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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나주천 오리부부 "데이트하네"

by 호호^.^아줌마 2010. 1. 6.

 나주천 오리부부 "데이트하네"

 

 2010년 1월 6일 점심나절 나주천 동점문 부근에서 

 

나주에서 나고 자라 사십 수년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가끔 찾아간 곳이 그런 곳일 때는

마치 십오소년 표류기의 주인공처럼

가슴이 퉁게퉁게~~~

나주교회 성도들이 지난 성탄절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 한 장 나누기 행사를 벌여

모금한 성금으로 연탄배달을 한다길래 찾아나선 곳이

나주시 중앙동 박OO 씨 댁.

주소도 모르고 어디쯤이라더라 하는 말만 듣고 찾아나섰다가

운 좋게 만난 오리부부.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오리털 파카로 중무장을 한 채

나주천에서 한가롭게 점심거리를 찾는 이들 부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파파라치 호호^^-

 

 

"내 사랑 오 마담! 점심시간도 됐고 하니 슬슬 요기나 한번 해봅시다."

"이런 날 꼭 내가 찬물에 발을 담가야 되겠수? 좀 잡아다 줘봐욧"

"어헛, 이 심각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어찌 그런 나약한 소릴하누. 어여 따라와."

"에구~~ 내 팔자야!!!"

 

 

"어~~ 시원하다. 톡 쏘는 게 사이다 맛이네.

오 마담, 어여 한 모금 혀!!"

"당신이나 실컷 들이켜욧. 엄동설한에 뭔놈의 사이다 타령이람?"

 

 

"궁시렁 거리지 말고 어여 따라와.

자, 피래미 한 마리 그쪽으로 몰테니까 어여 입질혀.

아, 지나쳐 버렸잖여. 뭐혀!"

"그딴 피래민 안 먹어욧. 참붕어라면 모를까..."

"허참~, 이놈의 마누라쟁이가 아직 배를 안곯아 봤구만.

한 사나흘 쫄쫄 굶어봐야 알려나?

오늘 밤부터 날씨가 더 추워진다는디 여기도 얼어불믄 그나마도 없어. 빨랑 되는대로 먹어둬."

"하이고~ 내 팔자야.

진즉 청둥오리 영감 따라서 저 영산강 본류로 진출했어야 하는건데...

거긴 참붕어, 누치, 쏘가리, 빠가사리가 득실득실 하다든디

이런 개천바닥에서 내꼴이 이것이 뭣이냐고요."

"뭣이여? 청둥오리 영감이 어쩌고 저쩌?"

"아녀요. 어여 몰아봐요. 큰놈으루다가..."

 

 

"자, 다리 밑으로 몰테니까 놓치지 말어."

"아, 궁딩이를 좀 치워봐야 뭘 잡든가 말든가 하죠."

"아, 이눔의 마누라쟁이가 왜 대낮부터 거길 건들고 난리여?

나 보고 여기서 시방 뭘 어쩌라는 거여?"

 "어마맛, 이 영감탱이가 뭔 소릴 하는겨?

저기 저 아짐이 내가 밤낮없이 밝히는 여편넨줄 알거 아녜욧."

"아, 그럼 어뗘? 임자 일루와 응???? 흐흐흐흫"

"어마어맛... 이 영감탱이가 뭔 주책이래?"  

 

겨울 물오리

 

                                   이원수

 

얼음 어는 강물이
춥지도 않니?
동동동 떠다니는
물오리들아
얼음장 위에서도
맨발로 노는
아장아장 물오리
귀여운 새야
나도 이젠 찬바람
무섭지 않다
오리들아, 이 강에서
같이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