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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

봄날은 간다...김황흠

by 호호^.^아줌마 2013. 5. 15.

 

◇ 이숙자 作  '이브의 보리밭, 1990'

 

보리밭’과 ‘이브’의 작가로 잘 알려진 이숙자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이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강사를 거쳐 서울교육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조형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2007년 고려대학교에서 정년퇴임했다.

꾸준한 작품 활동의 성과로 그는 20여 차례의 개인전과 400여 회가 넘는 단체전 및 초대전을 가졌다.

아울러 1972년 국전 특선 수상을 시작으로 1980년 국전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중앙미술대상을 받았다. 1993년 제 5회 석주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국전 추천작가 및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근대동양화 연구> <이숙자 아트에세이-이브의 보리밭> 등이 있다.

 

 

 

봄날은 간다

 

                                 김황흠

 

황사 바람이 맵다, 지나온 역

비탈진 언덕에 여린 풀잎이 바르르 떤다.

진저리난 바람 매질로

등골에 갈겨지는 퍼런 멍

차창으로 달려드는 누리끼리한 먼지에 휩쓸려

오늘은 누군가

부지런히 갈 길을 재촉하는 역에서

힐끔 돌아보면 발걸음이 뚜벅뚜벅

가슴에 레일을 깔아 놓고

내일은 내가 깔고 가야 할 길,

오래된 증기 기관차의 연통에 뚜,

연통에서 뿜어 나오는 고온의 뜨거운 한숨으로

자근자근 울려 퍼지는 잿빛 그을림에

배꽃이 콜록콜록 기침하는

남평역 근방,

새마을호 객차 안 늘어 터진 안내 방송에 깨인 잠,

한참을 지나왔다

 

시인 김황흠

 

• 전남 장흥 출신

• 2008년 <작가>지 신인상 수상

• 2010년 제6회 농촌문학상 시부문 수상