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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나주시 세지면 선성경·김은진 부부 아티스트 귀촌일기

by 호호^.^아줌마 2015. 3. 6.

인터뷰…나주시 세지면 선성경·김은진 부부 아티스트 귀촌일기

 

 

◇ 광주에서의 생활을 접고 지난해 8월 나주시 세지면으로 귀촌한 아티스트 선성경·김은진 씨 부부

 

 

“컴퓨터만 있으면 이 세상 어디나 작업실, 햇살 가득한 시골집 최고!”

 

 

웹툰·웹디자이너 선성경·팝아티스트 김은진 부부 귀촌생활 200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어”

빛가람동주민센터 미술교실 출강, 날 풀리면 동네 유치원 담장 벽화그리기 재능기부 계획도

 

 

“처음에 시골로 들어가겠다고 하니까 다들 딱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생활에 낙오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거겠죠. 하지만 저희 부부는 컴퓨터만 있으면 이 세상 어디에서나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지난해 8월, 늦여름 무더위가 채 풀이 죽기 전 광주에서의 생활을 접고 나주시 세지면 세영로에 귀촌한 선성경(36)씨와 김은진(32)씨 부부.

 

김은진 씨의 외할머니가 30년 넘게 살던 황토흙집을 리모델링해 젊은 부부의 감각에 맞게 대변신을 꾀했다.

 

집 옆에는 교회 예배당이 있고, 배추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마당에는 담장을 대신해 예닐곱 그루의 감나무가 버티고 서 있다.

 

지난 3일 오후, 두 작가의 집을 방문한 시각, 대문이 없다 보니 어떻게 주인장에게 기별을 할까 머뭇거릴 틈도 없이 초인종을 대신해 ‘흑구(개이름)’가 펄쩍펄쩍 날뛰며 손님맞이를 한다. 그 곁을 지키는 ‘나비(고양이이름)’는 짐짓 만사 귀찮다는 듯 봄 햇볕아래 낮잠을 즐긴다.

 

두 딸에게 좋은 집이라 더 좋아

 

선성경·김은진 부부가 귀촌을 결심하기까지는 네 살배기 큰딸 하람이와 돌쟁이 작은딸 하늘이의 역할이 컸다.

 

도회지에서 늘 바쁘게 살던 부부에게 있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햇볕을 쬐며 놀 수 있는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광주KBS 라디오 음악방송 구성작가였던 김은진 씨<왼쪽 사진>는 하루하루 생방송을 진행해야 하는 촉박함 속에서 딸과의 시간에 늘 애면글면 하던 터였고, 작은딸을 출산하면서 다시 일터로 돌아가느냐, 두 딸의 육아를 위해 새로운 삶을 계획하느냐 고민하게 됐다고.

 

하지만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두 딸이 맑은 공기와 햇빛 속에게 밝게 자라날 것을 생각하며 시골생활을 결심하게 됐다.

 

어차피 부부에게 필요한 공간은 도시의 빌딩숲이 아니라 한적한 시골의 여유로운 공간이 창작활동에 더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노트북, 프롬프터를 설치할 공간이면 이 세상 어느 곳이든 작업실이 될 수 있다.

 

도회지에서 외따로 떨어진 시골벽지도 아니고, 혁신도시와 원도심에서 20분 남짓한 거리, 사업상 나다니는 광주까지도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만화로 맺은 인연 캠퍼스커플

 

장흥이 고향이 선성경<오른쪽 사진> 씨는 청소년기에 만화에 심취해 살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만화가의 길을 찾아 상경했다.

 

그 곳에서 제법 내로라하는 만화가 조 아무 씨의 문하에서 2년여 동안 만화팀을 꾸려 활동하다 학문으로서 만화를 배우자는 생각에 광주로 내려와 조선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에 진학하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 보다는 만화에 더 관심이 많았던 김은진 씨도 같은 학과에 진학했다가 졸업작품전을 계기로 만나게 됐고, 백년가약의 인연까지 맺게 됐다.

 

선 씨는 책으로 보던 만화시장이 침체하면서 웹툰과 웹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고, 스마트폰 어플 개발 전문회사인 ‘이미지’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시판되고 있는 어플 모바일초대장 ‘띵똥카드(ddingddongcard)’와 곧 출시를 앞둔 게임어플 ‘서먼몬스터’를 디자인했다.

 

광주 광산구청 현관에 전시된 ‘광산구를 빛낸 인물 4인방’ 작품도 선 씨의 작품이다. 광주와 서울 등 대도시권에서는 웹툰과 일러스트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나주와 혁신도시는 아직 미개척지나 마찬가지인 셈.

 

대학 졸업 후 서울 충무로에서 영상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김은진 씨는 객고를 이기지 못하고 낙향해 광주에서 7년 남짓 방송작가로 활동해 오다 둘째딸 출산을 계기로 다시 그림을 시작하게 됐다.

 

팝아티스트와 미술치료사로서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김 씨는 지난달부터 빛가람동주민자치센터에서 ‘컬러링테라피교실’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시간이 맞지 않아 따로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을 위해 자택에 ‘팝촌’이라는 사업을 냈지만 아직은 개봉박두다.

 

날씨가 풀리면 큰딸 하람이가 다니는 동네 유치원의 칙칙한 시멘트 담장에 봄을 그려 넣는 일부터 차차 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부부의 얼굴에 밝은 봄 햇살이 가 닿는다.

 

김은진 작가의 팝촌 블로그 http://blog.naver.com/olive_sky

성선경 작가의 띵똥 홈페이지 http://www.ddingddongcard.com/

 

 

"처음에 시골로 들어가겠다고 하니까

다들 딱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생활에 낙오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거겠죠.

하지만 저희 부부는 컴퓨터만 있으면

이 세상 어디에서나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