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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햄스터 키우실 분 연락주세요!

by 호호^.^아줌마 2010. 7. 14.

 

"딸의 꿈을 위해 키우게 된 햄스터,

그런데 지금은 무섭습니다ㅠ.ㅠ"

 

어제 아침 집에서 키우는 햄스터가 새끼를 물어서 피투성이를 만들더니 심지어 먹었어요. 어찌 이런 일이...


이 어미햄스터가 한 달 만에 두 번이나 출산을 해서 다른 우리에 넣어두었다가 다시 원래 집으로 옮기는 과정에 수컷이 달려들자 맹렬하게 싸우더라구요. 재빨리 떼어서 새끼들이 있던 우리에 넣었는데 아마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실수로 문 것 같아요.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어서 그냥 출근을 했다가, 저녁에 들어가서 딸들에게 새끼가 무사한 지 살펴보라고 하니까 안 보인다는 거예요. 그러더니 조금 있다 아이들이 “어미 햄스터가 죽은 새끼 햄스터를 먹고 있어!” 소리를 지르는데, 도저히 쳐다 볼 엄두가 나지 않아 남편에게 처리를 하라고 했죠.


왜 그런 짓을 했을까요? 아무리 짐승이지만 모성본능이 있을텐데... 큰딸 말로는 어미 햄스터가 울면서 먹더래요. 눈에서 눈물 같은 게 흘러나오더라고...동물들은 새끼를 낳고 태를 먹는다고 하던데, 새끼 사체를 그런 식으로 눈물을 머금고 처리한 걸까요?

 

우리딸의 해석입니다. 어미햄스터가 자기 새끼를 사랑해서 사람들이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먹는 거라고...

맞는 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잔인하잖습니까. 애들 아빠가 빼내서 밖으로 가져다 버렸습니다. 

 

작은딸이 밤새 잠을 못 자고 뒤척입니다. 왜 그러냐 물으니 어미가 또 새끼를 죽일까봐서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온답니다.

그러지 않을 거라고 타일러 재우는데 햄스터 소리가 나면 또 벌떡 일어납니다.

아침에 일어마자마자 햄스터 우리로 달려가 새끼들 수를 세 보더니 "다행이다!" 하며 일어납니다. 


앞으로 이 햄스터들을 어찌 키울지 고민입니다. 처음에 한 마리만 키우다가 아이들 학습지 교사가 수컷을 가져다 준지 석 달 만에 새끼를 열 마리 낳았는데 채 한 달도 안돼서 또 일곱 마리를 낳는 겁니다.


일단 수컷을 다른 우리에 격리해놓고, 먼저 난 새끼들 우리 하나, 나중에 난 새끼들과 어미 우리 하나, 거기에 고슴도치 부부 우리 하나까지...


거실이 이 녀석들로 난리법석이 된지라, 누가 좀 가져다 키웠으면 하고 말을 꺼내는데 다들 하나 같이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고민입니다. 다행히 아이들 학습지 교사가 다른 학생들에게 선물한다면서 먼저 난 새끼 세 쌍을 가져갔고, 나머지도 한창 귀염을 부리며 놀고 있습니다.


사실, 딸들 때문에 키우기는 하지만 귀찮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햄스터들이 노는 모양을 보면 귀엽고 영특해서 웃음이 나올 때가 종종 있어요. 온갖 재간을 다 부리며 놀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닥치고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겁도 나고, 한 달에 두 봉지 먹던 사료가 세 배로 껑충 뛰니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햄스터 파는 가게에 가져다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자기들도 처치곤란이랍니다.


누구 햄스터 키우실 분 연락주세요. 나주에 사시는 분이나 가까이 계시는 분이면 직접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010-3607-1393


 

 

우리딸의 꿈은 사육사입니다.

그래서 그림이고 일기고, 글짓기고...

온통 동물얘기 투성입니다.

실제로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여다 보고

저녁에 들어오자마자 또 들여다보고...

그런 아이한테 아빠는 '대한민국 여검사'가 되라고 타이릅니다.

"뭐 검사하는 건데?" 반문하는 아이한테 말입니다.

사육사는 좀 그렇고 아픈 동물들 돌봐주는 '수의사'는 어때?

이거 제 바람입니다.

사육사 보다는 밥벌이가 더 될 것 같은,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서입니다.

일단, 딸이 생각해본답니다.

어떤 꿈을 키워가든 지극정성으로 해내기를 응원할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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