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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지역문화예술의 견인차 김진호 예총회장에게 듣는다

by 호호^.^아줌마 2011. 1. 31.

나주뉴스 창간4주년 집중인터뷰④…지역문화예술의 견인차 김진호 예총회장에게 듣는다 


“굴뚝 없는 공장, 이젠 문화예술산업으로 승부한다”

 

나주의 역사문화와 예술상품 접목시켜 지역 부가가치 누릴 때


나주뉴스는 2011년 새해와 창간4주년을 맞아 지역을 대표하는 일꾼들에게 그 동안 어떤 일을 해왔고, 새해에는 또 어떤 일들을 해낼 것인지 들어보는 집중인터뷰를 기획했다.

그 네 번째 기획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을 당당히 산업으로 이끌어 올려 ‘공장 없는 굴뚝’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문화CEO를 자처하고 나선 나주예총 김진호 회장을 만나 나주문화예술의 현주소와 새해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집중인터뷰 싣는 순서 :


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최인기 국회의원에게 듣는다

② 민선5기 임성훈 나주시장에게 듣는다

③ 나주시의회 김덕중 의장에게 듣는다

④ 지역문화예술의 견인차 김진호 나주예총회장에게 듣는다 



 

나주예총 제7대 회장으로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는 무엇인지.


김진호 회장 : 지난 4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눈에 드러나는 성과는 아니지만 나주의 예술문화가 각 소속협회별로 전문화 돼가고 있다는 점을 크나큰 성과로 손꼽고 싶습니다. 올해는 더욱 전문화되고 세분화되고 세련된 활동으로 각 장르별로 특색있고 손꼽히는 문화상품들을 하나씩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개별적인 문화사업 보다는 복합적으로 각 분야를 연계하는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과거에는 농업과 공장이 지역을 지탱해왔지만 이제는 문화와 문화예술인들이 지역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각오로 굴뚝 없는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문화예술상품 산업화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물질적인 인프라 뿐만 아니라 인적 인프라가 중요할 것 같은데...


김진호 회장 : 나주에는 문화로 밥 먹고 살아가기 위한 기반은 부족하지만 실력 있는 예술인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역량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면 충분하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끔 자치단체나 정부가 문화예술사업에 예산을 지원하면서 “천만 원 지원하면 얼마를 남길 수 있느냐?”고 묻는 경우를 봅니다. 문화적인 부가가치를 돈으로, 물질적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사실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미개한 계산법입니다. 음악 공연장에서 하나의 선율에 아름다웠던 옛 시절을 추억하게 되고, 연극공연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인생을 반추하며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것, 남도인의 한이 서린 육자배기 가락에서 남도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이해하게 되는 것, 문화의 효용과 가치는 그런 맥락에서 계산되고 의미부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와 예술의 본질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나주가 살기 좋은 것이라는 정주의식을 심어주고 지역공동체가 성숙해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회장직을 맡아오면서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있다면.


김진호 회장 : 솔직히 막중한 책임감으로 인해 하루도 마음 편하게 제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지역 예술가들이 해야 할 역할, 문화 저변 확대, 문화 향수 등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여전히 막중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주지역 문화예술단체가 극복해야 할 현안에 있다면.


김진호 회장 : 행정기관에 의존하는 답습이 곧 경제적으로 탈피를 못 하는 것입니다. 기업 홍보와 연극 소외계층을 아우르는, 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소외계층에 기업이 홍보와 함께 관람권을 발행하여 무상으로 나눠주고, 소외계층 또한 연극을 보며 즐거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 홍보와 소외계층의 문화체험을 동시에 이룰 효율적인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중앙기구로 존속되는 예총이 아닌 참신하게 나주 토양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예총이 아닐까요.

혁신도시 나주에 도래할 다양한 변화 속에서 문화예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위해 기본적으로 예술인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예총 소속 회원들에게만 국한되어 적용됨으로써 비회원을 소외시켜 다양한 예술 문화의 흐름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모든 예술인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작 활동에 임할 때 비로소 진정한 문예진흥이 이루어집니다. 지난 30년 동안 불모지 나주에서 연극에 인생을 걸었던 경험을 살려, 온 시민이 균등하게 예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데 주력해나갈 것입니다.

 

◇ 외길 연극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사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김진호 회장은 나주의 미래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 문화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연극과 드라마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기는 어떻게 해서 시작하셨는지.


김진호 회장 : 누구나 어렸을 적엔 대통령이 꿈이며, 잘 보이고 싶고 잘 나가고 싶을 겁니다. 저 또한 영웅적인 맘으로 꿈을 크게 가졌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방송국에 특채로 들어가 연극과 연기를 같이 시작했었죠. 극단 창단 후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세월이 30년째입니다.

‘연극에서 드라마로 가는 것은 남의 집에 가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방송을 한 지가 8년째 되는데 방송국에 후배가 있어 감독의 전화번호를 따서 당시 ‘왕의 여자’의 감독을 맡았던 김재형 감독에게 세 번의 끈질긴 집념을 보여줬습니다. “배우는 감독님이 선택하지만, 배우 입장에서 감독을 선택하고 싶어서 감독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저를 써보십시오”라면서요. 이렇게 당돌하면서 자신감 있는 저에게 김 감독님이 “이런 사람 처음 본다”며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저는 사람도 상품이라 생각합니다. 상품이 잘 팔릴 수 있도록 훈련하고 늘 자신을 깨끗이 해야 합니다.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김진호 회장 : 예전에 ‘주몽’을 촬영하던 때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제가 타던 말이 다른 촬영장으로 가고, 대신 소서노가 타던 말을 제가 타게 되었습니다. 금방 무게가 느껴졌던지 말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게 느껴지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경마장의 말처럼 내달리는 거예요. 고삐를 당기면 뒤로 넘어져 더 위험해질까봐 꽉 붙잡고 납작 엎드려 있을 수밖에요. 그러나 말이 획 도는 원심력에 튕겨 나갔고, 순간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에 머릴 다쳐 17바늘을 꿰매고 갈비뼈 6개가 나가는 중상을 입었어요. 갈비뼈가 폐를 찔러서 화살통은 물론 피통(피를 받아내도록 옆구리에 차는 장치)과 복대까지 차고 다시 촬영에 임했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연기는 신앙이자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항상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영원히 남을 수도,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기에 항상 긴장하며 자기성찰과 공부를 해야 합니다.



올해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김진호 회장 : 남산에 있는 시민회관을 2층은 소공연장으로, 1층은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서 제대로 된 문화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지역의 청소년과 소외계층 시민들, 나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예술문화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올 봄에 전라남도체육대회가 나주에서 열리는데 체육행사와 더불어 나주가 들썩이도록 하기 위한 모종의 비밀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감히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끝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김진호 회장 : 예총 회장이라는 자리가 기관단체장으로서 행세하기 좋은 자리인데, 한 부문이 아닌 예술의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나주예총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여러 선생님들과 선배님, 나주 예술을 위해 진취적인 여러분들과 이마를 맞대겠습니다. 이 척박한 땅에 예술혼의 아름다움을 전파해주실 많은 분들의 손길과 눈길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애정 가득한 채찍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