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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이야기

메디치효과(The Medici Effect)

by 호호^.^아줌마 2012. 4. 2.

메디치효과(The Medici Effect)

/ 저자 : 프란스 요한슨 / 역자 : 김종식 / 출판사 : 세종서적

 

 

생물학과 건축학이 만나면 아프리카 한가운데에 에어컨 없는 빌딩도 지을 수 있다.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란 이처럼 전혀 다른 역량의 융합으로 생겨나는 창조와 혁신의 빅뱅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르네상스시기에 이탈리아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 가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당대의 예술가, 과학자, 상인 등 이질적 역량을 한데 모아 르네상스라는 역사적인 창조의 빅뱅을 주도했다. 21세기 기업세계에서 혁신 역량은 곧 경쟁력이다.

 

『메디치 효과』의 저자 프란스 요한슨은 이질적 역량을 능숙하고 유연하게 융합했던 메디치 가문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치열한 혁신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비책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기업과 개인이 단순한 잡탕이나 퓨전에 머물지 않고, 진정으로 메디치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 따라야 할 7가지 실행원칙도 제시한다.

 

저자 ∥ 프란스 요한슨

브라운 대학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보스턴에 본사를 둔 인터넷 기업 인카닷네트(Inka.net)의 설립자 겸 CEO를 역임했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성장한 그는 현재 뉴욕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책에 관한 더 많은 자료는 http://www.themedicieffect.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옮긴이 ∥ 김종식

고려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서 20여 년 동안 근무했다.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옮긴 책으로 『쇼핑의 유혹』 『입소문 전파자』『왜 그들은 할리와 애플에 열광하는가?』등이 있다.

 

추천인 ∥ 신완선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시시피 주립대학교에서 부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로서 품질혁신센터의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KT, 삼성, 현대, LG, 포스코, 중앙일보, 동아일보, YWCA 등 백여 개의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품질혁신과 경영리더십에 대한 자문과 교육을 실시해왔으며 저서로는 『말콤볼드리지 성공법칙』『컬러 리더십』『 준비된 리더가 미래를 경영한다』『셀프 리더십: 파이팅, 파브』『CEO 27인의 리더십을 배우자』등이 있다.

 

<책순서>

 

목차추천의 말, 감사의 말, 들어가는 말

 

1부 교차점이란 무엇인가

1장 교차점, 혁신을 위한 최적의 기회 사례: 원숭이의 마음을 읽는 사람들

2장 교차점의 출현 사례: 샤키라의 음악과 슈렉의 감정

2부 메디치 효과를 일으키다

3장 다른 분야들 간에 장벽을 허물어라 사례: 성게로 만든 막대사탕과 다윈의 핀치 새

4장 연상 장벽을 무너뜨려라 사례: HSBC의 광고 포스터와 음식이 나오지 않는 식당

5장 발상을 우발적으로 결합시켜라 사례: 게임의 재발견 매직 카드

6장 결합된 발상을 어떻게 찾아내는가? 사례: 소행성 충돌론과 '이니그마'의 암호 해독 팀

7장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 사례: 최초의 잠수함과 퓨전 뮤직 <튜블라 벨즈>

8장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 사례: 맥가이버의 위기탈출법

3부 교차적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다

9장 실패를 딛고 실행에 옮기다 사례: 청소년 폭력예방과 공중보건 의료

10장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방법 사례: 팜 파일럿과 버텍스의 시행착오

11장 가치 네트워크의 사슬을 끊어라 사례: 개미가 먹이를 찾는 방법과 알프스 지역의 버스 노선

12장 기존의 네트워크에서 탈피하는 방법 사례: 리눅스의 운영체제와 디팩 초프라의 명상센터

13장 위기를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극복하라 사례: 버진 애틀란틱 항공사와 버진 뮤직

14장 균형 잡힌 시각으로 위기를 뛰어넘어라 사례: 코끼리가 폭격에 맞아 죽은 확률

15장 우리의 미래는 교차점에 있다 사례: 광섬유의 놀라운 혁신

 

 

교차점과 메디치 효과

 

최연구 한국과학문화재단 홍보실장

 

필자는 지난번 ‘창의성은 서로 다른 영역의 만남과 경계 넘나들기를 통해 발현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오늘날 기업현장에서도 창의성은 경영의 주요한 덕목으로 언급되고 있다. 기업의 ‘창조적 경영’은 창의성에 기반 한 문화경영이다. 그런데 이런 창조적 경영은 21세기에 나온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많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르네상스를 꽃피운 메디치 가문이 그 훌륭한 예이다.

 

이탈리아의 명문 메디치 가문은 15세기 피렌체에서 창조와 혁신의 온상지였고 르네상스의 문을 열어젖힌 주체였다.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은 프랑스 왕실로 시집을 가 앙리 2세의 부인 카드린 드 메디시스가 되었고, 마리는 앙리 4세의 부인이 되었다. 이들 메디치가의 여인들은 이탈리아의 요리사들을 데려가 프랑스 왕정에서 궁정요리문화를 꽃피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르네상스의 원동력, 메디치 효과

 

메디치 가문의 최전성기는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시기였는데, 이 당시 어린 미켈란젤로를 받아들여 숙식을 같이하며 그의 천재성을 꽃피웠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의 후원아래 서로 다른 분야의 재능과 지식을 갖춘 과학자, 예술가, 시인, 철학자들은 활발히 교류하였고 그 과정에서 창조적인 결과물들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근대 르네상스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 분야의 만남과 협력을 통해 창조적 결과물들이 생성되는 것을 ‘메디치 효과’라고 부른다.

 

2005년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프란스 요한슨의 책 ‘메디치 효과’는 이러한 융합을 통한 창조의 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원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프레스에서 2004년 ‘The Medici Effect : breakthrough insights of ideas, concepts and cultures’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다. 저자 요한슨은 스웨덴 출신으로 브라운 대학에서 환경과학,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인터넷 기업 인카닷네트를 설립한 벤처기업인이다.

 

요한슨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이질적인 역량을 능숙하고 유연하게 융합했던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창조적 경영을 배워야한다’고 주장한다. 융합과 교류를 통한 메디치효과의 사례는 오늘날 경영현장에서도 적지 않다.

 

통신개발 엔지니어 에릭 보나보와 생태학자 기 테로라는 우연히 개미가 먹이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미가 먹이를 쉽게 찾는 이유는 탐색개미로 하여금 페르몬을 뿌리게 하여 그 냄새로 개미들이 길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기 테로라의 설명에서 에릭 보나보가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통신상의 라우팅(routing : 경로정하기)이다.

이렇게 창조적 아이디어나 발명은 전혀 다른 분야로부터 우연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질성이 심한 학문간 교류 필요

 

사회과학의 많은 이론이나 학설도 원류를 따져보면 생물학으로부터 나왔다. 다윈의 진화론을 사회에 적용한 것이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다. 사회과학의 ‘유기체론’은 ‘생물유기체’라는 개념에서 유래했으며 조직이나 기능 등의 용어도 모두 생물학 용어이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대화나 교류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단이 될 수 있다. 인접학문 간의 교류보다는 이질성이 심한 학문 간의 교류에서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가령 사회학과 인접학문 인류학과의 대화보다는 사회학과 의학, 공학 또는 자연과학과 같은 전혀 다른 분야와의 협력에서 더 창의적 연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인류의 역사를 정주사와 이동사의 대립으로 파악하면서 미래는 유목적 질서가 지배할 것이라 예측했다. 아탈리에 의하면 인류는 원래 노마드(유목민)였고 역사상 잠깐 동안 정주성에 머물렀다 다시 노마드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 미래 질서의 속성으로 들고 있는 노마디즘(Nomadisme)은 특히 이동성, 속도, 변화에 초점을 둔다. 이동을 통해 기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문화와의 교류와 융합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창조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메디치 효과는 교차적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요한슨이 이야기하는 메디치 효과는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른바 교차적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교차적 아이디어란 이질적 지식이나 기술이 하나로 모아지는 교차점(intersection)에서 창출되며, 이 지점에서 창조와 혁신의 폭발, 즉 메디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교차적 아이디어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다.

 

첫째 교차적 아이디어는 다양한 발상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둘째 교차적 아이디어는 우발적으로 일어난다. 셋째 교차점에서는 다양한 발상이 결합해 독특한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르네상스시대에 나타난 메디치 효과 역시 이런 교차적 아이디어를 통해 이루어진 성과였다. 이제는 여러 가지 영역에서 메디치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사회문화적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이를 위해 1)서로 다른 분야 간 장벽을 허물 것 2)업무를 다각화 할 것 3)불편한 환경을 일부러 조성할 것 4)많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창출할 것 5) 끝까지 동기부여를 유지할 것 6)기존 네트워크를 확실히 끊을 것 7)위기를 받아들이고 두려움을 극복할 것 등을 조언한다.

 

문명간 만남 잘 이용하면 새 형태 문명 탄생의 원동력

 

좀 다른 이야기지만 국제정치학자 사무엘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은 이질적인 문명이 조우하는 이른바 문명의 단층선(Fault line)에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문명간의 충돌은 전쟁과 갈등이라는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문명간의 조우를 잘 이용하면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문화간의 조우나 문화적 다양성은 갈등의 위험도 있지만 조화나 창조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문화의 시대에 새로운 문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지레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를 두려워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기회를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문화적 다양성과 기회에 노출되어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컨버전스, 하이브리드, 퓨전 등의 문화적 흐름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화환경은 메디치효과에 적합한 환경이다.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창조는 두려움을 극복해 다른 세상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상의 대발견 시대에 지평선 끝의 낭떠러지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했던 것이 다른 세상과의 만남을 가져오고 결국 세계화의 발단이 되었듯이 모험정신으로 다른 세상을 개척하려는 노력은 창조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분야간의 의도적인 만남과 활발한 교류는 우리사회에서 메디치효과를 불러와 더욱 문화적이고 창의적인 미래를 가져올 것이다.

 

◎ 최연구 박사

 

프랑스 마르느 라 발레 대학교에서 ‘남북통일과 독일통일의 지정학’이라는 논문으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겨레 21 파리통신원,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한국어판 편집위원을 역임했고 한국과학문화재단 전문위원, 사이언스타임즈 편집장 겸 주간을 거쳐 현재 한국과학문화재단 홍보실장,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프랑스 문화읽기(중심, 2003)' '르몽드(살림, 2003)'등이 있다.

 

[출처] 칼럼.KR - http://column.kr/sys/bbs/board.php?bo_table=menu8&wr_i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