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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소주이야기에서 천상병...귀천까지

by 호호^.^아줌마 2010. 12. 21.

소주맛이 어떻길래?
 작성자 : 순필  2010-12-21 06:51:27   조회: 10   
올해도 어김없이 일 년 이란 세월이 어영부영 속절없이 훌쩍 지나 버렸다
가슴 속 후미진 곳 한쪽에 허전함이 울렁거린 다.
발걸음은 어슬렁어슬렁 술이 있는 단골 식당으로 갔다

4인의 몫인 식탁을 혼자서 차지하고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취기가 오르고 식당 주인에게 미안한 감은 사라지고.“귀천”의 한구 절이 귓전을 때린다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를 되뇌고 하다가, 왠지 모를 분노가 솟아오른 다.

천재시인의 천상병을 행려병자로 내 팽개쳐버린 <무뢰한시대> <그 무지막지한 황야의 무법자>들, <불량지수가 드높은 무뢰한> 인간의 체취라곤 손톱만큼도 없고 염치, 체면은 힘도 안 되고 돈도 안 되고 그러니 벗어 던져버리고, 완장하나 꿰차기 위해서는 부끄러움도 도덕성도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뻔뻔스럽기가 철판을 뒤집어쓴 듯, 반공 팔아 권력을 쥔 자들에게 부화뇌동 한 자들, 덩달아“반공만이 살길이다”하던 무리들이 개발론 자 로 변신해서 “개발만이 지역 발전이다” 또다시 덩달아 외쳐대고 활개를 치고 다닌 다.

인사동 골목에 탁자하나 겨우 들어간 비좁은 공간이 ‘귀천’의 흔적을 지키더니 무심코 흘러버린 세월 따라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그나마 사라져 버렸다

취기에 적셔져 귀천의 한 구절을 바꾸어 횡설수설해본다 “노을 빛 함께 단둘이 놀다가 노을빛을 붉게 타오르도록 마지막 혼을 불 살려서, 힘의 논리로 어둠에서 해매는 무리들, 상식이 통하고, 사리 분별력을 가름 할 수 있는 바른 눈동자를 밝힐 수 있게 횃불 같은 노을빛이 되었으면” 하는 몽환적 넋두리를 뱉어 낸다

년 말이 되어 아무래도 술자리가 잦아지기에 “소주 맛이 어떻고”하는 이야기를 들은 대로 느낀 대로 해볼까 했는데, 옆으로 새 벼렸다.

술이란 것이 참으로 신기한 음식이다. 술은 인류 역사와 같이 해 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술이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도, 가정에 불행을 초래 할 수도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그 술이 시대상의 변천에 따라 인간의 삶과 함께 해왔다.

술도 음식이라는데, 너무나 특별한 음식이다. 다른 음식은 제아무리 맛이 좋아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못 먹는데 술은 술이 술을 청한 다. 술이 잔득 취한 사람은 절대 술 취하지 않았다 고 한다.‘딱, 한잔 만 더 하잔다, 이것이 술꾼들의 거의 공통된 행태이다.

술을 많이 마시고 깰 무렵 숙취현상 이것 보통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럴 때 마다 다시는 술을 절대로 마시지 않는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온 다. 술꾼 치고 이 말을 안 해본 사람 없을 것이다. 그 말대로 실천을 5% 만해도 주류 회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서민의 대표적인 술은 소주란 것은 누구나 인정 할 것이다. 수도권의 소주는 두 주류 회사 제품이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그렇기에 소주 마시는 사람은 소주의 선택권이 두 회사 제품에 국한 됐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소주 마시는 서민은 선택권이 없이 어쩔 수 없이 두 회사 제품 중 한 제품을 마셔야 한 다

내가 선택해서 마시고 싶은 소주는 보해 양조에서 나오는“잎 새 주”였 다
잎 새 주가 고향의 기업 제품이라 애향심에서가 절대 아니다.

나는 잎 새 주를 접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으나, 광주나 나주를 들릴 때 잎 새 주를 마시게 된 다 이럴 때 의례 만취가 된 다. 오래만의 고향 친우들과 마시기 때문이다. 이때도 내가 잎 새 주를 선택해서 마신 것은 아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에서 소주 마시는데 선택권이 없는 샘이 된 다.

왜 지금 와서 그 잎 새 주를 선택 하고 싶은가? 잎 세 주를 많이 마시고 난 다음 숙취가 있을때, 확연히 머리가 덜 아프고, 숙취의 고통이 훨씬 덜 했다. 물론 술이란 것이 먹는 안주 등 여러 요인이 있고 주관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오래 동안 술을 마셔온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서민의 술 소주에 대한 나의 주관적 결론이다.

이런 나의 경험을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한 월간지에 실린 보도에 의하면 <경희대 관광 대>에서 소물리에 (sommelier)(프랑스어 맛을 보는 사람 서양에서 손님이 주문한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 하는 사람 그 외에 술 등 음료 전반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산 소주 맛에 대한 품평회가 있었다고 한 다
이 품평회에서 <보해양조의 잎 새 주> 가 최고 점수를 얻었다고 한 다. 아이러니 하게도 제일 잘 나가는 소주들 보다 잎 새 주가 전문가들의 맛에 서는 앞섰다는 것이다

나는 반세기 동안 술을 마시었는데도 솔직히 말해 소주 맛은 잘 모른 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시고 다음날 숙취가 있을 때에 느낌이 확실히 앞서 말한바와 같이 달랐다 .

기분이 씁쓸한 것은 내 거주지역이 수도권이라 내 뜻대로 <잎 새 주>를 선택해서 마실 수 없다는 현실이다. 어디든지 음식점이나 술을 파는데서 잎 새 주를 주문하면 의 례 없다거나 심지어는 잎 새 주가 새로 나온 술이 예요? 하는 답을 듣기가 일쑤다.

나는 이 순간에도 선택권 없는 소주를 마시고 귀천의 한 구절을 씁쓰레하니 되 뇌 인다

“노을빛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 하리다...”
2010-12-21 06:51:27
121.xxx.xxx.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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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121.xxx.xxx.37) 2010-12-21 10:33:14
오늘은 선생님의 술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는 술을 못 마시기도 하고 안 마십니다만, 요즘 가끔 몇 잔 받고 몇 모금은 마시는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집에서 시제를 지내거나 대사를 치를 때는 어머니가 직접 동동주를 담그셨는데, 맑은 술은 따로 병에 담아놓으시고, 밑에 가라앉은 텁텁한 술은 사카린을 넣어 끓여서 죽처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걸 마신 남동생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거리며 담벼락에 머리를 찧고 다니던 우스꽝스런 모습에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가양주로 소주를 직접 만드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보통의 정성과 노력이 아니더군요. 이렇게 훌륭하고 맛있는(?) 술을 왜 세계적인 술로 못 만드는지... 그건 아마도 꼭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야 술좀 먹었다 하는 사람들, 꼭 몇년산 뭐뭐 하면서 비싸게 포장한 양주를 마셔야 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게 술을 모르는 제 소견입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은 제 애송시이기도 합니다. 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일고여덟가지 정도 되던데 저는 그 중에서 한경수 작곡, 홍순관 노래도 좋아하고, 유종화 작곡, 김원중 노래도 좋고, 바리톤 오현명 선생이 부르는 귀천도.. 정말 좋습니다.
결론은 다 좋다는 얘기구요,
나주라는 세상이야기(http://blog.daum.net/ysnaju/8671577)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소주예찬을 나주뉴스 기고글로 실었으면 하는데 허락 해주실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