶다.

 

지난 21일 나주시청소년수련관(관장 이운기)에서는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라는 주제로 공개  강좌가 열렸다. 강사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표경식 원장.

 

표경식 원장은 유아시절에 흔히 접할 수 있으나 간과하기 쉬운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 운동장애, 틱장애, 분리불안장애 등 소아정신질환들을 설명하며 각 질환의 특성 및 예방과 관리를 위하여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편집자 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연령별 증상


요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ADHD 치료제가 정말 ‘공부를 잘하게 도와주는 약’인지를 묻는 학부모도 있다고.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를 문제행동으로 봐야 할까? ADHD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그 진실에 대해 표경식 원장<오르쪽 사진>은 말한다.


유아기
출생 직후부터 예민하고 까탈스러워 키우기 힘든 아이일 경우가 많다. 특히 걸음마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것저것 다 만져보고 난장판을 만들어 놓기 일쑤이고, 아무데나 기어 올라가고, 조심성이 없어 자주 넘어지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래서 자주 다치고 종종 집밖으로 뛰쳐나가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유아원과 유치원 시기
만3~4세의 정상적인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부모가 보기에 주의산만하고 과잉행동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발달 과정상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으므로 그런 경향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ADHD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서 주의해서 살펴볼 행동 특성은 다음과 같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 조심성이 없다.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계속해서 뛰어다니고 돌아다닌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고집을 부리거나 떼를 쓴다.
△기분이 쉽게 변하고 쉽게 화를 낸다.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30~6)%는 반항적이다.
△유치원에서 교사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아무데나 돌아다니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장난을 심하게 친다.
△친구들 일에 간섭하거나 쉽게 싸운다.

초등학교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에 부과되는 요구가 많아지는데, ADHD 아동은 이를 잘 견디지 못한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몸을 뒤틀고 딴짓을 해 자주 지적을 당한다. 또 숙제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준비물을 챙기지 못하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한 가지 일에 집중을 잘 못해 학습에 문제를 보이기도 하고,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친구들과 자주 싸우거나 따돌림 당하기도 한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교사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듣지 않는다.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충동적인 행동을 참지 못한다.
△다른 학생들과 협동하거나 사이좋게 놀지 못한다.
△20~25%는 읽기를 제대로 못한다.
△쓰기와 산수문제를 푸는 데 실수가 많다.
△옷을 깨끗하게 입는 것이나 깨끗이 씻는 것 등 일상적인 일들도 책임있게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고 참견하며, 남을 괴롭히기도 한다.
△서클이나 스카우트 활동 같은 집단행동에서 어려움을 참지 못한다.

청소년기
ADHD 아동의 절반 정도는 청소년기가 되기 전에 과잉행동이 많이 줄어든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에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에 수반되는 많은 문제를 보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그 후유증으로 청소년기에도 문제가 지속된다. 이 시기의 ADHD 아동의 절반 이상이 반항적인 경향을 보이고, 약 25~30%는 품행 문제를 보이게 된다.

△부모나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대든다.
△술이나 본드, 마약 등에 손을 대고, 이성교제에서 성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수학, 읽기, 쓰기 등에서 낮은 수행을 보이며, 학습장애가 심해 학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중간에 학업을 그만두는 경우도 생긴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만이 없어 자포자기하는 경향도 생긴다.
△우울증에 빠지거나 분노감정이 누적된다.

성인기
ADHD 아동의 50~65%에서 성인기까지 주의산만한 경향이 지속된다. 성인이 되면 과잉활동은 감소하지만 주의산만과 부주의는 없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중 25%가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반복해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사회규범에 반하는 무책임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또 정상인에 비해 큰 사고를 당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더 많다.


산만한 아이는 다 ADHD?


그렇다면 부산하고 산만한 아이는 모두 다 ADHD인가? 결론은 아니라는 것. 가정환경의 변화나 학교입학과 같은 새로운 사회에의 적응 단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바람에 안절부절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부산하고 산만한 것만 ADHD로 생각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ADHD 아동 중에는 과잉행동이 없이 집중력에만 문제가 있는 ‘조용한 ADHD’도 있다는 것인데 수업 중 멍하니 딴 생각에 빠져있거나 머리는 좋은데 학업성적이 의외로 부진한 아이들이다. 이런 경우는 남아보다 여아에게 많다.

ADHD로 인한 학습부진은 저학년 때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 점차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진다. 이 밖에도 다른 일에는 짧은 시간도 집중을 못하는데 인터넷에는 몇 시간이고 매달려 있다거나 하는 ‘주의력 조절 결핍’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즉 ADHD는 ADHD 질환의 특성을 잘 알고, 임상경험과 수련을 받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알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ADHD는 가정교육이 잘못된 탓이다?


부모가 아이를 체벌하거나 아이의 요구를 다 받아줘 ADHD가 생긴다는 소문이 있다. 이런 소문은 ADHD 질환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를 ‘나쁜 부모’로 만들고, 또 그 부모 스스로는 ‘죄인’처럼 자책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근거가 없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체벌이나 금지 등을 강하게 하면 ADHD 증상이 더 심해지기는 하지만 결코 학대나 잘못된 교육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뇌에는 자기 통제, 동기 부여 등을 관장하는 부위가 있다. ADHD는 여기서 분비돼야 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부실하게 분비돼 주의산만과 집중력 결핍, 충동성, 공격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ADHD 증상 중 과잉행동은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면서 자연히 줄어든다. 하지만 주의력 결핍, 충동성은 청소년기 혹은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실제로 소아청소년 ADHD의 50%는 성인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치료되지 못한 ADHD는 학업, 직장, 사회활동에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 때문에 ADHD는 질환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또 ADHD는 방치될수록 다른 문제를 동반해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ADHD는 그 증상이 확실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되기


ADHD든, 틱장애든 또는 건강한 자녀든 자녀교육에는 부모의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표경식 원장의 결론이다.

부모가 천천히 알려준다고 해도 아이들(틱장애/ADHD)은 이해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부모가 알려준 방법대로 잘 하지 못하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여러 번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 부모의 방법대로 따라 올 것을 너무 강요하면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일도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틀린 것을 지적해서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들의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표경식 원장은 “부모는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조건에 관심을 기울여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이의 자아상은 바로 부모가 만드는 것”임을 누차 강조하며 강의를 맺었다.

 

 

 

 

 

 

 

 

 

 

 


 

 

◇ 지난 21일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라는 주제로 학부모 공개강좌가 나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