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주이야기

동네축제에 그친 영산강문화축제 '이대론 안 돼'

by 호호^.^아줌마 2010. 11. 3.

 

기획…영산강문화축제 이대로 좋은가

 

올해 영산강문화축제의 백미로 손꼽힌 ‘북의 향연’, 각 읍면동에서 자원한 100명의 고수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하나의 가락을 연출해 내 화합과 상생을 갈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대변했다.



 동네축제에 그친 영산강문화축제 '이대론 안 돼'

 

기획력 부족 곳곳서 ‘삐그덕’ 경제축제 기대 못 미쳐

나주역사와 지역축제 정체성 살린 아이콘 모색 시급


축제는 끝났다.

10월 막바지 주말과 휴일, 금성관 일원을 뜨겁게 달궜던 ‘2010 나주영산강문화축제’가 사흘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올해 영산강문화축제는 ‘나주의 얼, 나주의 미래’를 기치로 민간주도형 지역축제와 제16회 나주시민의날 기념식, 그리고 나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주관해 온 나주청소년문화축제 등 산발적이던 행사들을 집약형 축제로 이끌어냈다는 성과를 낳았다.

 

하지만 관 주도 축제에서 민간주도 행사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치른 첫 축제였다는 점에서 수많은 과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나무목문화의 중심지 금성관 일원에서 펼쳐진 2010 영산강문화축제를 되돌아본다.

 

 

 



기획은 ‘그럴 듯’ 내용은 ‘글쎄요’


이번 영산강문화축제는 ‘나주의 얼과 나주의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나주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뻗어나가는 나주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이에 따라 마련된 프로그램이 나주목사 부임행사와 나주읍성 수문군 근무의식, 창작마당극 ‘김천일’, 북의 향연 등 기획행사와 읍면동 풍물농악경연, 생활체조 경연, 농사철인 5종 릴레이 경기 등 경연대회, 그리고 국악공연과 나주들노래(동강, 노안, 다시), 청소년 페스티벌, 시민한마당 노래자랑 등의 공연행사, 전통문화체험과 역사문화체험 등 9종의 체험행사, 8종의 부대 행사로 치러졌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내용과 다채로운 시도와는 달리 진행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대체적으로 알맹이가 없었다는 반응들이다.

그동안 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이관하는 과정에 시간적으로 촉박했던 점과 예산이 기존의 예산 보다 절반수준으로 깎이면서 결국 동네축제로 만족해야 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번 축제는 나주의 역사와 전통, 영산강을 기반으로 한 농경문화와 시민참여마당 등 4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기는 했지만 각각의 마당이 연계되지 못한 채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져 나온 데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안겨주는데도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영산강문화축제에 영산강은 어디로?


영산강문화축제에 ‘영산강’이 없다는 지적은 영산강문화축제를 영산강 일대가 아닌 금성관 일원에서 시작할 때부터 제기돼 왔다. 나주 한복판에서 영산강을 주제로 축제를 하는 의미를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붙들어 놓고 일부러 설명을 하지 않는 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결국 이같은 딜레마는 축제 참가자들에게 축제의 선명성을 알리는 데 한계로 드러나고 있으며, 영산강과 나주목문과, 나주 농경문화와 특산품 등을 두루치기로 알린다는 점에서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축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나주 전통음식과 특산품 등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 없이 각 읍면동과 기관단체들에게 내맡기다시피 한 음식코너는 단체들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해 지역손님 끌어당기기에 급급했으며, 춤과 노래자랑 위주의 무대구성은 ‘먹고 놀고 마시는’ 소비 향락적 축제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나주의 역사현실과 동떨어진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역사관 이동차량 운영과 조잡하게 구성된 나주역사 3D영상체험관, 널빤지에 완사천 풍경을 걸개그림으로 걸어놓은 포토-존 운영 등은 시민들의 기대수준과 동떨어진 수준이하의 코너들로 외면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나주지역축제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은 나주목사 부임행차와 수문군 근무의식, 그리고 우리지역 대표 들노래와 농악경연 등 나주의 전통과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공연 외에 각 읍면동에서 10명의 고수를 선발, 전체 100명으로 구성된 북의 향연 공연 등은 참가자들과 시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는데 일조했다. 

 

 


상가축제 동반성장 가능성은?


나주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치러진 나주사랑 상가축제 역시 당초 상가 활성화를 도모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당초 의도를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축제기간에 매상이 떨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상인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한 음식점 주인은 “시내 중심부 교통을 막아놓으니 오던 손님도 발길이 뚝 끊겨 매출이 평소 보다 3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고 울상을 지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상가축제라고 해서 별다른 서비스가 있을 줄 알았더니 오히려 상인들이 불평만 늘어놓고 있더라”며 혀를 찼다.

하지만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상가축제는 지역 상인들이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하는 마음으로 경품을 제공하고, 볼거리를 마련, 지역민들과 함께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기에는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영산강문화축제와 더불어 상승효과를 얻기 보다는 오히려 효과가 분산돼 두 축제 모두 정체성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축제추진위원들과 상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영산강문화축제, 지금부터 다시


이번 축제를 주관한 나주시축제추진위원회 정경진 위원장은 “영산강문화축제가 지난 8월 민간주도형 축제로 전환되면서 시간적으로 촉박한 가운데 진행돼 미흡한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저예산 고효율’ 축제로 치른다는 방침에 따라 많은 출연료를 요구하는 가수 초대와 눈요기용 이벤트 프로그램을 줄이는 대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로 치르는 데는 충분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나주시는 지역 특산품 판매 촉진과 지역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많은 예산과 인력을 지역축제에 지원해왔다. 영산포홍어축제가 그렇고, 영산강문화축제, 그리고 각 읍면동에서 펼쳐지는 크고 작은 주민축제 등이 여전히 시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지역축제를 민간으로 이양해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산과 인력에 있어서는 행정을 해바라기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산강문화축제는 앞으로 성공이 관건을 자생력을 갖추는 데 두고 축제추진위원회 진용부터 다시 정비해야 한다.

축제에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입는 단체와 기관을 배제하고 축제기획 전문가와 조직운영 실무자, 지역 각 분야에 걸쳐서 폭 넓은 조정자의 역할을 해낼 사람이 축제추진위원이 돼야 한다.

축제추진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전적으로 축제기획 전문가의 참여가 보장돼야 하고, 새로운 무엇을 시민들에게 보여준다는 생각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원과 환경을 활용해 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공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축제 프로그램과 행사 담당자를 철저하게 공모제로 전환해 좀 더 참신하고 알찬내용을 담보할 수 있는 운영의 묘(妙)를 발휘해야 한다.  

나주의 축제는 나주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효과를 시민들 스스로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시민들에게 마구 퍼주는 축제가 아닌 시민들 스스로 자원봉사적인 참여로 살아있는 축제가 되도록 유도해 내야 할 것이다.  

 

 

 

이번 영산강문화축제에서 선보인 마당극 ‘김천일’.

나주의 역사인물을 조명하는 중요한 테마에도 불구하고

내용과 구성, 진행이 긴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축제한마당.

남평읍 생활체조팀의 ‘황진이’ 공연과

왕곡면 생활대표팀이 선보인 ‘쏘리쏘리’

 

 

이번 영산강문화축제의 주역은 단연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이 ‘끼’와 ‘기’로 꾸며낸 무대는 그 어떤 인기가수의 출연 보다 진지하고 뜨거웠다.

 

 

축제 이튿날

나주목사내아 앞에 마련된 청소년의 거리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청소년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들만의 행사를 즐겼다.

 

  

 

축제 이튿날

금성관 뜰에 마련된 체험마당

썰렁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하다.

마지막날 사정은 좀 나아졌다.

축제의 성공여부가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데 있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끌지 못하는 축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나주의 역사현실과 동떨어진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역사관 이동차량 운영과

조잡하게 구성된 나주역사 3D영상체험관,

널빤지에 완사천 풍경을 걸개그림으로 걸어놓은 포토-존 운영 등은

시민들의 기대수준과 동떨어진 수준이하의 코너들로 외면을 사기에 충분했다.  

 

 

 

 

나주지역축제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은 나주목사 부임행차와 수문군 근무의식,

그리고 우리지역 대표 들노래와 농악경연 등 나주의 전통과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공연 외에

각 읍면동에서 10명의 고수를 선발, 전체 100명으로 구성된 북의 향연 공연 등은

참가자들과 시민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주는데 일조했다.

 

 

  나도 궁사(弓師)

고구려 탁본하나 떠갈까?

 

 

 

축제현장의 특별한 재미를 더해주는 체험마당은

축제 참가자들에게 추억과 함께

오랫동안 지역축제를 기념할 수 있는 전리품을 남긴다는 점에서

빠지지 않는 코너다.

 

시민노래자랑에서 대상을 받은 노안면 주민

성함은 나중에... 

 

 

◇폐막 선언을 하는 나주시의회 김덕중 의장과 임성훈 시장, 정경진 축제추진위원장

 

나주시축제추진위원회 정경진 위원장은
“영산강문화축제가 지난 8월 민간주도형 축제로 전환되면서
시간적으로 촉박한 가운데 진행돼 미흡한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저예산 고효율’ 축제로 치른다는 방침에 따라
많은 출연료를 요구하는 가수 초대와 눈요기용 이벤트 프로그램을 줄이는 대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로 치르는 데는 충분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영산강문화축제가 나주만의 동네축제가 아닌

남도를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해 나가기 위한

패러다임 쉬프트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