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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붉다 못해 처절한...가을, 가려한다

by 호호^.^아줌마 2010. 11. 19.

 

나주시 교동 백민원 담장에 걸린 단풍입니다.

석양이 비낀 때문인지 어찌나 붉던지요.

원래 원색을 감당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나이들어 가면서

노랑, 빨강에 끌리는 것은...

아마도 원초적 본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무실 앞 은행나무

세상천지에 이만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단풍 / 유치환

 

신이 주신

마지막 황금의 가사를 입고

마을 뒤 언덕 위에 호올로 남아 서서

드디어 다한 영광을 노래하는

한 그루 미루나무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 / 박가월

너의 죽음이 국민장이 되는구나

기껏 여름 몇 푼의 그늘업적은 미비한데

화려한 장례식에 명산은 문상하느라

온 나라가 북새통이다.

 

가을

 

단풍이 이렇게 붉은 걸 보니

올 겨울은 무지하게 혹독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백민원 아이들 안 추웠으면 좋겠는데...

 

 단풍

                         피천득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핏빛 저 산을 보고 살으렸더니

석양에 불붙는 나뭇잎같이 살으렸더니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바람에 불려서 떨어지오

흐르는 물 위에 떨어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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