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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스크랩]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by 호호^.^아줌마 2011. 10. 17.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김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남도의 가을이 익어갑니다
당신에게 보낼 선물이 있습니다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지금 당신의 마음이 머문 곳
그 곳으로 남도의 가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허리 굽은 엄니는
벌써부터 가을걷이에 나섰습니다
당신에게 보낼 팥이며 돈부, 깨를 털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당신의 주소를 알려주세요
남녘의 솔바람편으로 실어보내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러 있건
그것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 가을, 어차피 우리는 그곳에서 만날테니까요

 

*

 

현,

'나주뉴스'

에서 편집국장으로

 일하는 양순씬 과거에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그 시절로부터 오롯 아름다운

기자를 꿈꾸며 오늘에 이르렀다.  사랑할 것을

사랑할 줄 알며 맑은 미소에 착한 코사지를 달고 다닌다.

작고 크며 여리고 강한 여자다. 문화관광해설사를 자랑하며

시나리오 작가 같은 글쓰기를 쑥스러워한다. 우리시대 프리렌서로

나무 위를 오르고 싶다가도 동시대 시골아짐으로 낙엽 흩날리는 것을

감사해 한다. 부러워할 것을 부러워할 줄 알정직한 가슴에 연민의

리본을 달고 다닌다. 꽃을 사랑하지만 또한  그 꽃을 내이신 하느님

좋아하는 것 같다. 그가 쓰신 교과서를 읽다가 문득 그 분

은혜에 감사한 콧물을 몰래 훔칠 수 있는 손수건 한장이면

되었지만 그래도 인생에 밑줄 긋는 연필 한 자루쯤은 

내가 꼭 선물해주고 싶은 여자이다. 이 가을, 웃

다가 시 한편을 끄적거렸다 한다.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이 낙서에

목을 부쳐 내 뽀뽀한다.

 

 

 

 

 

출처 : 전남들꽃연구회
글쓴이 : 김진수 원글보기
메모 :

언젠가 제 블로그에 실었던 내용인데...

시도 뭣도 아닌 것을 시인께서 손수 시라고 저리 포장을 해주셨습니다.

얼굴에 화롯불을 갖다 디미는 것처럼 화끈거립니다.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남도의 가을이 익어갑니다

당신에게 보낼 선물이 있습니다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세요

지금 당신의 마음이 머문 곳

그 곳으로 남도의 가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허리굽은 엄니는

벌써부터 가을걷이에 나섰습니다

당신에게 보낼 팥이며 돈부, 깨를 털어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당신의 주소를 알려주세요

남녘의 솔바람편으로 실어보내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러 있건

그 것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 가을, 어차피 우리는 그곳에서 만날테니까요

 

 

 

  

 

나주시 산포면 등수리에 사신다는 김단례(86)할머니.

길가에 심어진 콩, 팥, 돈부를 따고 있습니다.

"추석때 묵을라고. 송편 맹글어서..."

객지생활하는 자식들,

                                                                                                     추석 쇠러 오는 아들, 손자, 며느리에게

                                                                                                    고향의 맛을 전하기 위해 손품을 파는 시골엄니의 모습

                                                                                                             바로 당신을 기다리는 남도의 마음입니다.

    

 

남도의 들녘은 벌써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풍년입니다.

벼농사는 식량을 제공한다는 차원을 뛰어 넘어서

수자원 보존과 홍수조절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또 자연환경을 보호해서 사람들에게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그야말로 생존기반기능을 갖고 있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벼들이 당신에게 절을 합니다.

겸손히 간구합니다.

"형님, 누님들, 쌀 좀 많이 묵어주쇼!"

 

아시는지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쌀의 양이

1996년 120㎏이던 것이 2008년에는 75.8㎏으로

12년 만에 44.2㎏이나 줄었답니다.

지금보다 5%만 더 쌀을 많이 먹어도 

                             정부 양곡창고에서 썩고 있는 쌀재고를 24만톤이나 줄일 수 없답니다. 

 

 

 

 

 

 

 

 

 

 

 

 

 

 

 

 

 

남도땅 나주의 깨끗한 들녘에서 자라난 나주배!

올 가을과 겨울, 당신의 미각과 건강을 

찾아주는 맛의 전령사가 될 것입니다.  

 

 

 

 

  

 

뜨거운 가을 햇볕에 알알이 맛을 더해가는

대추와 석류, 사과와 배...

이 모든 것이 남도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엄니는 어느덧 토란대를 다듬어

맑은 가을햇살 아래 널어두었습니다.

고추도 빨갛게 잘 익었군요.

아하~

참깨는 아직 한참 더 여물어야겠습니다.

한 엿새 정도 지나야 털어내겠군요.

 

어릴적 엄니에게 등 떠밀려

금성산 오두재 산밭으로 끌려가던 일이 어찌나 싫었던지...

 

"혼자 가면 무서운께 그냥 옆에서 놀고 있으란마다"

시원찮은 딸내미나마 옆에 있어주는 게

위안이 되었던 것일까.

 

엄니는 땡볕 아래서

콩밭, 깨밭 김을 매는데

속 없는 딸내미는 밭 고랑 고랑을 뛰어다니며

잠자리 잡는다 설치고,

산자락에 익어가는 풋단감 딴다며

북새를 떨던...

  

 

 

남도의 풍성한 가을을 당신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숨쉬는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서 솔바람 편에 실어보내겠습니다.

  

 

봄부터 피고지고 피고지고를 반복하던

능소화도 가을볕에 마지막 떨기를 피워냈습니다.

여전히 부지런한 꿀벌은 가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아는지

분주하게 꽃을 드나듭니다.

 

 

벽오동 나무 그늘에서 바라보는 가을하늘도

 

 

낡은 슬레트 지붕 오랜 담장 위에 핀 수세미꽃도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도 그러겠지요?  

 

 

들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촌로 부부의 등 뒤로

가을 햇살에 쏟아집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이 풍요로운 수확을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주소를 남겨주십시오.

대한민국 남도의 가을을 한꾸러미 당신께 보내드리겠습니다.

 

♬♪♩♬ 오세은  '아리랑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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