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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지석강의 봄풍경...김황흠

by 호호^.^아줌마 2012. 5. 14.

  드들강이라고도 부르는 지석강

지석강의 봄풍경

                                                              김황흠

 

비바람이 단단한 회초리를 들었는지 사정없이 휘몰아친다.

핀지 얼마 되지 않은 봄꽃들은 낙화와 함께 연두 잎 파릇한 싹을

오밀 조밀히 내밀었다.

유난히 비바람이 몰아치는 사월이다.

비바람이 긋고 간 방죽을 따라 걸어가는 동안.

아직도 가랑가랑 우산을 건드리며 투덜댄다.

잔소리가 꽤나 많이 남은 모양이다.

지석강 생태공원엔 우중의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후예들로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끌고 자전거도로를 통해 들어간 차들도 심상찮게 보인다.

세금으로 그나마 조성해 놓은 공간을

편리함을 앞세운다면 公共의 공간은

만들지 않음만도 못하는 공간으로 전략할 수 있다.

봄은 더디게 오는가싶더니 어느새 맵찬 비바람에

벌써 채비를 서두르는 품이다.

무엇이 그리 바쁜 건지 봄도 짬을 내주지 못하는가 싶다.

하천 주변으로 흐드러진 갓꽃이 일렁인다.

노란 물결은 참 이채로운 풍광을 보여준다.

갓 꽃대가 더는 클 수 없는 적당한 크기에서 일제히

노란 꽃불을 터트리고 있으니 바라보는 눈은 흐뭇하다.

꽃내는 코만을 자극한 게 아니라 바라보는 눈길도 출렁이게 한다.

예전엔 경작하던 농지가 있던 곳이라 그때는 자운영이 참 많았는데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많은 들꽃들이 사라졌다.

어디 자운영만 없어졌던가. 토끼풀, 현호색, 광대나물, 민들레, 개불알풀꽃 등등

수많은 들꽃들이 사라지고 거기엔 조팝나무를 비롯한 다른 개체의 식물군을 운집해 두었다.

그런 면에서 참 아쉬운 부분들이 많음은 부인 할 수 없다.

그나마 모퉁이에서 토끼풀이 간혹 보였다.

하나씩 하나씩 뒤바뀐 생태가 다시 복원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는 봄날을

붙잡는 마음과도 같다.

노랗게 물든 갓꽃 사이를 걸어가는 사람들도 몇몇 보이는 강가,

지난겨울의 삭막하고 을씨년스럽던

이 공간은 어느새 봄빛을 담뿍 머금고 진초록으로 물들어

노란 물결과 어우러졌다.

 

   

첨부파일 엄마야누나야(소프라노성화진).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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