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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나주의 정월대보름 풍속

by 호호^.^아줌마 2010. 1. 13.

나주의 정월대보름 풍속

 

 

사진은 작년 정월대보름에 영산강둔치에서 열린 대보름맞이 세시풍속놀이한마당잔치.

 

나주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이 세시풍속놀이 한마당잔치는

풍년기원제인 당제에 이어서 나주시민대동줄다리기, 농악경연대회와 함께,

세시풍속놀이마당(윷놀이․제기차기․널뛰기․투호), 아빠와 함께하는 연 만들어 날리기, 불깡통 돌리기 같은 다채로운 가족놀이마당도 함께 열립니다.

  

 

나주 유명인사들이 나주의 전통 동서부줄다리기 앞잡이를 하고 있군요.

신정훈 시장과 강인규 시의장이 한 편이고, 정경진 문화원장과 이기병 도의원이 상대편.

줄다리기만 한 편일 게 아니라 나주를 위해서 일도 좀 한마음으로 하시지... 

 

각설하고,

나주에서는 오래전 온 고을 사람들이 동·서로 나누어 줄다리기를 하던 풍습이 있는데요,

이 동서부줄다리기는 돌싸움과 장대놀이로 시작되는데,

어찌나 성행했던지 다치는 사람이 많아 위험한 놀이라 하여 없어지고 줄다리기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놀이는 정초부터 시작해서 정월 20일경에 끝이 났다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할 수가 있겠죠?

먼저 읍내 동쪽에 사는 사람과 서쪽에 사는 사람들이 동서로 나뉘어 각기 마을 집집마다 새끼줄을 추렴하고 인원도 동원하고,

아녀자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줄다리기를 할 때 먹을 주먹밥을 만들기 위해 쌀을 거둡니다.


이때 새끼줄이고 쌀이고 거절하는 이가 없었다고 하는데,

양쪽은 각기 가가호호에서 거둔 새끼줄로 각기 길이 300m, 앞부분 굵기 30cm쯤 되는 커다란 줄을 틀고 고를 만드는데

서부가 남성의 고를, 동부가 여성의 고를 만듭니다. 줄의 크기는 줄 위에 앉으면 발이 들릴 정도였다고 하니 그 크기를 짐작할 만하죠?


나주출신 소설가 오유권 씨의 소설 ‘방앗골 혁명’에 나주의 동서부줄다리기 장면이 등장하는데,

온 고을 사람들이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같은 집안이라도 소속이 다르면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에는 말도 하지 않고 지냈을 정도로

그 승부를 크게 여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승부에 막바지에 다다르면 처음에는 청년들만 나섰다가 자기편이 조금 끌려가는 듯하면

아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줄에 달라붙어 줄을 당기면서 거의 닷새, 엿새 가량이나  남녀노소가 잠을 안자고 기를 쓴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승부가 나면 이긴 편은 승전고를 울리고 삼현육각을 잡히며 말을 타고 집집을 돌아다니면

집주인들이 술과 음식, 돈을 내놓고 서로 기뻐했다는데요, 게다가 이긴 편에는 나주목사가 그 해의 부역을 면제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큰 승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정월 보름날의 민속놀이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여성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지만,

나주의 동서부줄다리기는 서부측 남성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아마도 농사에는 남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때문이 아닌가 여겨지는데요,

이 놀이는 일제강점기까지도 성행했는데 일본인들이 군중이 모여 단체경기를 하는 것을 꺼려 중단시켜 버렸다고 합니다.

 

그 뒤로 마을별로 소규모로 줄다리기를 하는 마을이 있지만 나주사람 전체가 줄다리기에 매달리는 전통은 맥이 끊기고 말았는데,

지난 2008년 10월 영산강문화축제에서 이 대동줄다리기가 재연이 됐고, 또 지난해 정월대보름행사에서 펼쳐졌습니다.

 

올해는 2월 28일이 정월대보름인데 일요일이니까 아마도 그 전날인 27일에 열리지 않을까 싶군요.

유익한 정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