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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규산질 비료 약(藥)인가, 독(毒)인가?

by 호호^.^아줌마 2009. 3. 16.

영농기획…규산질 비료 약(藥)인가, 독(毒)인가?


땅심 높이는 규산질 비료 인체 유해성‘논란' 제기돼

 

규산질 비료...

규산 외에 석회, 산화마그네슘이 함유되어 있어 산성토양의 개량에 좋은 논 토양개량제이다. 규산성분은 벼가 대량 흡수하는 원소로서 벼를 튼튼하게 하여 병해충에 강하고, 농작물이 비바람에 넘어지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석회는 산성토양을 중성토양으로 개량하고, 산화마그네슘 성분은 쌀의 맛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성분과 역할로 인해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는 농가의 영농지원사업의 하나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규산질비료를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농민들과 농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규산질 비료의 효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 주


◇ 규산질비료, 독(毒)인가, 약(藥)인가?

 

 

 

 

 

 

 

 

 

 

 

 

 

 

 

*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민들이 규산질 비료의 유해성 논란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유기농업협회 광주.전남지부 김태근 지부장은 최근 언론과 농업당국에 규산질비료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목소리를 부쩍 높이고 있다.

 

김 지부장에 따르면 “규산질비료에 바늘 같은 날카로운 물질이 섞여 있어서 비료를 살포하는 데 고통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부염과 가려움증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부장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순천지역 농민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순천시는 지난해 가을 벼농사의 보약으로 일컬어지던 규산질비료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농민들이 제기한 규산질비료의 중금속 함유 의혹 및 피부 가려움증 호소 등에 대해 성분검사를 의뢰하기로 한 것.

 

이같은 논란은 순천지역 한 미나리농가가 규산질비료 사용 이후 피부가려움증을 호소하면서 시작됐는데, 이에 앞서 2001년 곡성과 2007년 해남에서도 피부 가려움증으로 인한 유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남군에서 문제가 됐던 제품의 제조업체는 광양 소재 ㅎ업체였고, 순천시 공급업체 역시 광양의 ㅈ업체였다. 전국에서 7개 업체가 농협을 통해 규산질비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규산질비료는 제철소에서 철광석을 가공해 철을 생산하고 남은 산업폐기물로 가공한다. 농민들은 산업폐기물로 비료를 가공한 것은 친환경농업에 역행하고, 지역 청정이미지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입상제품을 살펴보면 제조업체에서 규소성분이라고 주장하는 바늘처럼 날카로운 광물질(유리처럼 투명)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농민들은 이 물질이 장갑을 사용해도 손바닥이 쑤시는 등 피부염증, 가려움증을 일으킨다며 대책을 계속 호소해왔다.

 

 * 규산질비료 속에 분말형태의 날카로운 조각이 육안으로 확인되고 있다.

 

매년 농민들에게 살포를 권장하지만, 농민들은 살포할 때마다 피부가 가렵거나, 쑤시다며 후유증을 호소해왔다. 일부 농민들은 살포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많았다.

 

농협중앙회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규산질비료에 대한 품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6가크롬과 불소는 독성이 높아 농협이 자체적으로 규제를 강화해 비료공정규격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 이들 물질이 농산물이나 농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아 농민들의 불안은 계속 가중되고 있다.


◇ 규산질 비료에 의한 서양란(심비디움) 장애

농촌진흥청 화훼과 이영란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일부 서양란(심비디움) 농가에서 여름철 잎의 도장을 막기 위해 규산질 비료를 시용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잎이 붙어 새순이 발생되지 못하고 통으로 발생돼 내부의 잎이 썩는 등의 규산질 비료의 생리장애가 발생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품종에 따라 그 품종 전체가 상품이 되지 못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다.

 

                                                                                            * 서양란(심비디움)의 피해증상과 잎 단면

 

따라서 적정 시비 농도의 규명이 요구되고 있으며, 종종 팔레놉시스의 경우도 규산질 과다로 인해 잎이 딱딱해서 쉽게 부러지는 등의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


◇ 막대한 예산 들여 무상공급  


규산질비료는 1965년부터 논의 토양 비옥도를 높여 쌀 생산량 증대를 위해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토양은 산성성분이 강해 규산질비료를 통해 농지를 알칼리성분으로 중성화시켜 병충해예방과 재해경감, 각종 유해성분 중화기능 등 생산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산성토양 및 유효규산 함량이 낮은 농경지의 토지개량을 위해 국비80%, 도비 10%, 시․군비 10%을 투입, 농협중앙회를 통해 농민들에게 규산질비료를 무상 공급해왔다.

 

규산질비료는 현재 3년 주기로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전라남도는 올해 20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15만1천395톤의 토양개량제를 공급키로 했다.

이 가운데 규산질 비료는 지난해보다 2만6천톤 늘어난 9만2천톤을, 밭에 살포하는 석회는 지난해보다 2만톤 가량 늘어난 6만톤을 공급한다.

 

이에 따라 나주시에는 규산질비료 8천9백톤, 석회질비료 4천5백톤 등 모두 1만3천4백톤이 배정됐다. 여기에 소요된 비용만도 국비 14억5천만원, 도비와 시비 각각 1억8천만원 등 18억원이 넘는다.

올해 규산질비료가 공급되는 지역은 왕곡.공산.동강.반남과 다시.문평지역이다.


농정당국 “유해성분 없는 친환경농업의 비타민” 주장

농민들 “비료관리법 허술, 친환경농업과는 상반” 반박


◇ 버릴 수도 없고 쓰자니 ‘찜찜’

 

규산질 비료의 유행성 논란 속에 봉황농협(조합장 박창기)에서는 지난해 12월 송정훈 차장과 변덕중 대의원 등 조합 관계자들이 직접 순천 현지를 돌아보며 규산질비료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봉황농협은 내년에 사업대상이 되는 만큼 제철 슬러지로 만든 비료가 아닌, 자연 규산석을 원료로 한 비료를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지역 농민단체 등도 “현행 비료관리법 규정에 따라 규산질 비료가 적합하더라도 비료관리법이 허술한 측면이 있어 친환경농업과는 상반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만드는 규산질 비료에 대한 연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전남도 등은 규산질 비료가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은 맞지만 각종 유해성분이 함유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규산질 비료를 사용함에 따라 벼.보리 저항력이 커져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친환경농업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규산이 광물인 탓에 피부에 접촉될 경우 당연히 가려움증을 유발하지만 최근에는 제품가공과정이 좋아져 분말자체가 둥근 형태의 입상제품으로 제조되고 규산질 비료에 유해성분이 비료관리법 이하라는 것도 각 연구기관을 통해 확인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규산질 비료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급한 규산질비료가 그대로 방치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에 이에 따른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