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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 & 용반지석묘군

by 호호^.^아줌마 2017. 6. 6.


봉황 만봉저수지 고인돌부족 앞에서



단지 우리를 거대한 돌 몇 덩이라 생각지 마라

너희가 알지 못하는 세월의 세월

그 세월의 세월을 거쳐서 지금까지 왔다


오래된 미개조상의 장례풍습일 뿐이라 생각지 마라

내가 품었던 그 분은 한 시대를 풍미하던 호걸이요,

지구의 한 대륙을 인류를 이끌던 용감무쌍한 영웅이었다


너희가 우리를 물속에 가둔지 고작 백년

일 년에 한두 번 타들어 가는 가뭄 때라야

하늘을 볼 수 있었지

그래도 우리는 굳건히 그분들을 품고 있었음에 안도했다


비록 형체는 사라졌어도 그 들의 살과 뼈가 고스란히

흙이 되고 땅이 되어 그대로 오롯이

내 품안에 간직돼 있었지


그런데

그런데 너희가 또 우리를 무단으로 드러내 이 허허벌판 잡초더미 속에 내동댕이쳐 놓았구나



우리가 견뎌 온 ...5천년, 4천년, 3천년, 2천년...

이제껏 품어왔던 그들의 온기, 정기, 넋을

영원히 상실의 세상으로 떠날려 버렸구나


그래,

잘난 너희 후손들 덕분에 나는 수천 년을 품어왔던

내 주인을 떠나려버리고 지금 이 들판 근본도 모르는 잡초더미 속에 놓여있다

너희 알량한 카메라 속에 꽃과 함께 던져진 무심한 돌덩이로 놓여져 있다


단지 오랜 세월 거쳐온 거대한 돌 몇 덩이로 남아있다




나주시 봉황면 만봉리 만봉저수지 상류에 있는 용반지석묘群









6월 4일 오후에 나주시 봉황면 만봉리 만봉저수지 상류에 있는 용반지석묘공원을 찾았습니다. 위대한 이명박 각하께서 4대강사업의 후속사업으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하면서 전국 최초로 만봉저수지 둑을 높이면서 저수지 물에 잠겨있던 고인돌을 파내 한 곳에 모아놓은 것입니다.


그때 같이 갔던 일행들이 있었기에 대충 사진 몇 장만 찍어왔는데, 잠든 내내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단지 우리가 거대한 돌덩이일 뿐이란 말이야. 오해하지 마라, 오해하지 마라.”


아무튼 밤새 그 음성이 시달리다 그 다음날 아침 사무실로 가던 발길을 돌려 다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인돌 하나하나의 내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봉저수지 고인돌을 처음 본 것은 1994년엔가, 그 이듬해던가, 가뭄이 심해서 저수지 바닥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졌을 때였습니다. 신비로웠죠. 그 옛날 이 땅을 어떤 곳이었기에 이처럼 많은 고인돌들이 몰려있는 것일까.


그런데 저수지에 잠겨있는 8개의 고인돌 말고도 만봉저수지 주변에 33개의 고인돌이 흩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옥수수밭과 논, 담장, 심지어는 마당 한복판에까지 말이죠.


그런데 아무도 이곳 고인돌의 가치를 따져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지 먼 옛날의 신비한 역사를 어림짐작해볼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진명의 소설에 나오는 얘기를 통해서 말이죠.



















“나는 원래 비교역사학의 대가가 아닌가. 처음 내가 이 신비한 민족과 맞닥뜨린 것은 고인돌을 통해서였어.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한국에 있더군. 이상하지 않나? 이 넓은 지구상에 그 좁은 한반도라는 지역에 세계 고인돌의 60%가 있다는 사실이 말이야. 고인돌에 미쳐 있던 나는 한국어를 아주 열심히 공부했어. 그러고는 무작정 한국에 갔어. 뭐라도 얻어보려고 말이야.”


“호,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한국에 있는 줄은 저도 몰랐는데요.”


사나이는 약간 뒤틀린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가니 아무도 모르는 거야. 학자든 뭐든 아무도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자기 나라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어. 그래서 나는 그 나라 역사를 샅샅이 뒤졌어. 그러면서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어.”


“왜요?”


“흐흐,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자기 나라에 있으면 그 역사란 건 무서울 정도로 오래됐다는 얘기가 야냐? 그런데 이 사람들은 자기네 역사를 줄이지 못해 안달이더군. 고인돌이란 강력한 부족국가의 상징인 것은 자네도 잘 알 테지. 그런데 이 사람들은 중국에서 누군가 내려오기 전의 한반도란 그저 미개인들이 흩어져 살았던 것으로 생각하더군. 모든 역사책도 그렇게 만들고. 그러면 그 많은 고인돌들은 나중에 세계 각지에서 수입해 갖다 두었단 말인가. 이렇게 온 나라 전체가 잘못된 역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나라는 처음이었어.”


“그게 신비하단 말씀인가요?”


“아니, 더 신비한 일이 있었어.”


사나이는 위스키를 한 잔 더 따랐다. 폐허에서 위스키와 거위간을 즐기는 이 사나이에게서는 알 수 없는 풍자와 허무가 묻어 나왔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비교역사 연구가이면서 성서 전문가야. 그런데 어느 날 나는 두 눈동자가 튀어나올 뻔한 발견을 했어. 바로 그 한국에서 가장 신비하다는 인물의 저서를 읽을 때였지. 나는 그 책에서 《성서》의 〈요한계시록〉과 똑같이 씌어진 구절을 찾아낸 거야.”


“네? 언젯적 책인데요?'


“한국에 《성서》가 처음 소개되기도 전의 책이야. 그 책에는 놀랍게도 《성서》의 〈요한계시록〉과 같은 숫자가 문장 하나 틀리지 않고 나왔어.”


글렌은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한 눈길로 자신의 상전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문화의 뿌리가 같다는 얘기지. 한국인들이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기 전, 본래 그들이 가지고 있던 문화는 수메르족하고 뿌리를 같이하는 거란 얘기지. 이스라엘이 수메르족의 후예이듯 말이야.”


“수메르란 동쪽에서 온 사람들이 아닙니까?”


“물론. 그들은 바이칼 호 부근에 살다 일부는 시베리아를 동진해서 한반도로 들어가고 또 일부는 서쪽으로 자그로스 산맥을 넘어 중근동으로 들어갔어. 일부는 그냥 바이칼 호 부근에 남아 있었고. 이들은 자꾸 이질화되어 갔지만 아직도 어느 부분에서는 동질의 문화를 갖고 있어. 〈요한계시록〉과 그 예언서에 나오는 숫자가 같다는 점은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 거지.”


“오오, 그거야말로 인류사상 가장 중요한 연구 과제군요.”


“과제? 그렇지, 과제지. 하지만 나는 진정으로 실망하고 말았네. 나는 한국에 가서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연구가 되어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실망스럽게도 전혀 없었어.”


“그럴 리가요?'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라네.”


“오오.”


“처음 나는 한국을 좋아했어. 그러나 차츰 한국이 너무도 싫어지기 시작했네.”


“왜요?”


“그들은 인류의 유산을 죽여 버린 게 아닌가. 그들 자신이 활발하게 연구해 세계에 내놓아야 할 고대의 신비한 유산을 모조리 묻어버리지 않았나? 그들은 범죄자야. 인류의 유산을 탕진한 범죄자라구.”


“이상하군요. 그 나라에도 학자와 연구자들이 있을 텐데요.”


“그 나라에서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미치광이 취급을 받아. 내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자 갑자기 한국의 학자들이 모두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어.”


“네? 미워하다니요? 고맙게 생각했으면 했지.”


“그게 한국이라는 나라야. 모두가 패거리로 나뉘어 있어. 연구는 하나도 안 하는 놈들이 패거리끼리 뭉쳐 가지고 나를 공격하는데 나중엔 인신공격까지 하더군.”


“…….”


“자기네 나라에 고인돌이 그렇게 많으니 굉장히 강성한 고대국가가 있었을 거라고 했더니 그런 나라는 중국에나 있었지 자기네 나라는 고구려니 뭐니 하는 나라가 최초의 고대국가였다고 떼를 지어 달려드는데 나는 그만 두 손을 들고 말았네. 알고 봤더니 그건 일본인들이 식민 지배 때 조작해 가르친 역사였어.”


“한국은 아직 일본의 식민지인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나라는 먹고사는 것밖에는 모르는 나라야. 모두가 돈에만 관심 있고 역사니 문화니 하는 것은 껍질밖에 없는 나라야.”


- 김진명 작, '바이 코리아(BUY KOREA)' 중 -



















그 사실 아시나요?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한국에 있다는군요. 이상하지 않나요?

이 넓은 지구상에 이 좁은 한반도라는 지역에 세계 고인돌의 60%가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아무도 모릅니다.

학자든 뭐든 아무도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사실 아닌가요?

세계 고인돌의 반 이상이 우리나라에 있으면 우리의 역사란 건 무서울 정도로 오래됐다는 얘기가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역사를 줄이지 못해 안달이지 않습니까?

고인돌이란 강력한 부족국가의 상징인 것은 알고 계시죠?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서 누군가 내려오기 전의 한반도란 그저 미개인들이 흩어져 살았던 것으로 생각해 왔지 않았습니까?

모든 역사책도 그렇게 만들고. 그러면 그 많은 고인돌들은 나중에 세계 각지에서 수입해 갖다 두었단 말인가.

이렇게 온 나라 전체가 잘못된 역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나라는 보다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