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이야기

쇼팽 피아노협주곡 제1번 E장조 Op.11

by 호호^.^아줌마 2011. 11. 4.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E장조 Op.11

Piano Concerto No.1 Op.11 in E Minor

 

1. Allegro maestoso - 전악장 연주

Krystian Zimerman, piano

 

청년 쇼팽의 신선함과 현란함이 묻어나는 피아노 협주곡 No.1은 여러면에서 No,2와 공통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으며, 두 곡 모두 훔멜과 필드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Allegro maestoso) e단조 3/4


형식은 고전파에서 확립한 협주적 소나타 형식을 응용하고 있는데 조성의 구조는 전통적 작곡 양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제시부 곡 첫머리에 관현악의 합주가 제 1주제를 연주하는데, 2악절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주제 전반부는 바이올린이 포르테로 연주하는 선율이며 제 1주제 후반부 역시 바이올린이 레가토 에스프레시보로 부드럽게 나타난다.

제 2주제는 현이 연주하는 E장조 칸타빌레의 감미로운 선율이다. 이 선율이 여러번 반복된 후, 다시 제 1주제가 흐르다가 마지막에 피아노 독주를 유도한다. 피아노는 처음부터 기교적으로 장식하면서 제1주제(전반부 선율은 첫머리 동기만 다루고 후반부 선율이 중심)를 화려하게 연주한후, 비르투오소적인 처리를 점점 덧붙인다.

제2주제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고 마지막에 관혁악 합주로 제시부를 끝낸다.

발전부는 피아노가 C장조로 제 1주제의 후반부를 처리하는 곳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피아노의 겹침음, 스케일, 아르페지오가 더 다양하게 조바꿈하면서 화려하게 전개된 다음, 다시 모든 관현악의 합주로 시작하는

재현부가 되어 제 1주제의 전반부가 관현악으로 제시되는데, 그 후반부는 피아노가 담당한다.

제2주제의 재현은 역시 독주 피아노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조성은 G장조이다.(위 제시부 제2주제(E장조)와 조성비교) 이는 당시엔 아주 파격적인 시도로서, 도날드 토비 (Donald Tovey)는 여기에 대해 그의 저서, ''''Essays in Musical Analysis'''' (Vol.Ⅲ p.103) 에서 ''''자살적''''(suicidal)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로 평하고 있다. 하지만, 쇼팽이 작곡상의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선율의 화성적 색채를 위한 고려에서 나온 과감한 선택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는 19세기 당시에는 아주 혁신적인 것으로 훗날 많은 후세 작곡가에게 영향을 주었다.

마지막에 화려한 기교를 발휘한 피아노에 의한 아지타토의 패시지를 거쳐 제 1주제 첫머리의 악상에 의한 코다에 이르고, 관현악곡을 끝맺는다.


2악장 로망스.라르게토 E장조 4/4


''로망스''(Romance)라는 타이틀을 가진 2악장 (Larghetto)은 개개인의 깊은 내면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악장에 대해선 쇼팽 자신이 1830년 5월 15일자 편지에서 「ㆍㆍㆍ낭만적이고 조용하며, 반쯤 우울한 마음으로 즐거웠던 무수한 추억들을 상기시키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일으키게 하려고 했어. 예를 들면,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려 있는 밤처럼ㆍㆍㆍ나는 그 반주를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맡도록 작곡했어. 효과가 잘 나면 다행이지만, 이제서야 알겠어」 라고 적고 있다.


곡은 녹턴풍의 성격을 가진 우아한 음악이다.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피아니시모의 짧은 서주에 이어 피아노가 칸타빌레의 주제를 연주한다. 주제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후반부는 B장조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겹침음과 여러 가지 장식 기교로 꾸며지며, 현과 파곳이 대선율을 연주한다. 주제가 모두 연주된 후, 바이올린에 의한 두마디의 간주를 거쳐 주제의 첫머리 부분이 장식을 새롭게 하여 다시 피아노로 연주된다.


이어서 중간부로 들어가, 약간 어두운 c#단조의 새 주제가 아지타토로 나타난다. 이것이 끝나면 주제 후반부가 G#장조로, 이 또한 복잡한 장식으로 파곳의 대선율을 동반하면서 되돌아 온다. 피아노가 하행하는 인상적인 카텐차를 연주한 후, 관현악이 E장조로 주제를 재현함과 동시에 피아노가 음계와 아르제이오로 구성된 셋잇단음표의 경쾌한 움직임으로 그것을 장식하면서 조용히 연기처럼 사라지고, 아타카로 다음 악장이 이어진다.


2악장은 쇼팽이 사랑하던 성악가 Konstancja Gladkowska를 생각하며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No.2의 2악장과 거의 비슷하지만, 2번의 2악장보다는 극적인 대조를 보이지 않고, 멜로디 라인이 더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다.

 

3악장 론도. 비바체 E장조 2/4


발랄하고 우아하며 품격 있는 론도이다. 론도 (Vivace)는 쇼팽의 민족주의적 충동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폴란드 민속춤 중 하나인 크라코비아크(Krakowiak)에서 유래된 요소들이 이 악장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협주곡 No.2의 3악장에서는 마주르카가 사용되어 있는 점이 흡사하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크라코비아크는 폴란드의 Cracow(Krakow)라는 도시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2/4박자의 당김음(syncopation) 유형의 리듬이 특징인 춤이다. 이 춤은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그룹에 의해 외치기도 하면서, 즉흥적으로 노래하면서, 또 발뒤꿈치로 바닥을 치면서 추는데, 19세기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독특한 관현악의 합주에 의한 서주에 이어서 론도주제의 스케르초로 시작한다.

이것은 8마디의 경쾌한 선율을 기초로 하여 여러번 반복되는데, 경쾌한 반복 진행의 움직임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것이 이 주제를 더욱 경쾌하게 만든다. 이어서 피아노가 연주하는 리졸루토, c#단조의 새로운 선율에 의한 에피소드가 된다.

그것이 끝나면 피아노가 리듬감 있는 A장조의 부주제를 제시한다.


그리고 조급한 에피소드로 들어간다. 론도 주제가 다시 나타나는데, 그 처리가 처음 나왔을 때와는 다르다. 에피소드, 부주제를 거쳐 마지막에는 화려한 코다가 되어 피아노가 연주하는 셋잇단음표의 음계적 움직임으로 끝을 맺는다.

3악장에서는 다소 교묘하면서도 모호한 악센트로 인하여 리듬의 흐름이 가끔 난해해지기도 한다. 또 조성에 있어서는 E장조의 제 1주제가 e♭단조로 재현되고 있고, 이는 1악장에서 보여진 것처럼 혁신적이면서 독창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피아노 협주곡 총설


쇼팽은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 작곡했는데, 그 곡들은 작품의 연대와는 반대로 순서가 뒤바뀌어 출판되었다. 현재 ''2번 바 단조'' 작품 21로 알려져 있는 곡은 1829년에 작곡되어 1836년에 출판되었으며, 그 곡보다 작품 번호가 빠른 ''''1번 마 단조'''' 작품 11은 ''바 단조''의 이듬해인 1830년에 작곡되어 1833년에 출판되었다. 두 곡 모두 쇼팽의 청년 시절, 즉 고국 폴란드에 있을 때 창작된 것이어서 후년의 원숙기 작풍에서 보이는 내용의 깊이와 작곡 기법의 변화 및 완벽성이 부족하다는 흠이 있다. 그러나 청년기 특유의 깊이 있는 정서, 신선한 감각, 표현의 다양함과 현란함 등 후기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엿보인다. 더구나 이것을 19~20세 청년의 창작물이라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거기에 번뜩이고 있는 하늘이 준 재능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 협주곡들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평이다. 따라서 훗날 많은 사람들이 관현악 파트에 손을 가했는데, 그중에서도 ''바 단조''에 대한 클린드워드(Karl Klindworth, 1830~1916), ''마 단조''에 대한 타우지히(Karl Tausig, 1841~1871)의 개정이 유명하다. 협주곡 전체의 양식에 후멜(Hummel)을 비롯한 당시의 비르투오소 양식의 영향이 배어 있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작곡 : 1830년

초연 : 1830년 10월11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쇼팽 자신의 독주로 이루어짐

출판 : 1833년

헌정 : 프리드리히 칼크브레

편성 : 독주 피아노,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4, 트럼펫2, 트롬본, 팀파니, 현약5부

연주시간 : 약40분

 

槪說

협주곡 1번 마단조는 1830년 4월에 착수되어, 고국 폴란드와 작별하기 얼마 전인 8월에 완성되었다. 쇼팽은 바르샤바에서 친구 티투스 보이체호프스키 (art : 이 티투스는 쇼팽과는 아주 단짝인 친구로 쇼팽이 훗날 프랑스에서 여생을 보낼 때도 늘 이 친구에게 편지를 계속 썼다고 한다) 에게 보낸 같은해 5월15일자 편지에서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새 협주곡의 아다지오는 마 장조야. 이 작품에서는 강렬한 같은 것을 추구하려고 하지는 않았어. 오히려 낭만적이고 조용하며, 반쯤 우울한 마음으로 즐거웠던 무수한 추억들을 상기시키는 장소를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일으키게 하려고 했어. 예를 들면, 아름다운 봄의 달빛이 어려 있는 밤처럼."


이렇게 쓴 배경에는 ''''바 단조 협주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두 번째 협주곡이어서 쇼팽의 서법은 한층 활달해져 있는데, 같은 해 9월22일자 편지에는 "이 곡을 연주해 보면 내가 피아노를 전혀 몰랐던 때와 똑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 느껴져. 정말 너무나 참신한 곡이라, 잘 연주하지도 못하고 끝나 버릴지 않을까 걱정이야." 라고까지 쓰고 있다. 이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곡에는 앞서 작곡된 ''''바 단조''''보다 훨씬 새로운 연주 테크닉이 개척되어 있다. 이 작품은 파리에 갓 진출했을 무렵 쇼팽을 도와준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정통파 피아노 교사였던 칼크브레너(F. Karlkbrenner, 1785~1849)에게 헌정되었다.


1830년 9월에 비공개적으로 선을 보인 후, 공식적인 초연은 10월11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쇼팽의 고별 연주회에서 이루어졌는데, 쇼팽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연주회에서는 그의 첫사랑이자 음악학교 출신의 젊은 소프라노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도 독창곡을 노래했다. 그 때문에 쇼팽은 대단히 긴장하고 무대에 섰던 것 같다. 다음 날 티투스에게 당시의 모습을 보고하며 이렇게 쓰고 있다.


"어제의 내 연주회는 대성공이었어. …전혀 두렵지 않았기 때문에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연주했지. …그와트코프스카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장미꽃을 꽂고 있었는데 너무 잘 어울렸어. 그녀는 로시니의 카바티나 ''''모든 것을 원망해(Tutto detesto) 부분을 아주 낮은 음까지 멋지게 불러, 치에린스키가 그것만으로도 천금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였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쇼팽의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타우지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손을 가했다. 그러나 피아노 부분은 소박한 오리지널 쪽이 피아노 파트를 훨씬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원곡대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

폴란드 땅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통합하여


두 피아노 협주곡 No.1과 No.2가 완성된 후, 쇼팽이 세번째의 피아노 협주곡을 시도했었다는 기록이 1834년 쇼팽의 아버지가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타나 있지만, 쇼팽의 건강상 이유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서는 화려한 찬사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레이션의 빈약함과 전통적 작곡 양식에 어긋나는 대담한 조성에 대해 반대하는 비평이 동시에 따라 다닌다.


위 1악장의 조성 변화에서 ''''자살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도날드 토비는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해선 ''''쇼팽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몇 몇 불필요한 트롬본 파트를 제외하면 과장 없고 정확한 피아노 반주''''로 해석 하고 있다.


피아노 협주곡에서 다시 한 번 쇼팽은 조국 폴란드에 대한 사랑을 유감없이 표출하고 있다. 바르샤바 언론은 다음과 같이 쇼팽을 이야기 한다.


"쇼팽은 폴란드의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알고 있고, 폴란드 마을 사람들 사이에 퍼져있는 노래들을 들어 왔다. 그는 폴란드 땅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들을 통합하여, 이를 자신의 독창적이고 고도로 숙련된 작곡과 우아한 연주로 승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