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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나주시립합창단, 대대적인 물갈이 '파문'

by 호호^.^아줌마 2012. 6. 28.

 

◇ 민간단체로 운영되던 배꽃합창단이 올해 나주시립합창단으로 바뀌면서 시민 위주의 단원들이 전공자 위주로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사진은 나주배꽃합창단 공연 장면>

 

 

나주시립합창단, 대대적인 물갈이 '파문'

 

기존단원 절반 가까이 떨어뜨리고 신규단원 모집

전문성 내세워 시민참여 문화창달 본래 취지 무색

 

나주시가 민간단체로 운영하던 배꽃합창단을 시립합창단으로 전환하면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기존 단원들을 대상으로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창단 당시부터 활동해온 핵심단원 등을 대거 탈락시켜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까지 일고 있다.

 

나주시는 얼마전 기존 합창단원 가운데 새롭게 바뀐 시립합창단 운영 규정에 따라 단원 요건에 해당하는 19명을 대상으로 재평가를 실시해, 이 가운데 8명을 탈락시켰다.

 

재평가에서 탈락한 한 단원은 “ 그동안 노래를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찾고 봉사활동을 한다는 차원에서 보람이 있었는데, 지휘자 한 명 바뀌면서 모든 틀이 바뀌고 이제는 노래 잘 부르는 사람만으로 합창단을 운영한다니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원은 “이번 재평가에서 합격하기는 했지만 전공자 출신 신규단원들이 대거 영입되면 기존의 비전공자 단원들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기존 단원에 대한 재평가는 공정을 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해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정연 지휘자도 “시립합창단은 노래교실이 아니며 보수를 받고 활동하기 때문에 노래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20일 나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나주시립합창단 비상임 단원 모집 공고를 냈다. 이번에 모집하는 단원은 합창단의 행정과 기획, 홍보업무를 전담할 단무장 1명과 각 파트별 남녀 단원 25명이다.

 

응모자격은 음악과 합창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만 55세 이하인 사람으로 오는 29일까지 접수해 다음달 5일 실기전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배꽃합창단의 경우 단원 자격을 나주시 거주자로 제한했으나, 이번 전형에서는 지역 규정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공고일 현재 나주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는 최종점수에 5점 가점을 준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재평가에서 합격한 8명을 제외하고는 전체 39명(지휘자, 반주자 포함)의 단원 중 대자수가 다른 지역 음악전공자들로 충원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지금까지는 단원 대부분이 바쁜 직장생활을 쪼개가면서 노래를 통한 봉사활동과 건전한 취미활동으로 합창단에 참여해 왔으나 앞으로는 평일 오전시간대로 연습시간이 바뀌고, 평일 공연이 잦아지면서 직장인들의 참여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나주시는 투자되는 예산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립삼현육각연주단을 해체하고 시립국악단을 창단한 바 있다.

 

곧이어 취미와 동호회 차원으로 운영되던 합창단을 시립으로 전환하면서 단원들에게 고정 급여를 지급하는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 스스로 문화예술 활동의 주역이 되어 이를 향유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전문성과 기능성을 강화한 전문예술단체 운영이 바람직한 것인지 민선5기 나주시 문화예술행정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