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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야기

잔인한 꽃...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by 호호^.^아줌마 2011. 2. 8.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멍들고 터지고 부어오른 그녀과 그녀의 아이를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밖에는...

가정폭력 쉼터를 연결해주끄나 했더니 소리없이 눈물만 떨굽니다.

나주경찰서에 가정폭력사건을 전담하는 여경을 소개시켜주끄나 물어도 소리없이 고개만 흔듭니다.

떠나버려야 한다고 마음먹었는데도 돌아보면 그 남자가 불쌍하더랍니다.

그 통에도 그런 말을 합니다. 말문이 턱 막힙니다.

폭행사고에 의한 치료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된다는 말에 이틀을 못 견디고 퇴원을 서두릅니다.

 

그런 그녀에게 한 문병객이 시 한 수를 소개합니다.

  

폴레트 켈리, 남편에게 13년 동안이나 맞고 살다가 탈출해서 지금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난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미국여성이 지은 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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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폴레트 켈리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두들겨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제가 좀 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