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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우리도 배운다!”

by 호호^.^아줌마 2009. 8. 16.

 

“우리도 배운다!”


“古者(고자)에

父母之喪(부모지상)에는

旣殯(기빈)허고 食粥(식죽)허며,

齋衰(재최)에는

疏食水飮(소식수음)허고, 不食菜果(불식채과)허며...”

 

 

 

입추가 지났지만 8월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나주시 산정동 주택가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나주시지회2층 회의실에서 소학(小學) 강연이 이뤄지고 있다.


선생은 노인대학 김평호 학장, 학생은 환갑, 진갑 다 지냈을 법한 연세 지긋한 노인 열댓 명이다.  


“이 말이 뭔 말인고 허니, 옛날에 부모의 상에는 빈소를 차린 다음에 죽을 먹었으며, 재최의 상에는 빈소를 차린 다음에 거친 밥과 물을 마시고, 채소와 과일은 먹지 않았다... 이런 뜻이란 말씀입니다.”

 

“근디요, 그거이 요새 세상에는 통해야 말이지요잉? 부모상을 당한 상주와 며느리가 문상객들하고 어울려서 웃고 떠들고 허는디, 영 못 봐주겄습디다.”

 

 

“그래서 문화라는 건 옳다, 틀리다 딱 정해놓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부모상에 이랬는데 요새 사람들은 왜 그러지 않느냐... 이렇게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죠.

다만, 자식된 도리는 이런 것이다...하는 걸 알려주자는 것으로 보면 되지 않겄습니까?”


세지, 동강, 왕곡, 남평...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배움의 길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진지한 표정에 목사고을 나주의 얼이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