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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고(故) 안성현 선생 미망인 노래비 건립에 ‘울먹’

by 호호^.^아줌마 2009. 5. 3.

“60년 한(恨)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故) 안성현 선생 미망인 노래비 건립에 ‘울먹’

남평 지석강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제막식에서

 

* 고(故) 안성현 선생의 미망인 성동월 여사

 

“지난 60여년 세월을 가슴 속에 고이 묻어두고 혼자만 불러야 했던 노래를 찾아 노래비로 빛을 보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지난달 30일 남평읍 지석강변에서 열린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제막식에서 작곡가인 고(故) 안성현(1920~2006)선생의 미망인 성동월(87·부산진구 초읍동 거주)여사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동안 월북음악가의 아내라는 굴레를 쓰고 남편의 행적을 알지 못한 채 숨죽여 살아왔던 성 여사는 남편의 고향에서 친지, 후배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편의 일대기가 소개되고 또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안성현 선생은 1920년 7월 13일 나주시 남평면 동사리에서 태어났으며, 17세 때인 1936년 말 부친인 가야금산조 명인 안기옥(安基玉,1894~1974)을 따라 함경남도 함흥으로 이주해서 살다가 일본에 유학, 도쿄의 도호음악대학 성악부를 졸업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전남여중, 광주사범학교, 조선대 등에서 음악을 가르치면서 작곡발표회를 열고 작곡집을 펴냈다.

 

하지만 월북음악가라는 이유로 그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안성현 선생은 사후에야 비로소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건립 추진위원회 최정웅(70·남평읍 남석리)위원장은 2006년 6월 한 언론보도를 통해 안성현 선생의 부고기사를 접하고 남평초등학교 100년사 편집위원으로 함께 했던 지인들과 힘을 합쳐 ‘엄마야 누나야 노래연구회’를 발족하게 됐다.

 

‘안성현연구회’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그가 월북음악가라는 장벽으로 인해 노래연구회로 하게 됐다는 얘기였다.

 

이날 제막된 노래비는 나주시의 지원과 주민 성금모금 등 3천만원을 들여 조각가 김왕현(동신대)교수의 작품으로 엄마와 누나의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상 옆에 높이 3.15m, 기단 가로 7m, 세로 3.5m의 크기로 세워졌다.

 

한편, 나주시는 2007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솔밭공원 조성과 연계해 과거 풍성했던 금모래 백사장과 함께 지석강 솔밭을 관광명소로 개발해나간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김양순 기자


* 4월 30일 남평읍 지석강 솔밭에서 열린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엄마야 누나야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