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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봄날아침...김황흠

by 호호^.^아줌마 2013. 3. 11.

 

 

 

봄날 아침

 

                              김황흠

 

아침에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

뒷산 비탈의 앙상한 아카시아 나뭇가지에

앉아 서로 바라보며

뭐라 뭐라 소리를 친다.

한쪽은 까치 몇 마리 한쪽은 산 까치 몇 마리

색상이 구분되는 것들이 끼리끼리 모여 앉았다.

까치들은 차분하게 소리를 내는데

산 까치들은 소리가 요란하다.

억양이 서로 다른 소리인데 알아듣기는 할까,

사진을 꺼내어 몇 장 찍는다.

잡아당기는 기능으로 바라보니 손이 몹시 흔들린다.

마당 가운데 서 있는 승용차 범퍼에 어깨를 걸치고

초점을 가늠하여 찍는다.

회색빛 깃털이 반질거린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걸 보니 겨우내 잘 보냈나 보다.

암수인 듯 서로 바라보다가 부리로

털을 고른다.

한참 옷매무새를 간추리는 것 같더니

아래에서 찍는 나를 보았다.

째려보는 눈빛이 사진에 오롯이 찍혔다.

들킨 것이 기분 나쁘지 않은 따뜻한 아침,

듬성듬성 돋는 풀빛 농도가 짙다.

 

김황흠 시인

 

• 전남 장흥 출신

• 2008년 <작가>지 신인상 수상

• 2010년 제6회 농촌문학상 시부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