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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여행기

남도들녘 첫 벼수확

by 호호^.^아줌마 2009. 8. 25.

 

 

 남도들녘 첫 벼 수확

…나주시 노안면 안산리 김명남 씨 논에서


올해 들어 남도들녘 첫 벼 베기가 지난 25일 나주시 노안면 안산1리 김명남(44)씨 논에서 있었다.

이날 수확된 벼 품종은 소백벼로 지난 5월 5일 모내기 이후 112일 동안의 생육기간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김 씨는 “올해 장마기간이 긴 반면 일조량은 부족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벼 베기가 이뤄진 곳은 미나리 논 1만8천 평으로 농가들은 일찌감치 벼를 수확한 뒤 9월 초부터 미나리를 파종,

내년 2월까지 수확한다.

노안면 미나리는 서울 가락시장 들 전국 대규모 시장에서 알아줄 정도로 이름이 높아 일모작에 그치는 다른 지역 농가보다 2~3배 이상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일대 농가들은 농약을 거의 하지 않는 친환경 무농약 재배를 하고 있어 이날 수확현장에서는 벼를 베는 콤바인 주변으로 백로떼들이 달려들어 먹잇감을 포획하는 등 농업소득을 자연과 함께 나누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콤바인 기사 나길대(44.나주시 다시면)씨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확한 볏단을 안고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다.

본격적인 벼 베기철을 앞두고 바빠지시겠다는 말에

"농기계 반값 공급을 하겠다던 정부에서 아직까지도 감감무소식"이라며

1억원이 넘는 콤바인값을 다 갚기 위해서는

가을내 동티나게 움직여도 간닥거린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 양반이 논 주인이다.

콤바인 기사가 주인인 줄 알고 이폼 저폼 다 찍었는데,

주인이 따로 있었던 것.

오늘 벼베기를 마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미나리 농사에 들어간다고.

 

 

농약을 거의 쓰지 않은 친환경 논.

그러다보니 피가 벼 보다 더 성하게 자랐다.

하지만 사람이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쌀이 생산되는 논이다.

 

 

콤바인 주변을 맴돌던 백로 한 마리가 

막 벼를 베고 지나간 빈 논에서 대단한 먹잇감을 포획했다.

부러워서 좇아오는 동료에게

"꿈도 꾸지 마!"라며 유유히 사라지는 녀석.

아직도 농촌이 새들과 소득을 함께 나누는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어랏, 그 거대한 콤바인이 지나다닐 때는 오히려 주변으로 몰려들던 녀석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아줌마를 보고는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네?

"애들아, 무서워 하지 마. 나 그런 사람 아냐."

"뭔 소리 하시는 거예요? 왜 허락도 없이 사진을 찍는 거냐고욧.

우린 뭐 초상권도 없는 줄 아세욧?

애들아, 가자!"

 

-.-

그런 거였냐?

 

 

푸른 창공을 가르는 새들의 날갯짓에

가을이 성큼 실려있다.

 

 

드높은 하늘에 가을의 풍요로움이 손짓을 하는 것이리.  

 

 

북한 속담에 "깐깐 오월, 미끄럼 유월, 어정 칠월에 건들 팔월'이라 했던가?

오월은 그 힘든 보릿고개를 넘느라 힘들고,

유월은 밀보리가 나고 모 심는데 바빠서 어느새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칠월은 김이나 매면서 어정거리는 동안에 지나가고 보니

어느새 건들바람이 부는 팔월이 되었다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제 처서가 지났으니 동동팔월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는 가을에

막바지 태양볕으로 곡식은 더욱 튼실해지고, 과일은 단맛이 뚝뚝 떨어지고

심술궂은 태풍 없이 무사히 농사를 갈무리하게 되기를 바라는 농심을

저 하늘은 이미 알고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