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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이야기

남도의 차(茶) 이야기

by 호호^.^아줌마 2009. 5. 13.

2009년 5월 8일 남도투데이 - 남도문화읽기 -

(오후 3:10~3:58, 90.5MHz)

 

남도의 차(茶) 이야기


Ann> 요즘 차를 타고 도심을 잠깐만 벗어나도 ‘남도의 빛깔이 참 곱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데요, 지금 남도는 온통 연둣빛 신록으로 물들어가고 있죠?

남도를 여행하시는 분들도 나무마다 푸른빛이 제각각인 남도의 5월에 감탄을 금치 못하더군요.

자, 이런 가운데 남도에서는 지금 차(茶) 수확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남도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주뉴스> 김양순 편집국장과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nn> 원래 5월이 차(茶)를 수확하는 계절인가요?


김> 우리나라에서 찻잎을 따는 시기는 1년에 3-4회 정도로, 양력 4월 하순(곡우) ~ 5월 상순에 따는 차를 맏물차(첫물차), 양력 5월 하순 ~ 6월 상순까지 다는 차는 두물차라 하고, 양력 6월 하순 ~ 7월에 따는 차는 여름차라 합니다.

그리고 끝물차는 8월 하순(처서) ~ 9월 상순(백로)에 채취 제조하는데 봄차에 비하여 잎이 세고 큰 편이여서 일상 생활음료로 많이 음용되며, 홍차와 막차로 사용합니다.

차의 품질은 찻잎이 여리고 센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곡우 ~ 입하경에 딴 차로 잎이 펴지지 않은 상태의 여린 새순을 따서 만든 여린차를 세작, 세차라고 하며 보통차, 중차, 중작이라 하는 것은 세차보다 잎이 더 자란 후에 딴 차를 말하고, 중차보다 더 굳은 잎을 따서 만든 거친 차를 대차, 왕작이라 합니다. 또 굳은 잎으로는 숭늉대신 끓여 마시는 막차가 있습니다.


Ann> 아, 그러고 보니까 나주에 초의선사가 차를 가꾸던 절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럼 지금 차 수확이 한창이겠군요?


김> 나주시 다도면에 있는 운흥사라는 절인데요, 운흥사 주변에는 야생차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부처님 오신 날이 지나서 찾아갔을 때도 이 절 주지인 혜원 스님이 운흥사 앞 차밭에서 보살들과 찻잎을 따고 있더군요.

차 재배는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특히, 이곳 다도는 야생차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운흥사는 ‘한국 차의 시조’로 평가받는 초의선사가 출가해 기거한 곳. 어린 시절 도랑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스님이 ‘초의’를 구한 게 인연으로 작용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지금도 운흥사 주변에는 야생차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주민들은 1950년대 이전부터 운흥사 주변에서 찻잎을 땄다고 기억을 하더군요.


Ann> 그런데 차의 종류도 참 다양하더군요. 어떻게 다릅니까?



김> 저도 차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찻잎 따는 분들 옆에서 귀동냥한 바로는, 차는 색, 향, 맛이 뛰어난 것을 좋은 차라 하는데, 이는 찻잎을 따는 시기, 시간, 환경조건, 만드는 방법, 보관방법, 우려내는 방법 등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대게는 맑은 날 새벽이슬이 덜 마른 때 딴 차를 으뜸으로 치고, 따는 방법은 손따기, 가위따기, 기계따기가 있는데, 차의 종류는 발효 정도, 차 모양, 차 따는 시기와 품질 등에 따라서 나눌 수 있습니다.


Ann> 남도에서는 주로 어떤 차를 으뜸으로 치나요?


김> 그러야 차를 마시는 분들의 취향에 따라서 다르겠죠^^

남도에서 많이 나오는 녹차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차라고 부르거나 마시는 잎차를 말하는데요, 찻잎을 따서 그대로 덖거나 쪄서 말린 것으로 차잎의 모양과 엽록소가 변형되지 않게 수분만 건조시켜 만듭니다.

그런데 발효를 시키지 않은 녹차중 보성에서 만드는 보성녹차, 봉로차, 유비차, 옥로차 등이 있으며 가루차인 말차도 이에 속합니다.

그리고 차를 따는 시기에 따라서 감로차는 아침이슬이 가시기 전에 찻잎을 따서 만든 차를 말하고, 죽로차는 대나무 숲에서 이슬을 먹고 자라난 찻잎으로 만든 차, 춘설차도 있습니다. 봄눈이 채 녹기 전에 돋아난 차나무의 움과 같은 여린 잎으로 만든 차를 말하는데요,


Ann> 제가 있는 이 곳 방송국 같은 경우는 근처에 있는 오일팔공원이 있어서 소나무꽃가루가 많이 날아와 차 위에 수북하더군요. 이 소나무꽃가루가 또 차가 된다면서요?


김> 소나무꽃가루...송화가루로 만든 차를 송화차라고 하죠. 송화가루로 만든 다식도 별미죠.

나주에서는 역시 다도에 있는 불회사라는 절에서 해마다 송화차를 만들고 있더군요.

이 송화가루는 일년 내내 해봐야 4월~5월 사이에 단 열흘 정도밖에 채취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남도보다는 북한쪽에서 나오는 송화가루를 더 으뜸으로 알아주더군요.

그런데 이 송화차는 방향성이 있어서 요즘 유행하는 아로마 요법과 같이 정신을 맑게 해주고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도 하고, 우리 몸의 피돌기를 좋게 해서 치매예방에 좋다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Ann> 그런데 남도에서는 차를 그냥 마시는 음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도(道)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생긴 말이 다도(茶道)라는 말일 테구요?


김> 차 생활에 있어서 기본은 여유로운 마음에서 경(敬)과 정성 담긴 예(禮)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차를 마시는 마음가짐은 차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처럼 내면 속의 아름다운 습관을 잘 길러야 한다.

사람의 동작이나 행동은 몸가짐에서 비롯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바르고 자연스럽게 자기 몸을 가짐으로써 단정하고 우아한 몸가짐이 되고 또한 그 사람의 인품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남도의 다도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특히, 다산 정약용 선생은 다도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더군요.


‘발은 무겁게, 손은 공손하게 가지고, 입은 다물고, 말소리는 조용하게, 머리는 꼿꼿이 가지

며 눈은 단정하게 그리고 서 있는 모습은 덕성스럽게 가지라.’


Ann> 자, 그럼 요즘 새로 나온 햇차를 비롯해서 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김> 차를 달인지 하루가 지난 것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고, 끓는 차를 마시지 말라고 하더군요. 차를 마시는 온도는 56°C이하로 하는 것이 좋답니다.

그리고 차를 우려두는 시간을 너무 길게 하지 말라고 하던데요, 차가 우려져 있는 시간이 너무 길면 찻물의 색깔이 어두어지고 맛이 차가우며 향기가 없어져 마시는 가치가 없어진다. 또 찻잎속의 비타민 C, 비타민 P, 아미노산 등이 산화되어 찻물의 영양가치가 크게 저하됨과 동시에 찻물이 놓여 있는 시간이 장시간 지속되면 주위환경의 오염을 받아 찻물속에 미생물(세균과 진균)이 증가해 비위생적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복시나 배가 고플 때에는 차를 마시는 것을 금해야 한다는데, 차를 마시게 되면 산화작용이 일어나서 위장에 장애를 받는다 하고, ‘찻물은 약을 풀어 버린다’는 속담도 있듯이 찻물은 약물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약효를 떨어뜨린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묵은 차는 마시지 말라고 하더군요. 묵은 차는 비타민이 없어지고 단백질과 당분은 세균과 곰팡이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까운 차를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 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은 변질되지 않은 묵은 차의 경우, 눈에 피가 맺혔거나, 늘 눈물이 나오게 되면 매일 묵은 차로 여러 번 씻으면 효과가 있고 매일 아침 이를 닦기 전후나 또는 식후에 찻물로 양치질하면 입안이 시원하고 치아도 튼튼해진다고 합니다.

 

http://gwangju.kbs.co.kr/radio/radio_04_03.html(방송 다시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